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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 지명, 단체는 실제 현실의 그것들과 전혀 무관하고 만약 일치하더라도 단순한 우연에 불과합니다.




장염걸린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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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저 여우같은 년..

 

 

자신의 촬영을 마친 나연은 아직 대기하고 있을 정연을 찾아다니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유리창 너머에서 정연과 하하호호 웃고 있는 사나의 모습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팬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회사에서 최근 나연과 사나를 붙여놓기 시작하며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진 것 같아’ 보이기는 했으나, 사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두 사람의 사이는 여전히 데면데면 했다.

 

나연은 팀에서 제일 맏언니인 자신에게 굽히지 않는 사나가 여전히 못마땅했다.

 

 

나연 - 흠, 흠!

 

 

사나를 노려보던 나연은 표정을 가다듬고 두 사람에게 갔다.

 

밝은 표정으로 유리창 밖에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니 정연과 사나의 시선이 나연에게 향했다.

 

나연의 모습에 정연은 평소처럼 킥킥 웃으며 핸드폰으로 나연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사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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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우와, 그녀가 들어온다

 

나연 - 설마 브이앱 아니지?

 

 

문을 열고 들어오던 나연이 그렇게 묻자 사나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나 - 응, 이거 트와이스 TV야. 비하인드

 

정연 - ..응

 

 

사나를 흘깃 쳐다본 정연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나연은 곧 의자에 앉아 떠들기 시작했다. 정연은 그런 나연에게 웃긴 표정을 해달라고 요구했고, 나연은 브이앱이 아니냐며 연신 의심했으나 곧 다양한 리액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트와이스 TV에 사용할 영상이라면 조금쯤 망가지거나 말실수를 해도 편집하는 과정에서 컷트 될 것이니 괜찮았다.

 

나연은 자신을 보며 깔깔거리는 정연의 모습에 흡족한 표정을 짓다가 옆에서 웃는 사나를 보고 눈썹을 찡끗했다.

 

정연은 자신하고 친하니 상관없지만 사나가 웃는 것은 맘에 들지 않았다.

 

찜찜한 표정을 짓던 나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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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이거 브이앱이잖아!!

 

 

브이앱으로 생방송 중인 것을 확인한 나연이 빽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두드렸다. 


까딱하다가 또 커뮤니티에 자신의 엽사들이 퍼질 뻔 했다.

 

 

나연 - 아, 진짜! 큰일날 뻔 했네

 

정연 - 큭큭.. 인사해

 

사나 - 아하하하!

 

나연 - ..안녕하세요!

 

 

최근 잠잠하다 싶었더니 또 살살 약을 올리네. 쪽바리가 뒤질라고..

 

옆에서 깔깔거리는 사나의 모습에 나연은 천불이 났으나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브이앱 생방송으로 낱낱이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니 조심해야 했다.

 

나연은 속으로 쒸익쒸익거리며 진정하려 노력했다.

 

이런 식으로 티나지 않게 맥이는 것은 사나가 잘하는 것 중 하나였다. 괜히 어설프게 대응했다가 사나의 페이스에 말려 자신만 욕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혹시나 또 당할까 나연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나는 연신 웃으며 말을 이었지만 나연은 알 수 있었다. 사나 역시 저처럼 날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저 정연만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브이앱이 진행되던 도중, 슬픔이 매니저가 옆에서 서성거리며 나연을 불렀다.

 

나연이 흘깃 바라보니 슬픔이 매니저는 일정을 하러 가야된다며 나가자는 손짓을 했다.

 

방금 끝났는데 또?

 

나연은 자신과 친한 정연이 사나와 둘이서만 브이앱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아 머뭇거렸다.

 

그 모습에 사나가 눈을 빛내더니 정연에게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에 정연이 킥킥 웃자 나연은 불쾌한 기분이 들었으나 내색하지 않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연 - 뭔데? 이건 뭐야? 말해줘.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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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너가 할 수 있는고..

 

 

사나의 말에 나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사나 - 어머, 온니한테 너라고..

 

나연 - ..너, 너라고 했어억!!

 

 

소리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시발.. 당했다.

 

 

사나 - 아핰핰!!

