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쿠르드족을 IS 격퇴에 이용하곤 버렸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나라 없이 떠도는 불쌍한 쿠르드족이라는 동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사실 6,25 때 터키가 참전했지만 상당한 병사들이 쿠르드족 출신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도 동정심은 이해가 된다. 그런데 알고보면 실상은 많이 다르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려는데 너무 복잡하고 길어질 것 같아 가급적 단순화해서 쓰겠다.

 

중요한 것은 쿠르드족 전체와 쿠르드 극좌 테러집단을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점이다.

 

잘 알려지다시피 쿠르드족은 독립국가를 갖지 못하고 중동각지에 흩어져있어 중동의 집시로 불린다. 주 근거지와 인구는 터키 1500만, 이라크 500만, 이란 800만, 시리아 200만 정도다. 그런데 쿠르드족은 쿠르드족만의 국가를 꿈꿀 뿐 통합돼 있는게 아니다. 같은 쿠르드족이지만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현실적 목표도 다르다. 통일 쿠르드 국가를 추진하는 세력과 현재 속해있는 국가 내에서 자치상태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각각 존재한다. 우리의 해방전후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 중 제일 모범적인 경우가 이라크 내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다. 이곳은 서구적 가치를 따르는 지역으로 1970년에 이라크로부터 자치를 획득한 후 이라크전을 틈타 독립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17년엔 주민투표로 분리독립을 선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한달도 안돼 이라크군의 공격을 받아 자치영토 40%와 유전지대 커쿡을 허무하게 빼앗기고 말았다. 용맹을 자랑하던 페쉬메르가는 싸움 한번 제대로 못했다. 쿠르드 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전선(PUK) 두 당이 적전분열하고 배신했기 때문이었다.

 

시리아의 쿠르드 주 거주지는 시리아 내전 와중에 아사드 정권이 타 지역에서의 싸움때문에 지역 통치를 쿠르드 민병대(YPG)에 넘기면서 준자치구가 됐다. 이들 세력이 IS 격퇴에 공을 세운 세력이다. 이라크에 있는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는 이들을 막을 힘이 없다.

 

YPG는 IS격퇴를 주도한 시리아 민주군 (SDF)의 중심 세력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YPG는 쿠르드 노동자당(PKK)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PKK는 미국과 나토에 의해 테러집단으로 분류된 극좌세력이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터키 내에서 쿠르드 독립 공산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YPG는 터키와 시리아 국경지대를 점령해서 자신들의 지역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에 터키는 이들이 국경근처를 장악하면 자국 내  쿠르드계 반정부 세력과 연계해 분리독립을 추구할 가능성 때문에 싹을 자르려는 것이다.

 

미국의 고민은 이런 터키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고 또 쿠르드족의 독립된 국가가 공산국가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시리아 내전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과 시리아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중동을 장악할 전초기지로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번 터키의 공격은 트럼프의 미군 철수 발언 때문에 개시된 것이 아니라 정반대다. 그동안 미국은 YPG를 지원하고 훈련시키면서 IS를 격퇴하면 YPG가 국경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터키에 약속해왔다. 이것 때문에 터키의 내키지 않지만 격퇴작전에서의 지원과 용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YPG는 철수하지 않고 눌러 앉았고 며칠 전 에르도안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미국에 통보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가 미군병력이 희생되지 않도록 병력을 뺀 것이다. 최근에 이 지역에 미군병력은 불과 수백 혹은 수십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로서 일방적 터키의 공세를 막을 수 없다.

 

트럼프는 터키에게 민간인 대량피해와 같은 인권 비상사태와 이 지역에 구금중인 IS대원들이 탈주나 풀려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터키경제를 괴멸시켜버리겠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미국의 선택지로

1. 수천명을 파병해 터키를 막고 터키를 공습하는 것.
2. 터키에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것.
3. 터키와 YPG와의 협상을 중재하는 것. 3가지를 공개적으로 내놨다.


어차피 1번은 나토동맹인 터키에겐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트윗에서 200 년 동안 이어져 온 터키와 쿠르드 분쟁같은 끝없는 전쟁에 미국이 더 휘말릴 수는 없다고 했다.

(페북 펌)

 

기레기를 믿지 마라. 세상은 그들의 말처럼 단순하지 않고, 트럼프는 변덕스런 치매노인이 아니라 뛰어난 전략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