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수능 및 수능 모평, LEET 문제는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홀수형, 학년도는 응시생이 입학할 차기 학번 기준
※ 모든 PSAT 문제는 답안지 전자에 찍힌 책형, 학년도는 시행 당해년도 기준.
※ 모르는 단어 나오면 일단 나무위키 검색 : https://namu.wiki/RecentChanges
일단 피드백 준 모든 게이들에게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내가 글 쓰는 스타일에 대해서 따끔하게 충고해준 모 짤게이에게 감사한다.

내가 원한 피드백이 바로 이런 거다.
일침 맞고 반성한 다음에, '반추위' 해설 다 지우고 오늘 도서관 갔다 왔다.
여태까지 내가 왜
좋게 말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 나쁘게 말해 '아무렇게나 일관성 없이'
해설했는지 변명을 조금 하면,
1. 지침 위주로 서술하면 옛날에 내가 썼던 참고서 '국어의 기술' 같아지는 것 같아서
아직 2020 수능 대비 '국어의 기술'은 안 샀는데, 내 기억에 '7가지 지침'인가 나오거든.
2. 기출 문제를 이미 1번 이상 본 상위권 학생을 예상 독자로 상정해서.
지금 내가 실제 가르치는 애들도, 베이스가 있어서 모의 3등급 정도는 기본으로 찍는 아이들이라,
평이한 사실 확인 정도는 쉽게 맞추다 보니 '이 정도는 다 알지?'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편이다.
그래도 과외·수업·질의응답을 막론하고 가르치고 나면 항상 이런 아쉬움이 남는다.
‘이 지문에 대해서 좀 더 쉽게 가르칠 수 없었을까?’
‘이런 유형 다른 시험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왜 기억이 안 나지?’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여기까지 가르치는 건데...'
'이 지문은 논술·면접 준비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을 갖고, 최소 1번 이상 기출문제를 풀고 기존의 해설강의를 듣거나 해설지를 읽은
상위권 이상의 수험생을 예상 독자로 정해서 쓰다 보니, 처음 접한 독자를 벙찌게 만든 것 같다.
3. 글의 중심을 안 잡고 무분별하게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다' 보니 글이 엉망.
비문학 공부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사실 내 욕심이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지난 번 '콰인의 총체주의' 해설할 때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 거의 신경쓰지 않고
3문단의 순환논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깠지.
타 전공생보다는 '영국 경험론 → 영미 분석철학'에 대해 좀 더 보고 들은 게 있으니까.
영문부심 한껏 부려 잘난 척하다가 논점 일탈해버리기 일쑤였다는 이야기.
이건 뭐 제대로 된 잡학 사전도 아니고 제대로 된 독서 지침서도 못 되는 것 같아서,
앞으로는 개별 지문보다 독서 방법론 위주로 서술하고, 기술도 귀납에서 연역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아직 전체 구상은 잡히지 않았지만, 독서 방법론 이야기하니까 생각난 게
어느 게이가 문의한 ‘사고방식의 복기' 방법이다.
마지막 문장은 너무 띄워주는 바람에 그대로 올리기는 쪽팔려서 임의로 지웠으니 양해 바란다...

다만, 내 해설을 읽으면서 명심할 것은,
1. 최대한 '주제가 되는 방법론' 중심으로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다른 것도 여전히 많이 집어넣을 거다.
중심 문장에 줄치면서 읽기?
중간중간에 요약하면서 읽기?
19 수능 본 (예비) N수생 중에, 이런 거 몰라서 실전에서 당황했던 사람 있어?
...수학·한국사·탐구 교과서에 나오는 말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 사람이면,
충분히 체화되어 있어서 이런 거 내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어.
그리고 난 방법 1, 방법 2...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나눠서 가르치는 거 할 수도 없고 하지도 못해.
단어별? 문장별? 문단별 독해? 출제된 지문은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단일한 유기 생명체'야.