 

나연 - ..가야겠다

 

정연 - 킥킥.. 잘가~

 

 

슬픔이 매니저와 함께 밖으로 나오는 와중에도 문 너머에서는 사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연은 이를 악물었다.

 

 

나연 - 시발.. 쪽바리.. 두고보자...

 

슬픔이 - ..어?

 

 

나연의 중얼거림에 슬픔이 매니저가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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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족발이 먹고 싶다구요...

 

 

부들부들 떨며 주먹을 움켜쥐는 나연의 모습에 슬픔이 매니저는 흠칫 거리를 벌렸다.

 

뭐라고 했는지 제대로 못 들었지만 왠지 욕이 섞여있던 것 같았다.

 

나연이 저럴 때는 괜히 심기를 거스르면 안된다.

 

촬영 일정이 너무 빡셌나?

 

잠시 고민하던 슬픔이 매니저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나연에게 시달리느니 차라리 어디가서 족발이라도 사다 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야밤에 족발집 찾을 생각을 하니 슬픔이 매니저는 슬퍼졌다.










***











나연 - 좋아, 이 정도면..

 

 

나연은 팬들에게 갈 도시락 몇 개를 앞에 두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많은 남녀 아이돌들이 참여하는 아육대 녹화가 있는 날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스케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아슬아슬하게 계획은 실행할 수 있었다.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뻔 했다.

 

나연은 흐뭇한 표정으로 ‘절대 먹거나 건드리지 말 것. 어길 시 이후 공방 활동에서 불이익 받을 수 있음 - JYP’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색, 노란색 포스트잇을 도시락 두 개에 붙였다.

 

노란색은 자신이 먹을 것, 빨간색은 사나가 먹을 것이다.

 

 

나연 - 뒤졌다...

 

 

나연은 오늘이 다시없을 복수의 날이라고 판단했다.

 

아육대만큼 다양한 남녀 아이돌과 팬들이 모이는 자리는 드물었다.

 

나연은 오늘을 위해 사용 후 며칠간 씻지 않고 방치해둔 프라이팬에 상온에서 묵힌 삼겹살을 손수 조리했다.

 

이런 자리에서 망신스러운 일을 겪는다면 한동안 깝치지 못하겠지.

 

나연은 흐뭇하게 빨간색 포스트잇이 붙은 도시락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고기 배치도 자연스러웠고, 뚜껑도 다시 완벽하게 포장해놨다.

 

아마 먹고나면 오늘 하루는 화장실만 다녀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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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이거 완전 똥쟁이되겠넼

 

 

별명 뭐라고 붙여주지? 똥.. 설사.. 설사나?

 

나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다시 박스에 도시락들을 넣어놓기 시작했다.

 

 

슬픔이 - 나연아, 여기서 뭐해? 얼른 나와. 촬영 시작해

 

나연 - 아, 가야죠.. 언니, 이거 팬들한테 갈 점심 도시락인데 제일 앞 열 펜스쪽에 놔주세요. 꼭, 꼭! 알았죠?

 

 

결연한 표정으로 당부를 하는 나연의 표정에 슬픔이 매니저는 주춤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슬픔이 - 으, 으응.. 근데 왜..

 

나연 - 아, 그냥요. 나도 먹고싶어서 그래. 알았죠? 알았죠?

 

슬픔이 - 알았어..

 

 

기분이 좋은 듯 휘파람을 불며 뛰어나가는 나연의 뒷모습에 슬픔이 매니저는 슬픈 표정으로 도시락 박스를 들었다.










***










스태프 - 지금부터 약 1시간 동안 점심시간 갖겠습니다~

 

 

스태프 몇 명이 촬영 현장을 돌아다니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모모 - 아, 밥 시가니다~ 배고빠.. 밥 언제 오지..?

 

정연 - 너가 가지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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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 ....그로까?

 

 

정연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눈치를 보던 모모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모 - 다효나

 

다현 - ?

 

모모 - 나랑 바드러 가따오자

 

다현 - 나?

 

 

다현은 영 내키지 않는 듯 귀찮은 표정을 지었으나 가자며 손을 붙잡고 떼쓰는 모모 탓에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연은 살짝 멤버들 눈치를 봤다.

