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사실 팀 운이 엄청나게 좋은 선수임. 고교 때에는 하나마키 고교, NPB는 니혼햄. 둘다 팀플레이보다 선수의 개성을 존중하고 선수 개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뽑아내는 것에 중점을 둔 팀들임.
만일 오타니가 엄격한 팀 규율로 유명한 야구명문 오사카 토인이나 요코하마 고교, 혹은 한신 타이거즈나 요미우리 자이언츠 갔으면 재능 펴보지도 못하고 운지했을 것임.

오타니는 아마추어 시절 타자로 시작했던 선수임. 그래서 그냥 피지컬 믿고 공을 뿌려대는 것 밖에 못했고, 피칭에 대한 것은 프로에 들어가서부터 배우기 시작했음.

니혼햄은 예산이 다른 팀들에 비해 적은 스몰마켓 팀인데 그럼에도 소프트뱅크나 라쿠텐 상대로 접전을 벌일 정도로 선수 몸값에 비해 뽑아내는 전력이 충실한 팀임. 니혼햄이 전력이 좋은 이유가 육성을 잘하기 때문인데 특히 투수 육성을 아주 잘하는 팀임. 그 투수왕국 니혼햄을 건설한 인물이 바로 요시이 마사토 코치임. 물론 오타니의 투수코치이기도 했음




1984년부터 2007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요시이는 선수 시절 여러 팀들을 옮겨다니며 다양한 스타일의 지도법을 체험했음.
특이한 점은 일본야구가 자랑하는 두명의 명장 밑에서 뛰었다는 사실임. 긴테츠 버팔로즈에서는 오우기 아키라 감독(이치로의 스승) 밑에서 뛰었고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는 노무라 가츠야 감독(후루타 아츠야, 다나카 마사히로의 스승) 밑에서 뛰었음. 지도 스타일이 전혀 다른 명감독들 밑에서 뛴 것이 그에게 큰 재산이 되었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처음 간 팀이 뉴욕 메츠였음. 당시 메츠 감독은 일본에서도 활약한 바비 발렌타인. 그리고 요시이는 발렌타인 밑에서 새로운 지도법을 경험함. 병신같은 감독 만나 운지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인 가운데 요시이는 정말 스승복을 타고난 인물임.

은퇴 후에 니혼햄에서 투수코치로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각 선수에게 맞는 지도법을 찾아내어 (요시이 말로는 노무라 감독의 영향을 제일 크게 받았다고 함) 핀포인트로 지도하는 방법으로 수완을 인정받았음.

오타니하고는 2013년에 처음 만나 지도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피칭 폼도 제대로 정하지 못해서 우왕좌왕했다고 함. 하지만 요시이는 먼저 오타니에게 누군가의 흉내를 내려 들지 말고 일단 몸부터 키우라고 피지컬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게 함. 오타니가 탈동양급의 체격을 갖고 있는데 성장 중이다 보니 체격이 바뀔 때마다 피칭폼을 바꾸어야 하는 고생을 덜기 위해 우선 최대한 몸을 키우라고 한 것임. 요시이는 메이저리그를 경험했기 때문에 신인을 코치가 이리저리 뜯어고칠려고 하면 안된다는 자신의 이론을 갖고 있음.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알아야 좋은 투수로 인정받는 일본에서 요시이는 메이저리그식으로 (1) 제구가 잡히는 패스트볼 (2) 패스트볼과 섞어쓸 수 있는 변화구 (3) 떨어지는 공 세가지를 강조했음. 그리고 오타니는 요시이가 가르친대로 패스트볼과 비슷하게 날아가면서 떨어지는 포크볼을(스플리터) 죽으라고 갈고 닦음. 이게 지금도 오타니의 밥줄이 됨. 참고로 요시이가 오타니에게 전수해준 포크볼은 노모 히데오의 그립이라고 함 (요시이는 긴테츠 시절 노모와 팀메이트였음)


그러나 현역시절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피칭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요시이 코치는 코치직을 잠시 내려놓고 대학원에 가서 스포츠 과학을 공부함. 그리고 스포츠 과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2015년 겨울에 다시 니혼햄에 복귀함. 

메이저리그를 염두에 두고 있던 오타니는 선배 다르빗슈처럼 다양한 변화구를 익히고 싶어했지만 요시이가 철저하게 패스트볼-포크볼 조합을 갈고 닦게 함. 오타니가 타격 연습도 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구종을 익힐 시간이 없었기 때문인데 워낙 열심히 연습해서 패스트볼과 포크볼은 필살 무기로 거듭나게 됨. 그리고 맨투맨으로 타자와의 심리전이나 땅볼을 양산하는 피칭 등 여러 기술들을 전수했음.


명코치 요시이는 최근에 책도 펴냄.
타이틀은 "최고의 코치는 가르치지 않는다"





2018년까지 니혼햄에서 코치로 있었던 그는 감독과의 의견 차이로 결국 팀을 떠났고 치바롯데 마린즈가 그를 투수코치로 영입함.
그리고 지금 요시이 코치는 사사키 로키를 붙들고 맨투맨으로 훈련시키고 있음.






한국에 오타니나 사사키 같은 투수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지도자들의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함.
한국 코치들에게 대학원까지 가서 연구하라고 요구하지 않겠지만 야구 수준을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도 주먹구구식임. 일본에서 보다 깊이 있는 지도법을 배워와서 선수에 맞게 적용할 줄 아는 코치가 있어야 함.

그리고 한번 효과가 증명된 지도법은 그 팀에서 전수되며 신인 선수들을 키우는데 사용됨.

예를 들어 우수한 타자들을 키워내는 걸로 유명한 야쿠르트는 스기무라 시게루 코치가 만든 지도법이 지금도 계속 실시되고 있으며 이것은 야쿠르트의 기업 비밀처럼 관리됨. 






공수주를 모두 갖춘 플레이어를 키우는데 정평이 있는 히로시마 출신의 명코치 이시이 타쿠로의 지도법은 그가 다른 팀에서 일하면서 더 이상 히로시마만의 비밀은 아니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가 지도하는 선수들은 갑자기 환골탈태하는 걸로 유명함.






범 내려온다더니 6개 팀 중에서 동메달도 못 따는 한국야구는 '일본과 엇비슷하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좀더 배워야 함.
오타니는 피지컬만 우수한 게 아니라 선수의 가능성을 살리는 팀들과 우수한 지도자를 만나서 가능했음.
게다가 일본이 배출하는 투수들은 오타니나 센가 코다이에서 끝이 아니라 쿠리바야시 료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쿠카와 야스노부 같이 매년 나오고 있음.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발견하면 구단 차원에서 정말 제대로 키우려고 함. 이제는 일본도 리빌딩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어서 우승 못해도 좋은 선수를 키워내는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음
특히 NPB는 팀 승리를 위해 투수를 혹사 시키는 관행이 사라졌고 선수 컨디션을 우선시함. 이런 것도 배워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