- 가끔 19 수능 우주론 지문(27~32번) 같은 호문쿨루스가 튀어나오긴 하지만
예를 들어 1문단의 논지가 4문단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절묘하게 논리가 연결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 지금 김전일 '육망성 살인사건' 생각나면서, 또 삼천포로 빠질 거 같으니 이 부분은 나중에 이야기할 생각.
2. 내 독서 방법론이 절대적으로 '최선(the supreme good)의 방법'은 아니다.
누군가 '참고'하거나 '모방', '변형'할 수는 있어도 '맹신'해야 할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글 쓴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 난 어려움에 처한 제자 버리고 도망가는 취미는 없어.
혹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독서 방법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피드백 앙망한다.
- 비아냥이나 자신감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알고 싶다. 나도 '학생'이라니까.
본론 - 반추동물의 소화 메커니즘 → 주어진 정보의 재구성





수능 국어에 나오기보다는, LEET·PSAT에 어울리는 사실 명제 위주의 정보 전달 지문.
PSAT 언어논리 - 지문 하나하나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런 유형으로만 매년 2~3지문 출제
LEET 언어이해 - 2년에 한 번 꼴로 1지문(3~4문항) 이상 출제
압도적으로 많은 정보량과 만연체로 지문을 맞닥뜨린 수험생의 기를 꺾는 스타일.
체감 난이도를 더 높이는 건, 낯선 정보에 긴장한 독자가 쉬어갈 틈(비유·예시 등)도 안 주는 무미건조한 전개.
지문에서 필자의 가치관이 명확하게 드러난 건 4문단에서 ‘급성 반추위 산성증’을 설명할 때뿐이고,
그것도 충분히 보편타당한 일반 시민 수준이야. 특정 미생물에 대한 편애·관심 같은 개인적 호불호조차 모르겠다.
- 상식적으로 '반추 동물 곡류 과식해서 죽어라.’ 바라는 사람 없잖아, '상식적으로'.
물론 이 문제가 PSAT 스타일이라고 앞으로 수능에 다시 안 나온다는 건 결코 아니다,
이미 10년 전에 처음 등장해서 위엄을 선보인 유형이니까.
09 수능(08년 시행) 34~36번 - 공룡 발자국의 유형별 특징 분석
◆ 기출 한 번 본 수험생들은 17 비문학 3대장 알지?
콰인의 총체주의(16~20번)+반추위(33~36번)+보험(37~42번)
가르치는 나도 부담스러웠는데, 비문학 3개를 실전에서 연속으로 봤다고 상상해보자.
앞에서 '논리실증주의자'니 '칼 포퍼'니 '윌러드 콰인'에게 신명나게 털리고 왔는데,
바로 뒤에 2,600자(이 지문이 2,100자)+6문제(13점) 딸린 '보험' 지문이 기다리고 있다.
이 문제를 연속으로 풀어본 선배 수험생들의 감상평.


짝수형 시험지 받은 수험생은 이미 화작문에서 멘탈 깨질 일이 하나 더 있었지.

"19 수능 42번 가능세계론 3점짜리 문제는 짝수형이 유리했다."는 논란은 애교 수준...
이 해 국어 1컷이 92인데, 내 눈에는 80점대로 안 내려간 게 신기할 정도.
내가 이 지문을 이해하기 위해서 쓴 방법은 순서도 활용이다.

요즘 고등수학 수열 단원에서 '점화식'하고 '순서도와 알고리즘' 빠졌다며?
이런 거 전혀 몰라도 충분히 그릴 수 있다. 초등학교 떄 이런 거 봤잖아?

↑ 미생물을 '하나의 함수'로 규정하면 돼. 그 와중에 사이시옷 극혐...
지문 처음 읽고 풀면서 내가 한 생각을 순서대로 복기해보면,
1문단
◆ “반추동물이 사람은 못 먹는 풀떼기를 어떤 메커니즘으로 소화하는지 나오겠군.”
