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택은
한 종의 어느 개체가 생존에 불리한 형질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 형질이 번식에 유리할 경우 종 내에서 그 형질을 가진 개체가 늘어나고
결국 진화의 방향이 그쪽으로 향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여러 동물 가운데 조류는 성선택이 가장 강하게 작용한 부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암컷의 까다로움

시무룩...
조류의 암컷은 아주 까다롭다.
포유류나 파충류 등은 대체로 상대를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이지만
조류의 경우에는 상대를 꼼꼼히 살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사육되는 새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암수를 사육자가 골라서 합사하게 되는데,
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년을 같이 키워도 번식은커녕
항상 싸움질만 일삼아서 사육자를 괴롭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2. 불안정한 교미 자세

하늘을 나는 생물인지라
대부분의 조류는 항문을 완전히 맞닿게 하는 아주 불안정한 자세로 교미한다.
성공적인 교미를 위해서는 암컷이 정확한 자세를 잡고 버티는 것이 필수적이다.
암컷이 뭔가 수틀려서 조금만 자세를 바꾸면 수컷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조류 수컷들은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게 되었고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했다.
1. 화려함

(화려함의 대명사 공작)(인도공작)


(자바공작)


lady Amherst's pheasant(은계) , golden pheasant(금계)

painted bunting(오색멧새)

blue and white flycatcher (큰유리새)

올빼미에게 잡힌 큰유리새 수컷.
이런 화려함은 눈에 아주 잘 띄기 때문에 생존에는 심각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독이나 특별한 무기 등의 방어기제가 없는 조류에게는 특히 그렇다.

큰유리새 수컷은 밝은 파란색이지만
암컷은 보호색을 띠고 있어서 천적에게 발견될 위험이 낮다.
화려함은 수컷들이 목숨을 빼앗기는 원인이 되지만, 암컷들의 취향 탓에 어쩔 수 없다...
2. 선물 공세
수컷이 암컷에게 먹이를 주며 암컷의 마음을 사려고 한다.
암컷이 먹이를 받아먹으면 둘은 한 쌍이 되며
이후에도 유대감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먹이 선물이 이루어진다.
이를 구애급이(courtship feeding)라고 부른다.

(제비갈매기)

(물총새)

(벌잡이새)

사냥의 맹수 매도 예외는 아니다
3. 노래
일부 새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암컷에게 자신을 어필한다.
노래하는 새는 수컷이 화려하지 않고 보호색을 띠는 경우도 많다.
bush warbler(휘파람새)

(카나리아)
아름답게 지저귀며 구애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행동이다.
사방이 적으로 가득한 자연에서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랫소리가 더 멀리 퍼지고 암컷이 자신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해
말뚝 위나 나뭇가지 끝과 같이 노출되는 장소에서 노래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4. 춤

뭔가 탭댄스??? 식으로 추는 (red capped manakin)

블루 마나킨 (blue manakin)
암컷이 맘에 드는 수컷을 고를 때까지 수컷들은 계속 춤을 춘다 ..
영상에서는 6분 동안 춤을 추고 겨우 한 수컷이 선택됐다

자존심도 없냐 마나킨아....
물론 열심히 춤을 춘다고 선택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결과는 오직 암컷의 기분에 따라..

열심히 춤을 추면서 구애해도

암컷은 오늘 할 기분이 아닌 것 같다
매정하게 돌아서버린다

뒷모습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는 수컷..
5. 다양한 장식

satin bowerbird(새틴바우어새)
암컷의 눈길을 끌기 위해 나뭇가지로 구조물을 만들고
주변에 파란 물건들(꽃, 병뚜껑, 타일, 단추, 빨래집게) 을 닥치는 대로 모아 뿌려놓는다.


파란 장식물에 암컷이 이끌려 오면 암컷은 가운데 구조물 (집) 에 들어가 한 번 더 심사한다
집에는 각종 열매, 풍뎅이의 무지갯빛 날개, 꽃, 아름다운 빛깔의 돌, 조개껍데기 등등 달아 장식한다
심지어 딸기즙으로 잔가지에다 색칠을 하기도 한다.

장식물이 시들거나 낡으면 새로운 것으로 계속해서 바꿔준다.
이 신혼집은 수십 일을 노력해서 완성된다
그러나 이 새틴바우어새보다 더 지극정성을 들이는 새가 있다

vogelkop bowerbird(보겔콥바우어새)
보겔콥바우어새도 방식은 똑같지만 스케일부터 다르다


기본적으로 집과 아름다운 마당을 만드는데 몇 달 이상은 소요된다
물론 인테리어도 대충대충 하지 않는다

더 정교하고 세심하게 인테리어를 꾸민다
오로지 관계를 위해서

이 집은 블랙 테마로 코디했다

이번에는 알록달록하게

때로는 새로운 테마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제 남은 일은 암컷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뿐이다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암컷 바우어새가 찾아왔다

두근.. 두근.. 제발 들어와!!


하.....

씨발련아!!!!!!!!!!!!!!!!!

수컷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끝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