 

모두 장시간 이어진 촬영에 지친 기색이었다.

 

특히 아육대는 팬들이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보고 있으니 행동거지 하나까지 신경써야 했다. 어지간히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나연은 슬쩍 원스들이 모여있는 팬석을 바라보았다. 도시락이 제대로 준비됐을까?

 

팬석을 바라보는 나연의 모습에 원스들은 환호하며 임나연의 이름을 외쳤다.

 

나연은 떨떠름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표정을 관리했다.

 

지금이 적기였다.

 

이 날을 위해 나연은 그동안 사나에게 알랑거리며 비위를 맞춰왔다. 한마디로 사나와 대치하던 나연이 숙이고 들어간 것이다.

 

처음엔 사나도 불신이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봤으나 이제는 어느정도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꼬봉 부리듯 나연을 대하고 있었다.

 

사나 밑에서 온갖 조롱과 멸시에 시달리던 나연은 이를 갈았으나 묵묵히 참아왔다.

 

오늘 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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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사.. 사나야. 배고프지?

 

 

나연의 쭈구리같은 표정에 사나는 비웃는 듯 애매한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사나 - 응~ 조금 그론것 같기도 하네~

 

나연 - 정 배고프면 도시락 먼저 가져올까?

 

사나 - 아 징짜? 그롤 피료 옵는데.. 그래주면 조코~ 고마어 나연온니

 

 

사나의 말에 나연은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웃나 보자.

 

 

지효 - 뭐야, 임나연..

 

 

나연의 찐따같은 모습에 지효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은근 기가 센 나연이 최근 사나한테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도 놀라웠는데 이젠 셔틀까지 자처하니 여간 충격적인 게 아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정연은 깔깔 웃어댔다.

 

 

정연 - 나봉쓰, 내것도!

 

 

자리에서 일어나던 나연은 정연에게만 보이는 각도로 돌아서서 눈을 부라렸다.

 

 

나연 - 적당히 해라... 유정연..

 

정연 - ...으, 응..

 

 

서슬퍼런 기세에 놀란 정연이 움찔하며 시선을 회피했다.

 

나연은 심호흡하며 스태프들을 향해 가는척 천천히 걷다가 이내 원스들이 앉아있는 팬석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원스들은 우렁차게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나연도 자연스럽게 방정을 떨며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나연 - 여러분! 많이 힘들죠?

 

완쓰 - 아니요~!

 

나연 - 오늘도 원스들이 응원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다들 점심 받으셨어요?

 

 

나연의 말에 원스들은 도시락을 받았다며, 맛있게 먹겠다고 외쳐댔다.

 

펜스 바로 밑까지 다가간 나연은 제일 앞 열에 앉은 팬을 향해 손짓했다.

 

 

나연 - 저기요! 잠깐만요

 

완쓰1 - 호곡.. 저요? 네, 네 나연눈나..!

 

나연 - 그, 혹시 도시락 중에 건드리지 말라는 포스트잇 붙은 도시락 봤어요?

 

완쓰1 - 네, 네! 눈나! 앞에 따로 빼뒀어요, 2개

 

 

그 말에 나연은 씩 미소를 지었다.

 

 

나연 - 그거 밑으로 좀 던져줄래요?

 

완쓰1 - 네!

 

 

그는 당장 옆으로 달려가 따로 빼뒀던 도시락을 들었다.

 

포스트잇에 붙어있는 무시무시한 문구에 그 누구도 건들지 않은 도시락이었다.

 

나연이 있는 쪽으로 도시락을 떨궈준 그는 연신 헤프게 웃음지었다.

 

 

완쓰1 - 눈나 오늘도 힘내여... 정수리 너모 이뻐요...

 

나연 - 네..? 하, 하하.. 고마워요. 그, 그럼..

 

 

나연은 어색하게 웃음지으며 바닥에 떨어진 도시락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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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색깔을 확인하고 잽싸게 떼어낸 나연은 오두방정을 떨며 멤버들에게 뛰어갔다.

 

 

나연 - 사나야~! 나 도시락 받아왔어!

 

채영 - 근데 왜 2개야?