2문단
◆ “‘첫째 위’? 그럼 반추동물의 반추위 4개가 차례대로 나오는 건가?”
◆ “‘산소가 없어서 왕성하게 생장’? 나오는 놈들 전부 ‘혐기성(嫌氣性)’ 공기◀ 극혐 미생물들이구나.”
◆ ‘피브로박터 숙시노젠(F)’-> 괄호 친 알파벳 약자 ‘F’를 본 순간,
“이건 LEET·PSAT에 나올 만한 사실 명제로만 도배된 지문인데...”
불길한 느낌이 뙇 들어서, 노트 꺼내 순서도 그리기 시작했다.
◆ “‘박터’란 단어는 요구르트 이름에서 많이 본 거 같은데?” HeliXXbacter XXXXect WiXX
◆ “셀룰로스를 ‘F’가 직접 분해하는 게 아니라 ‘F가 가진 효소 복합체’가 하는 거네?”
◆ “허... 포도당을 분해해서 미생물 지가 다 먹네? 그 다음에 기껏 아세트산이나 숙신산 뱉어 반추동물한테 준다?
섬유소 분해과정은 무진장 비효율적이구나.”
3문단
◆ “왜 2번째 반추위가 안 나오고 1번째 반추위의 다른 미생물이 나와?”
-> “아, 애초에 '반추위'는 ‘반추동물의 1번째 위’ 하나구나. 처음에 '반추위'의 정의를 제대로 못 읽었네.
2문단에서 섬유소 분해 과정을 설명했으니 비섬유소가 나올 차례 맞구나.”
◆ 괄호친 알파벳 글자 'S'를 본 다음 4문단 힐끗 보니 "역시 3번째 'L'도 있네... 시간 장난 아니게 걸리겠구나.”
-> 마음이 급해져서 글씨 날려 쓰고 더 성의 없이 그리기 시작
◆ “S 이 놈도 녹말을 분해하고 포도당 지가 전부 다 처먹네...?”
->“반추 동물은 체내에 합성된 효소로 탄수화물을 분해할 수가 없구나.” (지문상 메커니즘만 고려했을 때)
◆ “‘스트렙토’? 코막힘 뚫어주는 비슷한 이름의 약 광고 본 거 같은데?” 스XX실
4문단
◆ “‘락토(lacto)’면 우유랑 관계있겠네. ‘루미니스’? 철자가 ‘ruminis'인지 ’luminis'인지 모르겠다.”
-> 예상대로 ‘젖산’ 배출 그리고 '피를 마시는 새'에서 '락토 빌파'가 그렇게 간지였지...
◆ “F가 먼저 죽고, S가 그 다음으로 죽고, 결국 반추위 자체도 못 버티겠군.”
◆ “그럼 L이란 녀석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나? 그건 또 아니지. L이 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지는 몰라도,
대사산물로 젖산을 배출하는데 이건 반추 동물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 맞잖아.
역시 생리학 분야 지문에서는 뭐든 적당해야 좋은 거지.”
정보의 재구성 - 순서도
이 생각을 하면서 내가 그린 순서도를 깔끔하게 정리해보면,
◆ 정상적인 반추 동물의 소화 메커니즘

◆ '비섬유소 과다 섭취'로 인한 '급성 반추위 산성증' 발병 메커니즘

◆ '문제 풀면서 2분 30초~3분만에 내가 실제로 그린 순서도'
그러면 실제로 내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그렸느냐? 당연히 아니지.
내 필기 몇 번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실전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그렸을 리가 없잖아...

※범례 :
- 섬유소(纖維素) -> 풀떼기
- 비섬유소(非纖維素) -> 밥
- 대사산물(代謝産物) -> 똥
- 에너지원으로 삼다≒대사에 이용하다≒흡수되다≒섭취하다 -> 쳐묵
웃기려고 일부러 저렇게 쓴 거 전혀 아니다... 내가 옛날에 과탐 생물 공부해봤으니까,
'거 참 말 더럽게 어렵게 쓰네!'하면서 요약하려고 일부러 말 짧게 고친 거야.
