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만남 어플로 유부녀와 대화
2. 그 다음날 만나기로 함
3. 만나서 첫인상까지의 기록

먼저 이런 내용으로 기분이 불쾌한 일게이들은 슬며시 뒤로 가기를 누르길 추천한다.

바야흐로, 잠깐의 공백으로 빈둥거렸을 시기였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운동도 해보고, 문화 생활도 즐겨보고, 우리 일게이 못하는 것 하나 없는데 놀아서 되겠냐 이말이다.

각설하고, 만나던 여자와도 헤어지고 허전한 마음 부여잡던 나는 소파 위로 눕고는 스마트폰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그때 만남 어플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심심하던 차에 어플을 설치해 보기로 하였다.

실제로 이걸 가지고 여자를 만날 수나 있을까 싶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순전히 무료함때문이었다.

꽤 여러 어플들이 있었고 그중 다운로드 수가 많은 어플을 설치하였고 바로 어플을 실행해 보았다.

그렇게 10분 가량 살펴보니 남자와 여성의 비율은 9:1이었다. 그냥 남자들 밖에 없었다. 여자는 극소수였고 여자가 채팅방을 파기라도 하면 인원수가 금방 들어차서 여성과 대화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 같았다. 사실 이런 비유가 과하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운이 좋게도 여성과 대화가 가능하기도 했지만, 그런 어플을 하는 나나 상대나 한심하기 그지 없었고, 유익한 대화는 바랄 수 조차 없었다.

그리고 만남 어플의 생태계가 여성에게 우월하다 보니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 마냥 거드럭거리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여성과의 채팅은 접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플에 쪽지 보내기란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곳을 통해 여성 유저의 목록이 표시되는데 채팅방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들이 수두룩하게 있더란 거다.

아마도 나와 같은 호기심에 만남 어플을 깔아본 이가 다수가 아닐까 싶었다.

채팅방에서의 찝찝한 기분과 함께 시간도 남고 무료하기도 하니 여자라도 한번 만나보자는 호승심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한 방법은, 순전히 채팅방을 제외하고 쪽지 보내기 기능을 통해 목록에 나타난 많은 여성 유저들에게 쪽지를 전부 돌려보기로 하였다.

물론, 쪽지 내용은 별거없었다. 간단한 매너와 함께 대화를 하고 싶다 등 의례적인 수준이었다.

그러길 시간이 흘러, 만남 어플에 다시 접속해보니 내가 보낸 쪽지에 반응한 여성들이 있었다. 물론 내가 보낸 쪽지수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수였다.

그중에서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을 추스리고 하다 보니 어떤 여성과 대화를 계속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유부녀였던 것.

솔직히 유부녀란 사실에 놀라지는 않았다. 그냥 이런 어플을 유부녀가 접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이런 것에 노출되기도 쉬울 거란 생각도 들었다.

상대방의 나이를 따져보니 40 초였다. 다른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한참 연상에 대한 거부감이 많지는 않았다.

여차저차 대화를 나눠보고 만나보자는 식으로 얘기가 흘러갔는데, 처음에는 상대가 망설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유는 나 같이 나이차 나는 남자와 만나본 적이 없다는 것.

그래도 나와의 대화가 나쁘지 않았던 탓인지, 외간 남자를 만나고픈 생각인지 나와 만나기로 하였다.

물론, 그 다음날 바로.

솔직히 그런 만남에 있어 상대의 얼굴을 먼저 보고 판단할 법도 한데, 특별히 사진 교환 같은 건 없었다.

만나서 무얼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특별히 상대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눈치였고 일단 만나보자는 식이었다.

대충, 번화가에서 만남을 가져보자는 것이었다. 만나보고 서로 아니다 싶으면 끝내면 되는 일이었다. 이는 둘 다 같은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에 대해 구애를 받진 않았다. 나야 빈둥거릴 시기였고 상대방은 전업 주부였으니 시간은 서로 남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다음 날 약속 시간이 되어 번화가에 도착하여 통화를 통해 서로의 신분을 확인하고 만나게 되었는데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무척 어색했다. 상대가 또래는 아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결과적으로 첫 만남은 괜찮은 듯 싶었다. 상대도 딱히 날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고, 우린 번화가를 거닐다 근처 휴게 시설의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그리고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나이가 나이였기에 그 나이대 여자로 보였고, 흔히 표현하듯 아줌마였다. 옷도 그 나이대에 어울리는 복장이었다.

단발 머리에 외출과 함께 남자를 만나는 목적이었으니 화장기를 한 얼굴이었다. 외모 자체는 특출난 것 없이 평범하였다.

상대방은 나 같은 젊은 남자를 만나는게 처음이었다고 했으나, 어디까지나 젊은 남자를 만난 것이 처음이지 내가 볼때는 나 말고도 남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는게 분명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신의 친구와 함께 나이트클럽도 가끔 간다고 하였다.

유부녀가 나이트클럽을 간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뻔했다.

물론, 나이가 찬 남녀가 젊은 시절과 달리 회포를 풀기 위한 선택지는 나이트클럽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단순히 기분을 내기 위해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한들 내가 느꼈던 낌새로는 기분을 푸는 것 이상의 일을 바라는 마음에 간 듯했다.

그렇게 형식상의 대화를 마치고 무얼 할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시간은 대낮이었는 데다 그 시각에 술을 마실 수도 없고 연인 사이도 아닌지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