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박영선 후보의 파란 스니커가 실밥이 튿어져있어서 뭐 쌩쑈라는둥 알뜰하다는둥 의견이 커뮤니티마다 분분한데,
일단 일반인들도 살면서 신발이 저렇게 되는 상황이 잘 안오거든?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신으면 신발이 저렇게 되는지
설명해보고자 새벽에 잠도 안오고 해서 글을 써본다.

나만해도 신발 매니아까진 아니지만 좋아하는 편이라 뭐 비싼건 맥퀸이나 프라다같은 명품 스니커도 있고
한창때는 조던같은거도 모아보고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부터 해서 반스도 즐겨 신고
싼맛에 슈펜에서 1~2만원짜리 신발까지도 다 신어봤지만 신발이 오래신었다고 저런 상황이 온적은 없거든?

근데 몇년전에 이분이 다 헐은 민망한 구두를 신고 공식석상에 나온적이 있더라고

그래서 두 신발을 비교해보니 문제가 뭔지 알거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봄.




그 유명한 다 찢어진 구두신고 공식 석상에 나온 짤임.

이짤을 보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어쩜 저리 알뜰하냐고 키보드 붙들고 눈물을 훔쳤었지.

자 이 구두에 대해 알아보자.



페라가모 여성 구두야.

찢어진 구두 짤이 2014년에 나온거니깐 지금까지 같은 모델이 나오는걸로 봐선
스테디 셀러로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인거 같음. 



소재를 살펴보면 소가죽인데 에나멜을 위에 입혀놨음.(에나멜은 도료의 일종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광택이 풍부한 일종의 페인트임)


보통 명품 신발중에 스테디 샐러들은 기본틀은 냅두고 아주 작은 디테일만 수정해서 같은 모델을 매년 콜렉션마다 내놓음.
뭐 시장에서 산 3만원짜리 구두를 저렇게 헐어질 때 까지 신은거면 알뜰한거 맞는데 50만원짜리 구두를
저리 찢어지도록 신는거 보면 아직 뽕을 못 뽑으셨는데 아까워서 미련땜에 신었거나 저 신발이 애착신발 같은거이거나
저 신발을 신어야 일이 잘풀리는 징크스가 있거나 그런거 같음.

생활의 달인 프로 보면 명품 수선 기가막히게 잘하는 수선공들 종종 나오는데 모르셨나봄. 역시 정보화 시대엔 정보가 중요함..

근데 이 짤도 좀 의문이 생기더라고.
왜냐면 구두가 가죽 소재인데 저런식으로 찢어지는건 흔한일이 아니거든.

그래서 검색어를 살짝 세워보니 명품 수선 커뮤니티에서 같은 모델 수선문의글을 발견함.








에나멜의 단점이 기스나 데미지가 없으면 반짝거리고 정말 예쁜데, 관리가 까다로움.
그냥 가죽은 외부 충격이 있어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데 에나멜은 기스나면 끝임. 소생이 안되고 데미지가 크면 부왁. 하고 갈라짐.
가죽인데 어떻게 저렇게 찢어지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에나멜을 바르고 나면 딱딱하게 굳기 때문에
찢어진다는 느낌보다 깨진다는 느낌으로 갈라지는 경우가 왕왕 생김.

저 수선 문의도 보면 발을 넣다가 구두가 휘어지면서 뽀개진거 같음.
몇번 안신었는데 저리 되었다는 내용만 봐도 에나멜입힌 가죽이 오래신은 여부와 상관없이 한방에 훅갈 수 있음을 보여줌,





위 사진은 인터넷에 파는 새제품 이미지임.




차이점 보이지? 가죽이 늘어나서인지, 구모델과 신제품의 차이인진 모르겠으나 리본에서 구두코끝까지의 길이가 다름.
한가지 확실한건 일단 가죽이 옆으로 늘어난건 눈에 보임. 
저런 구두나 발볼이 좁은 운동화는 신는 사람의 발모양에 맞게 신발 모양도 변하고,
사람 발도 신발에 맞게 모양이 휘어지고 안 예쁘게 변함,

발볼 모양이 구두가 옆으로 많이 늘어져 있는걸 봐선 본인 발볼 크기에 싸이즈가 안맞는 구두를 신었다고 봐야함.


구두 앞코가 저런식으로 부왁 하고 갈라졌다는건, 가죽이 전체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한번에 커다란 데미지가 왔을 가능성이 큼.

발 싸이즈가 구두에 잘 안들어가다보니 앞코가 꺾어진 상태에서 발을 구겨 넣어서
반복적으로 앞코를 구부리고 펴고 하다보니 가죽이 연해져서 한번에 부왁~하고 찢어졌다고 봐야 가장 합리적이지.


자, 다시 이번에 찍힌 파란 스니커를 살펴보자.




나도 비싼 신발부터 싸구려 신발까지 온갖 신발 다 신어봤지만,
아무리 저렴한 신발이라 해도 자연적으로 신발이 저렇게 된적은 없었고 돌부리에 걸려서 저런 비슷한 상황이 온적은 있었음.

신발이 저렇게 되려면 어디 뾰족한 부분에 걸려서 저렇게 실밥이 다 튿어진거이거나,

발볼에 비해 좁은 폭의 신발을 신으면 저렇게 될 가능성이 있음.

칼발들의 신발 대명사가 뭐야? 컨버스지? 다들 컨버스 안신어보고 주문했다가 낭패본 경험들 있을거야.
나도 컨버스는 내 발싸이즈보다 10정도 크게 신거든. 그래도 신발 발볼이 좁아.

다들 컨버스신발 안쪽에 손을 넣어보면 새끼 발가락 부분이 헐어있는걸 알 수 있을거야.(칼발 제외)

자신의 발볼보다 좁은 신발을 신으면 새끼 발가락 바깥쪽이 맞닿는 부분의 신발이 헐기 시작함.
그렇게 압박을 못견디면 저렇게 실밥이 우두둑!하고 바짓가랑이 찢어지듯이 찢어질 가능성이 있음.




하아...정말 최대한 좋게 포장해 주고싶은데,
보통 사람들이면 신발 뜯어지고 실밥 다 튀어나오면 라이터로 지지던가 잘라내서 티 안나게 하지 않나?
실밥이 뜯어진건 자연적일 수 있으나, 뜯어진 모양은 좀 부자연스럽네. 이부분은 더 언급 안할란다 ㅋㅋ



결론!

얘들아 본인이 알고있는 발싸이즈보다 분명 앞으로는 공간이 남는데 신다보니 발이 불편하다면
본인 발볼이 넓은 편이거나 신발이 발볼이 좁게 나온거니까 신발은 꼭 신어보고 사고, 정싸이즈인데 타이트하다면
그냥 신발 하나 더 크게 신는 걸 추천한다. 왜냐면 발 모양이 망가지고 피로도가 빨리 옴.

명품 구두도 일반적인 스니커도 오래 신었다고해서 저런식으로 고장 잘 안남.
두 신발 다 발싸이즈에 안맞는 신발을 신다보니 신발이 못견디고 고장났을 가능성이 큼.

그리고 정치인이자 서울시장 후보면 공인이고 저렇게 카메라 대동하고 다니는 모든 자리가 공식석상인데,
그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 자리를 존중한다면 신발 정도는 깨끗한걸 신고 나오는게 예의가 아닐까?

뭐 소탈해서 그럴 수 있다 치자. 이게 뭐 민주당만의 방식인거 같은데, 검색 조금만 해봐도 저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랍더라.


그만 ARAB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