 

나연 - 남는게 2개래

 

지효 - 뭐하는거야! 왜 팬들 도시락 뺏어오냐. 우리꺼 따로 있는데

 

 

지효의 타박에 나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사나 옆에 앉았다.

 

 

나연 - 뭘 뺏어! 남는거랬거든?

 

 

나연은 그렇게 대꾸하며 사나에게 도시락을 내밀었다.

 

 

나연 - 헤헤.. 사나야, 여기

 

 

찐따같은 나연의 모습에 사나는 거만하게 웃으며 도시락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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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수고해써, 나연온니

 

 

사나의 옆에 쭈구리처럼 앉아 도시락을 까먹던 나연은 사나가 삼겹살을 먹는 것을 확인하고 씨익 웃었다.










***











점심을 먹은지 4시간.

 

촬영은 다시 재개됐고 멤버들은 다양한 종목에 출전하거나 대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연은 꾸준히 사나의 상태를 관찰했고, 드디어 무언가 신호가 온 모양이었다.

 

사나는 연신 불편한 표정으로 몸을 뒤척거리며 고쳐앉기를 반복했다.

 

 

쯔위 - 언니. 왜 그래?

 

사나 - 아니.. 배가 약간 아픈고가튼데..

 

지효 - 그럼 화장실 갔다와. 우리 차례 멀었어

 

사나 - 아.. 그래야게따

 

 

나연은 일어나는 사나의 옆에 잽싸게 달라붙었다.

 

 

나연 - 사나야, 왜? 뭐 불편한 거 있어?

 

사나 - ..아니. 화장실 가따올라고

 

나연 - 같이 가줄까?

 

 

나연의 말에 사나는 기겁해서 고개를 저었다.

 

부글거리는 뱃속을 고려하면 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러야 할 모양인데 나연이 같이가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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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아, 아니! 갠차나. 온니는 걍 이써

 

나연 - 어.. 그래

 

 

웃으며 물러나는 나연의 모습에 사나는 영 찜찜했지만 잽싸게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우선은 볼일부터 해결해야 했다.

 

그렇게 화장실을 다녀왔으나 사나는 속이 진정되질 않았다.


안절부절 못하던 사나가 몇 번인가 더 화장실에 다녀오고, 시간은 흘러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하지만 사나는 저녁으로 나온 도시락을 차마 먹을 수 없었다.


아직도 속이 좋지 않았다.

 

 

나연 - 사나야, 안먹어?

 

사나 - 생각 업쏘..

 

나연 - 그래도 조금만 먹어봐. 밤 늦게까지 촬영할건데 좀 먹어둬야지

 

지효 - 그래, 조금은 먹어

 

 

옆에서 쩝쩝거리며 수육을 먹던 나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가장해 말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지효가 거들었다.

 

끙끙거리던 사나가 못내 고개를 끄덕이며 도시락 포장을 벗기자 나연이 잽싸게 수육을 집어 사나의 입가에 가져다 줬다.

 

 

나연 - 자, 힘들면 내가 먹여줄게. 아~

 

사나 - 아, 아니 피료업.. 어읍..

 

 

나연은 말하는 사나의 입에 수육을 우겨넣으며 생글생글 웃었다.

 

기운 없는 사나는 입 속에 들어온 음식을 어쩔 수 없이 씹기 시작했고, 나연은 사나가 다 먹었다 싶으면 바로바로 입에 음식들을 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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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아읍.. 그만조..

 

 

나연의 기세에 어거지로 먹던 사나가 나연을 밀어내며 고개를 돌렸다.

 

막 음식을 삼키고 물을 마시던 사나가 인상을 찡그리며 배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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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아흣...!

 

 

잠시 배를 잡고 낑낑대던 사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나 - 나 화장실좀..

 

지효 - 야, 너 얼굴 왜이렇게 하얘? 뭐 잘못 먹은거 아냐?

 

나연 - 내가 부축해줄게

 

 

안그래도 속이 안좋은데 나연이 어거지로 음식을 먹여서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멤버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사나는 다급하게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 옆으로 따라붙은 나연은 괜찮냐, 어디 아프냐 조잘거리며 사나의 정신을 사납게 만들었다.

 

 

사나 - 하으.. 아으..! 온니, 대쓰니까 좀 가주라..

