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WE는 맥맨 일가가 세우고 운영해온 가족기업임. 악역으로 유명한 빈스 맥맨의 풀네임은 빈센트 케네디 맥맨 주니어이고 그는 빈스 맥맨 시니어의 뒤를 이은 2대 경영인. (빈스는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고 또 주니어라는 호칭을 존나게 싫어함)

2. 빈스가 WCW를 인수하고 약 20년간 WWE의 지상천하 체제가 계속 되었으나 점차로 WWE는 경영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함.

3. WWE는 주식회사이기는 하지만 맥맨 패밀리가 대주주고 빈스가 최종결정권자였음. 크리스 벤와의 가족 살해 & 자살 사건으로 빈스는 어쩔 수 없이 WWE를 전연령으로 바꾸고 스토리라인이나 기믹을 철저하게 기업에서 관리함. 어른들의 오락인 프로레슬링에 전연령 잣대를 들이대다보니 재미가 떨어지고, 또 인기 선수들의 노쇠화, 새로운 스타가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환경 때문에 WWE는 시청률 저하를 겪게 됨

4. NFL팀 잭슨빌 재규어즈의 오너인 파키스탄계 기업인 칸 패밀리가 AEW를 세우면서 WWE와 경쟁이 붙음. 게다가 SNS 시대이다 보니 미국인들이 해외 프로레슬링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WWE의 인기는 더욱 떨어짐. 

5. WWE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은 방송 중계료임. WWE의 거래 대상은 Fox TV인데 Fox에서 시청률 하락을 겪는 WWE와 재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루머가 나옴.

6. 설상가상으로 빈스의 성추문 스캔들이 터짐. 결국 빈스는 WWE에서 물러나고 (사실상 이사회에서 해임) 스테파니 맥맨과 트리플에이치가 WWE를 운영하게 됨.

7. 무조건 덩치 큰 근육맨을 선호하는 빈스와 달리 트리플에이치는 프로레슬링의 기술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인물임. 그는 쇄국 정책을 펴던 장인어른과 달리 일본과 멕시코의 프로레슬링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했고 WWE의 시청률이 상당 부분 회복됨.

8. 하지만 약 1년반 정도 지나서 빈스가 복귀를 선언했고 WWE 주주회의에서 빈스를 회장으로 다시 선출함.

9. 빈스의 딸인 스테파니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남. 거기에 빈스 해임에 동의했던 이사회의 이사들이 갑자기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짐. 빈스 개인의 능력이라기보다는 더 거대한 권력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음.

10. WWE에서 물러난 빈스는 은둔한 게 아니라 후원자를 찾아 다녔는데 그 상대가 바로 사우디의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PIF)임. PIF의 회장은 다름아닌 빈살만 그 양반임.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그 사우디 국영 펀드임. 빈스는 사우디를 잠재적인 시장으로 보고 사우디 정부와 오랫동안 인맥을 만들어왔음.

11. 빈살만은 스포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사우디의 이미지 개선과 자신의 권위 확립에 열을 올리고 있음. 그 중에서도 위에서 철저하게 관리 가능한 프로레슬링은 빈살만에게 매우 매력적인 분야임. 시리아계 캐나다인으로 사우디에 비판적인 새미 제인 같은 선수는 해고해버리면 그만이니까.

12. 스테파니가 물러났지만 트리플에이치는 계속 WWE에서 중역을 맡고 있음. 사우디측에서 여자가 사장 역할을 맡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함.

13. 빈스가 2022년동안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시청률 회복이 되는 동안은 트리플에이치가 하자는대로 내버려둔 것이라고 함. Fox TV와의 재계약을 따내기 위해서임.

14. 빈스가 WWE를 주식회사에서 다시 개인 기업으로 바꿀 거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빈스측에서 이를 부인함.

15. 빈스는 트리플에이치의 방식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고 사우디측에서도 WWE를 인수할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솔직히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임. 

16. 빈살만의 최대 관심사는 스티브 오스틴이나 더락 같은 사우디 출신의 수퍼스타를 만드는 것이라고 함. 몇년 전부터 사우디 왕실에서 가려뽑은 집안 좋고 몸좋은 청년들을 WWE 트레이닝 시설에 보내어 프로레슬러 훈련을 받게 하고 있음. 사우디 청년들을 지도한 적이 있는 TAJIRI는 "헝그리 정신이 없어서 성장이 더디다. 사우디 돌아가면 다들 기업체의 CEO들인데 미쳤다고 푸쉬업 500개 하고 있겠냐"고 말한 바 있음.

17. 사우디의 스포츠 투자는 사우디 인권 문제를 감추려는 빈살만의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법적으로 빈살만의 투자를 막을 방법은 없음. 게다가 뉴캐슬 사람들이 "그렇게 중동 인권이 중요하다면 카타르가 맨시티에 투자할 땐 왜 안 막았냐?"고 따지는 것처럼 인권 문제를 제기해서 사우디의 투자를 막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