뭐, 깔끔하게 폼나게 풀 줄 알았어? 전혀 아니야...
날아다니는 글씨만 봐도 '이 새끼 존나 급하게 풀었구나...' 짐작이 가지?
◆ 난 따로 안 그렸는데,
'산성도', 'BOD', '기압' 등 지표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이 문제 풀면서

↑ 이렇게 수평선 하나 그은 다음에 연립부등식 응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 풀이
33. 사실 확인
Q. 윗글을 읽고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섬유소는 사람의 소장에서 포도당의 공급원으로 사용된다.(X)
→ 안 되는 게 상식이고, 몰랐어도 지문 1문단에서 확인 가능
② 반추 동물의 세포에서 합성한 효소는 셀룰로스를 분해한다.(X)
→ ‘윗글에 제시된 정보만’ 고려했을 때 불가능. 설령 이 명제가 과학적으로 사실이라고 해도,
‘윗글을 읽고 알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수의학 시험이 아니라 국어 영역 풀고 있으니 패스.
③ 반추위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생장을 멈추고 사멸한다.(X)
→ 2문단에서 "반추위 미생물은 모두 공기◀ 극혐‘혐기성’"이란 사실 기억했다.
④ 반추 동물의 과도한 섬유소 섭취는 급성 반추위 산성증을 유발한다.(X)
→ 반추 동물이 급성 반추위 산성증 걸리는 이유는 "‘밥' 많이 먹어서"“‘비(非)’섬유소 과다 섭취”
⑤ 피브로박터 숙시노젠(F)은 자신의 세포 내에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여 생장한다.(O)
→ F, S 둘 다 포도당 자체 소비. 무난하게 이게 정답.
34. 논리 추론
Q. 윗글로 볼 때,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피브르박터 숙시노젠(F)
ⓑ 스트렙토코쿠스 보비스(S)
ⓒ 락토바실러스 루미니스(L)
다른 해설도 그런 데다, 일일이 별도 표기하기 귀찮으니 F, S, L 약자로 쓴다.
① F와 S는 모두 급성 반추위 산성증에 걸린 반추 동물의 반추위에서는 생장하지 못하겠군.(O)
→ F가 버틸 수 있는 pH≥5.8, S가 버틸 수 있는 pH≥5.5,
급성 반추위 산성증의 상태는 pH≤5.0이므로, 둘 다 못 버틴다.
이 선지가 왜 맞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면, 스크롤 위로 올려서 연립부등식처럼 풀어보길.
② F와 S는 모두 반추위에서 반추동물의 체지방을 합성하는 물질을 생성할 수 있겠군.(O)
→ 체지방 합성에 이용되는 아세트산은 F, S 둘 다 배출할 수 있다. F한테 나온 놈이니 합성 가능,
S한테 나온 놈이니 합성 불가능, 이런 조건 없다. 뒤에 나오는 젖산도 마찬가지.
③ 반추위의 pH가 6.0일 때, F는 L보다 자신의 세포 내의 산성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겠군.(O)
→ pH가 6.0이면 산성이므로 F는 에너지를 소진해 항상성을 유지한다. 단, pH 5.8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으니까 사멸하는 단계로 접어들지는 않겠지.
④ S와 L은 모두 반추위의 산성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대사산물을 배출하겠군.(X)
→ L은 무조건 젖산만 배출한다. '이거 지문이랑 다른 문제를 너무 어렵게 냈네.'고 생각했는지,
지문 내에 “‘항상’ 젖산을 대사산물로 배출” ← 굳이 ‘항상’이라는 수식어를 대놓고 앞에 붙여놨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 영역 오답률 5위 기록...