 

 

화장실 앞 복도에서 사나는 나연을 밀어냈다. 화장실까지 따라오면 분명 거사치를 때의 소리를 나연이 듣고 말 것이다.


그것만은 안된다.


나연 성격이면 멤버들에게 퍼뜨리고 망신을 줄 것이다. 아마 두고두고 놀리겠지.

 

안절부절 못하는 사나의 얼굴을 관찰하던 나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표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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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싫은데? 왜 가야돼?

 

사나 - 오, 온니...?

 

나연 - 흐흥.. 갑자기 브이앱이 하고싶냐

 

 

나연은 콧노래를 부르며 주섬주섬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 모습에 기겁한 사나가 나연의 손을 붙잡았다.

 

 

사나 - 온니.. 뭐, 뭐하는거야? 왜구래?

 

나연 - 뭘 왜그래? 팬들한테 가식없는 트와이스의 평소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뭐, 사람이 똥도 싸고 그러는거잖아?

 

 

나연의 웃음에 사나가 이를 악물었다.

 

 

사나 - 임나욘 너..!

 

나연 - 어라..? 임나연? 너?

 

 

나연이 핸드폰 잠금화면을 해제하자 사나가 나연의 팔을 붙잡으며 달라붙었다.

 

 

사나 - 하읏.. 고, 고멘..! 미안함니다 나연온니..!

 

나연 - 진작 그럴 것이지

 

 

나연의 비웃음에 사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지만 지금은 배가 부글부글 끓는게 더 심각했다.


설마 먹는 것에 무슨 짓을 했으리라곤. 사나는 울화통이 터졌다.

 

 

사나 - 오, 온니.. 내가 미아내.. 나 화장실 좀 가따가 갈테니까 촬영장에서 기다려주라.. 응?

 

나연 - 싫은데~?

 

 

나연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사나를 오히려 꽉 붙잡았다.

 

 

사나 - ..?

 

나연 - 다들 밥 얼른 먹고 화장실 왔으면 좋겠다. 그럼 여기서 똥쟁이 한 명 볼 수 있을텐뎈

 

사나 - ...! 이, 임나욘 너...! 칙쇼..!

 

나연 - 아직 정신 못차렸네?

 

사나 - 죽어써... 임나욘 너 진짜.. 두고바! 죽어써!

 

 

이를 부득부득 가는 사나의 모습에 나연은 어깨를 으쓱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성을 내던 사나는 나연을 밀치고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나연은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실랑이 한 지 몇 분.


평소였다면 사나가 딱히 나연에게 힘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사나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이미 한계치까지 다다른 뱃속은 꾸룩꾸룩 소리를 내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어딘가에 힘이 풀릴 것 같았다.

 

긴장을 놓는 순간 사나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것이란 걸 직감했다.

 

사나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낑낑거렸다.

 

 

나연 - 스마트폰이야? 진동 오지게 하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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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하읏...! 온니, 내가.. 읏! 잘모태써, 내가 건방져써! 아프로 시키시는 거 다 하게씀니다!! 제발 놔주세욧!

 

나연 - 호호홋!

 

 

나연은 그동안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발을 동동거리는 사나의 모습에 나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언제쯤 화장실을 보내줄까 고민했다.

 

적당히 풀어주면 분명 또 복수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다. 아주 정신을 빼놔야 그런 맘을 못먹지.

 

나연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다리를 부들거리는 사나의 모습에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사나 - 제발, 제발! 혼또니 고멘! 내가 모땐뇬임니다!

 

나연 - 앞으로 깝치지 마라. 알겠냐?

 

 

사나는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던 나연은 인심 쓴다는 표정으로 사나를 놓아주었다.

 

그러나 나연이 갑작스럽게 잡고 있던 손을 놓는 바람에 힘을 주며 대치하고 있던 사나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결국 사나가 바닥에 주저앉는 그 순간,



뷰르륵! 푸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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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하으~... 읏..!?

 

나연 - ..?!

 


사나의 미묘한 소리와 함께 순간 복도가 정적에 휩쌓였다.



부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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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 임나욘 개샛키...!



무언가 흐르는 소리와 함께 사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