거야(巨野)의 ‘고무줄 의석수’[김지현의 정치언락]




김지현 기자
동아일보  2023-05-08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해 왔습니다.
민주당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만 163석에, 꼼수로 만든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의석까지 합쳐
총 180석을 얻었죠.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미향 의원은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 논란으로 2021년 6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사진은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사적 유용 혐의와 관련해 지난 2월 1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을 받는 모습.  윤 의원은 이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동아일보 DB크게보기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미향 의원은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 논란으로 2021년 6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사진은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사적 유용 혐의와 관련해 지난 2월 1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을 받는 모습. 윤 의원은 이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동아일보 DB



다만 한 달만인 5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 숫자는 177석으로 줄어듭니다.

더불어시민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용혜인(기본소득당), 조정훈(시대전환) 의원이 각자 원래 소속 당으로 복귀했고,
역시 시민당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양정숙 의원이 부동산 차명 소유 의혹으로 개원도 전에 제명됐거든요.

그해 9월엔 역시 시민당 출신인 김홍걸 의원도 부동산 재산 신고 누락으로 제명됐습니다.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비례연합정당이라지만 대체 검증을 어떻게 한 거냐는 ‘부실 공천’ 비판이 쏟아졌죠.

연일 줄어드는 의석수에 “무슨 인디언 인형들도 아니고 하루 지나면 사라지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자고 나면 사라지는 인디언 인형들에 빗댄 거죠.

그 뒤로도 1년여간 민주당의 의석수는 꾸준히 줄어듭니다.







2021년 6월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여파 속 무려 12명이 당으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습니다.

이때도 시민당 출신 비례대표들이 빠질 수 없죠.
당시 양이원영 의원과 윤미향 의원이 ‘출당’ 됐습니다.

참고로 탈당은 말 그대로 당을 스스로 나가는 것이고, 출당은 자의가 아닌 당의 결정에 따라 ‘제명’ 당하는 일종의 징계 처분입니다.
다만 비례대표는 탈당 시 자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출당 조치가 오히려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셈이죠.
출당됐더라도 제명 사유가 소명되면 복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양이 의원도 무혐의 처분을 받고 그해 10월 복당했습니다.

민주당이 계속 이런 식의 ‘얼렁뚱땅 출당’으로 논란들을 대충 무마하려 한다면 내년 총선 후엔 진짜 소설 속 인디언 인형들처럼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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