![]()
⑤ 반추위에서 녹말의 양과 S의 생장이 증가할수록, F의 생장은 감소하고 L의 생장은 증가하겠군.(O)
→ 비섬유소 다량 섭취해서 4문단의 상황이 발생하기 딱 좋은 상황.
35. 사례 적용
Q. 윗글을 바탕으로 진술할 때, <보기>의 ㉮, ㉯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반추 동물이 섭취한 섬유소와 비섬유소는 반추위에서 ( ㉮ ),
이를 이용하여 생장하는 ( ㉯ )은 반추 동물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
A. 반추위 미생물의 에너지원이 되고
B. 반추위 미생물에 의해 합성된 포도당이 되고
㉯
a. 반추위 미생물이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한 대사산물
b. 반추 동물이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한 포도당
c. 반추위 미생물이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한 포도당
당시 이 문제의 선지별 선택률은,
![]()
정답이 ⓘ인데 수험생들이 오답 선지인 ④를 더 많이 찍었다.
| a | c | |
A | ① 27.3 | ② 12.9 | 40.2 |
B | ④ 31.5 | ⑤ 14.9 | 46.4 |
| 58.8 | 27.8 | 86.6 |
...문제 보고 평가원에 감탄했다. ‘3점 배점 줄 만한, 굉장히 잘 만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례 적용’의 방향을 반대로 뒤집은 문제야.
기존 문제에서는 현상의 원리를 지문에 기술하고 <보기>에서 구체적 응용 사례를 준 반면,
이 문제의 요구사항은 거꾸로 '반추 동물-반추위 미생물의 구체적 관계'를 일반화시키는 것.
지문 독해를 메모 없이 했다면 이 문제 절대로 못 맞춘다.
일단 ㉠이 1문단 5문장인데, 출제진이 파놓은 첫 번째 함정이 ㉠ 바로 위 1문단 3문장, 4문장에 있다.
“사람은 체내에서 합성한 효소를 이용하여 곡류의 녹말과 같은 비섬유소를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이를 소장에서 흡수하여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반면 사람은 풀이나 채소의 주성분인 셀룰로스와
같은 섬유소를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합성하지 못하므로, 섬유소를 소장에서 이용하지 못한다.”
"'셀룰로스'(섬유소)나 '녹말'(비섬유소)은 '포도당'보다 훨씬 분자구조가 복잡하다."
이런 배경지식이 있는 나는 "'합성'은 뭔 놈의 '합성'?"하면서 가볍게 제꼈는데,
앞에서는 '콰인의 총체주의', 뒤에서는 '보험'의 지문 길이와 시간 압박 때문에 멘탈이 나간 학생들은
"어? 어쨌든 F, S는 포도당 합성하잖아!" ← 실전에서 잡아내기 절대로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러면 선지 ③, ④, ⑤에서 ‘합성’이란 말 빼면 맞는 진술이 되는가?
그것도 아니야. 두 번째 함정, 지문에 등장하는 미생물은 F, S, L이 전부가 아니다.
2문단 8문장(뒤에서 2번째 문장)을 보면,
“한편 반추위에서 숙신산은 프로피온산을 대사산물로 생성하는 다른 미생물의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소진된다.”
난 이 4번째 ‘다른 미생물’에 임의로 ‘미생물 X’라는 이름을 붙였다.
F : 섬유소 -> 포도당(자체 소비) -> 아세트산, 숙신산 등
S : 비섬유소 -> 포도당(자체 소비) -> 아세트산, 에탄올 등 or 젖산
L : ? -> 젖산
X : 숙신산 -> 프로피온산
<보기>의 진술에 나오는 ‘반추위 미생물’이라는 단어는 F, S뿐만 아니라, L, X까지 전부 포괄하는 단어야.
지문 전체를 요약해 진술할 때는, ‘반추위 미생물이 XXX해서 포도당 생성’이란 표현 자체를 쓸 수가 없어,
L은 뭘 소비하는지도 모르겠고, X는 포도당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까.
