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쾌한 수다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법치주의란 용어는 정말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정작 그 의미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현대 사회질서에 근간이 되는 법치주의(法治主義)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I. 법치(法治) vs 인치(人治)
‘법치주의’라는 용어에 앞서 ‘법치(法治)’가 무슨 뜻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법치(法治)란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법(法)으로서 다스린다(治).”라는 뜻으로서
더 간단히 풀어보면‘법의 지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치라는 개념은 인치(人治)라는 개념과 대비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인치란 ‘사람의 지배’를 뜻합니다. 즉, 정해진 법으로서 통치하는 것이 아닌, 특정 사람(人)에 의한 자의적인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명이 생겨난 이래 인류의 역사는 대부분 인치(人治)의 역사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역사책을 보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정말 많은 지배자인 왕들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왕들은 대개 제한받지 않고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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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치(法治)란 개념은 인치와 비교했을 때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근대 이전에 진정한 ‘법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7세기 말 영국의 권리장전,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미국의 독립과 헌법제정 등의 역사적 변천을 거치면서, 그리고 다양한 사상가들에 의해, 법치라는 개념이 서서히 태동했습니다. 법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법을 통해 통치행위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법이라는 규칙이 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자유와 사회적 안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왕과 같은 막강한 권력자가 법의 제한 없이 맘대로 통치한다면 사람들은 자유도 사회적 안정도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왕이 성군(聖君)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 역사를 봐도 성군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대사회에서 법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II. 법치주의 1.0 - 형식적 법치주의와 그 한계
법치주의는 법을 통해 자의적 통치를 제한하는 법치(法治)를 중심으로 하는 이념입니다. 법치주의에 의하면, 누구나 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않으며, 누구나 법 앞에서는 평등합니다. 초기 법치주의는 법의 내용이나 가치에 대한 판단 없이 오로지 형식만을 중시하던 형식적 법치주의였습니다. 즉, 법적 절차를 통해 제정되기만 하면 그 법의 내용이 좋건 나쁘든 간에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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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무미건조했던 ‘형식적 법치주의’는 결국 부작용을 드러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나치당의 만행입니다. 나치당의 당수였던 히틀러는 수권법을 통해 광범위한 입법권한을 가졌으며, 이러한 강력한 입법 권한을 통해 유태인 학살과 같은 역사적 만행을 저지릅니다. 약 600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의 끔찍한 만행은 '형식적으로 적법하게 제정된 법'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III. 법치주의 2.0 - 실질적 법치주의를 통한 보완
제 2차 세계대전과 유태인 학살이라는 아픈 경험을 거치며 사람들은 형식적 법치주의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합니다. 즉, 형식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내용에 대해서도 판단하는 실질적 법치주의로 법치주의를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칫 내용에 대한 판단이 지나치면, 이 또한 법관에 의한 통치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실질적 법치주의는 소극적으로 “명백한 부정의만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즉, 형식적으로 법치를 통한 예측가능성과 자유를 보장하되, 내용적으로 정말 아니다 싶은 것에 대해서만 개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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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독일은 헌법의 역할을 하는 ‘본 기본법’에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그 제한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했으며, 정당해산심판과 같은 헌법재판제도를 통해 나치당과 같은 명백한 부정의를 배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헌헌법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와 그 제한에 대해 엄격히 규정해왔으며, 현행 헌법상 헌법재판소에게 헌법재판권한(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을 부여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헌법에 합치하지 않은 법률의 효력을 없애는 위헌법률심판을 위해서는 재판 중인 법원의 제청이 필요하며(위헌법률심판제청권), 대법원에게는 헌법재판소를 거치지 않고도 위헌명령·규칙·처분의 효력을 없앨 수 있는 최종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위헌명령·규칙·처분심사권)
대한민국 헌법 ①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위헌법률심판제청권)
②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위헌명령·규칙·처분심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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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마무리 – 사람의 불완전함과 법의 필요성
사람들은 자의적으로 통치하는 ‘인치(人治)’의 시대를 지나, 법에 의해 통치하는 ‘법치(法治)’의 시대로 나아갔고, 형식만 판단하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시대에서 내용을 판단하여 명백한 부정의는 배제하는 실질적 법치주의의 시대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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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는 실질적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이 또한 완전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100% 완전한 건 존재할 수 없죠.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발전가능성이 있기에 법의 존재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