36. 논리 추론
Q. 윗글로 볼 때, 반추위 미생물에서 배출되는 숙신산과 젖산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숙신산이 많이 배출될수록 반추 동물의 간에서 합성되는 포도당의 양도 늘어난다.(O)
→ 숙신산이 많아지면 미생물 X가 생장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X가 배출한 프로피온산이
간에서 포도당 합성에 이용될 테니까.
② 젖산은 반추 동물의 세포로 직접 흡수되어 반추 동물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O)
→ 2문단 참조.
③ 숙신산과 젖산은 반추위가 산성일 때보다 중성일 때 더 많이 배출된다.(X)
→ 일단 숙신산은 F만 배출할 수 있는데, 얘는 세포 내를 중성으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지.
반면 젖산은 S, L이 배출하는데, 둘 다 산성이 강해질수록
- 물론 S가 사멸하지 않을 정도의 pH 5.5 이상에서만
④·⑤ 나도 3번 답 찍고 대충 넘어갔다가 다시 보고 한 방 먹은 거 깨달았다. 바로 후술.
풀이 후 내가 놓친 지문상의 정보 검토
◆ 미생물 S는 세포 내의 산성도에 따라 배출하는 대사산물이 다른데,
‘중성(pH≒7.0) and 생장 속도가 느릴 때’ 아세트산, 에탄올 등,
‘산성에 가깝고(pH≤6.0) or 생장 속도가 빠를 때’ 젖산
'and'와 'or'는 엄연히 다르다. 수학의 집합으로 치면 ‘교집합’과 ‘합집합’의 차이.
◆ 다 풀고 다시 읽어보고 알았는데, 지문에 등장하는 미생물은 4가지가 아니라, 5가지 이상이야.
3문단 6문장(마지막 문장) 보자.
“반추위에서 젖산은 반추동물의 세포로 직접 흡수되어 반추 동물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이용되거나 아세트산 또는 프로피온산을 대사산물로 배출하는 다른 미생물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Y : 젖산 ->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 다른 미생물이 2종 이상일 가능성도 있어서 '5가지 이상'
처음 풀 때 다 알아챘는데 작위적으로 틀린 척하는 거 아니냐...?
그랬으면 자랑하기 좋아하는 내 성격상 처음 읽을 때 5가지 이상으로 설명하고 잘난 척했겠지.
- 자백할 생각 없었는데 인터넷 브라우저로 순서도 다 그리고 크롬 끄고 다시 보니까 '아! 5개구나!'
이 지문을 읽고 내가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
◆ 직녀만 로동하는 줄 알았는데, 견우도 소가 과식 못하게 막아야 하는구나. 역시 목축도 쉬운 일은 아니네...
◆ “‘숙시노젠(succinogene)’? ‘숙신산’이 한자어가 아니라 ‘succinic+酸’이었구나. '청(淸)'이랑 관계가 있는 줄..."
◆ 초식동물의 소화과정이 비효율적인 건 진작 알고 있었는데, 반추 동물은 그 중에서도 소화과정이 비효율적이구나.
여기까지가, 문제를 다 풀 때까지의 내 복기 과정이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의 복기 과정이 아니야.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란지에 로젠크란츠,
전민희 작 소설 '룬의 아이들: 윈터러' 제2권(제우미디어, 2002) 중
결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기출 분석 및 복습’의 예시야.
단, 이렇게 생각을 전개한 사람은 '2019년 현재 32살에 고등학교에서 이과(화학·생물 선택) 졸업한 다음
4년제 대학 영문과 나왔고, 지금 수능 국어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걸 감안하자.
오늘 가르쳐주고 싶었던 건,
이렇게 '낯선 개념 간의 메커니즘을 기술하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지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지문상의 정보를 제한된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지 고민'하는 것.
내가 해설할 때 쓴 방법을 크게 3가지로 나누면,
◆ 그림 그려서 풀이 - 그레고리력의 제정(2011 수능), 항공역학의 기본 원리(a. k. a. '항부력', 2016 수능 B형)
◆ 논리 및 배경지식으로 풀이 - 심적 회계(2019 LEET), 멜랑콜리와 모더니티(2019 LEET), 콰인의 총체주의(2017 수능)
◆ 순서도 그리기- 이 지문, 전자 현미경의 원리(2019 LEET) ← 아직 해설 안 함.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라니까?
그레고리력 설명하는 그림도, 이 지문 순서도도 내가 이해하기 편해서 이렇게 그린 거야.
까놓고 저게 본받을 만한 그림이니?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국어 공부는 '독서감상문 작성 및 독서 토론'이라고 생각하지만,
단기간에 효과 보기 힘들어서 20 수능까지 30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지금 수험생이 시도하기는 힘들지.
나중에 똑같은 지문을 다른 강의나 해설을 통해 다시 봤을 때
‘어, 이거 옛날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골백번 봤는데 또 반추위 다시 봐야 하나...?'
이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처음 풀었을 때 내가 왜 이걸 정답/오답이라고 생각했지?’ ‘그 때 이렇게 생각해서 이거 찍고 틀렸지.’
이렇게 스스로 충분히 고민해봐야 자기 실력이 는다.
P. S. - 독서(문학, 비문학) 파트는 열심히 필기하는 것도 물론 좋은데, 나중에 그 필기 안 보면 아무 쓸모가 없어.
이런 경향이 이과생보다는 문과생,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필기하지 말라는 소리도 결코 아니다. ‘노트필기’도 중요하지만, ‘다시 보고 생각하기’에 보다 중점을 두라는 거지.
선생이 가르쳐주고 자기가 깨달은 거 잊지 않으려고 필기하는 거지, 자랑하려고 필기하는 거 아니잖아?
적어도 독서 파트에 있어서는, 필기 그 자체보다 어떻게 그 내용을 적게 됐는지 기억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컴퓨터로 치면 국어 영역은 어디까지나 CPU 성능 싸움이지, 보조 기억 장치 용량 싸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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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내용에 대해 풀고 싶었던 썰
◆ ‘생리학(生理學)’인 만큼 확실히 이과생에게 유리하지만,
‘나는 문과라서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한 문과생은 반성하기를.
내 경우 비문학 지문을 제재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 인문, 사회, 과학.
이거 두 가지로 좁히면 - 인문계, 자연계.
사회 분야? 양쪽에 다 들어가, 대표적 예시로 정치학.
이념, 법제사, 정당사, 유권자들의 가치관 등을 분석하는 건 정치철학(Political Philosophy)의 범주,
정치 현상이나 정치지형을 통계·모형을 이용해 양적 분석하는 건 정치과학(Political Science)의 범주.
'문사철은 메커니즘 안 나온다.'?
...내가 그 영문과 출신인데 대학원 아니라 학부에서도 잘만 나오더라.
'문과라서 불리하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여태 공부 안 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쪽팔리다.'고? 수능날까지 갈팡질팡하다 망하는 것보다는 낫지.
길 찾을 때 현위치가 어딘지 모르면 아무리 정확한 지도도 GPS도 쓸모가 없다.
◆ LEET·PSAT 수험생이 같이 보면 좋은 지문 - 2013, 2016 문제가 특히 어렵다.
2012 LEET 15~17번 - 중성지방 저장·분해의 조절 과정
2013 LEET 25~27번 - 배아줄기세포의 단계별 형성 과정
2015 LEET 11~13번 - 남극 빙붕(ice shelf)의 질량 측정방법 및 측정결과 분석
2016 LEET 14~16번 - 형태발생물질(morphogen)의 농도 구배(concentration gradient) 형성을 설명하는 가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