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외계행성을 관측하고 있다. 그들의 눈물겨운 똥꼬쇼 덕에 우리는 지금까지 수천여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우주에서 행성이라는 것은 꽤나 흔하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그 다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금도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생명체도 우주에서 흔할까?'
사실 생명체의 존재가능성을 논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우리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탄소를 베이스로 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생명체가 그러하다고 외계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체도 탄소기반일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한 논리전개이다.
탄소라인에 위치한 실리콘 등을 베이스로 할 수도 있고 그 외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우리가 생각하기에 존나 극단적인 환경이라 할지라도 그곳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감히 어떠한 조건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있고, 어떠한 조건에서는 살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탄소기반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었고, 그 조건 하에서 외계행성들의 생명체 존재가능성을 놓고 논쟁중이다.
이는 생명체 존재가능성을 탄소기반 생명체로 한하여 정한 것이고,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천문학자들은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계행성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 중 하나는 바로 펄서 주변을 도는 행성이다.
공교롭게도 펄서주변을 도는 행성은 외계행성 분야의 출발점과도 연관되어 있다.
관측역사상 최초로 발견된 태양계 밖 외계행성의 환경은 천문학자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지금껏 태양과 비슷한 나이대인 주계열 별에서만 발견될 것이라고 믿어졌던 외계행성이 다름아닌 펄서 주변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펄서란 중성자별의 또다른 이름이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틀딱별이 되어 죽고난 후 대부분의 질량을 우주로 내보내고 남은 찌꺼기를 가리켜
중성자별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탄생한 중성자별의 질량은 태양의 2~3배정도 한다. 지름은 수십 km정도로, 한 도시만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허나 중성자별은 엄청나게 무서운 존재이다. 지름 수백만 km였던 별이 수십 km로 줄었기 때문에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해
자전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이 엄청 빠른 상태에서 양 극으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중성자별이 바로 '펄서'이다.
자전속도가 특별히 더 빨라서 초당 수천번에 이르는 녀석을 가리켜 밀리세컨 펄서라고 한다. 우리가 그것을 관측했을 때 전자기파가 수 밀리초마다
강하게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엔 마치 맥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pulsar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중성자별은 심지어 자기장도 엄청나게 쎄며 방출하는 전자기파와 하전입자 모두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있기 때문에 근처의 생명체에겐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 엄청난 환경에 존재하는 행성이라니.. 우주에서는 그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또한번 입증된 사건이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환경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펄서 주변을 도는 행성의 생명체 존재가능성에 대해선 그동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고에너지 입자가 즐비한 환경에서는 제아무리 튼튼한 분자구조라 할지라도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작게는 기형아 출산에서부터 크게는 피부괴사나 암에 걸리는 현상이 그것이다.
중성자별도 생명체 거주가능 구역을 논할 수 있을까?
그런데 몇몇 천문학자들은 이 펄서의 골디락스존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여 계산을 해보았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중성자별은 노무나도 작고 핵융합도 하지 않기 때문에 골디락스존이 중성자별에 매우 가까운 영역에서 형성될 것만 같다.
그런데 중성자별에 가까울수록 치명적이니 우리 상식에 따르면 중성자별 근처에서 생명체가 번성하는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의 계산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최소 수천만 km에서부터, 펄서의 질량이 크다면 지구-태양 사이의 거리 수준에서도 골디락스존이 형성된다고 한다.
지름 수십km짜리 좆만한 공인데도 불구하고 태양과 비슷한 수준에서 골디락스존이 형성되는게 참으로 신비롭다.
그렇다면 이정도 떨어져 있어도 과연 생명체에겐 안전할까? 이는 행성의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나름대로 펄서 주변을 도는 행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먼저 행성이 너무 작으면 안된다고 한다. 행성이 작으면 중력이 약하며, 중력이 약하면 대기를 붙잡을 힘이 그만큼 줄어듦과 동시에
강력한 하전입자와 전자기파는 물론, 펄서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내뿜는 항성풍인 pulsar wind(번역어를 못찾겠음)가 대기를 빠르게 갉아먹는다고 한다.
계산에 따르면 지구보다 작은 행성의 경우, 펄서 주변을 공전한다고 하면 수천년 내로 대기를 완전히 잃어버릴 것이라고 한다.
펄서의 존재만으로도 근처의 행성들에겐 재앙과도 같다.
두번째는 대기의 양이다. 천문학자들은 지구 대기질량의 수백만배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기가 무한정 뻗어나갈 수는 없으니 결국 대기밀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야 한다는 말씀.
행성이 너무 작으면 안되고, 대기의 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야 한다라.. 이 조건을 만족하는 행성이 있을까?
일단 행성이 크고 대기밀도가 존나 높은 케이스는 태양계에도 존재한다. 바로 화성 바깥의 외행성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기로 이들에겐
발 디딜 표면이 없다. 그렇다면 발 디딜 표면이 존재하면서 대기의 밀도가 높아야 한다면? 한 가지 경우가 떠오른다. 바로 '슈퍼지구'이다.
슈퍼지구는 지구질량의 1~4배정도 되는 존나 커다란 돌덩이 행성을 말하며, 그 크기의 한계치는 해왕성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슈퍼지구에 대기가 존재한다면, 기본적으로 대기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서, 질량이 큰 슈퍼지구의 경우
대기의 양이 지구의 수백만배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천왕성과 지구
이는 우리 태양계의 가스행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천왕성과 해왕성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두 행성 모두 지구보다 약간 더 큰 중심핵을 갖고있다.
지구만한 핵을 두께 수만km의 거대한 가스층이 뒤덮고 있으며, 이 가스층도 중심 근처에서는 압력이 노무 높은 나머지, 대부분 액화되어있는 상태이다.
천왕성과 해왕성 모두 지구질량의 50배 이상이며, 금속핵의 질량만 따져봐도 약 지구의 15배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은 순전히 수소, 헬륨, 메탄 등의 대기구성물질로만 지구질량의 30배이상을 머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슈퍼지구가 좀 더 커지면 미니해왕성이 된다.
지구 대기의 평균질량이 약 5.15 * 10^(18) kg 정도라는데, 이는 지구질량의 백만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천왕성과 해왕성 모두 지구대기질량의
수천만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대기를 갖고있는 것이다.
슈퍼지구를 구성하는 암석덩어리의 질량이 좀 더 커졌을 때 천왕성이나 해왕성같은 가스행성이 됨을 고려하면 슈퍼지구의 대기밀도가
지구의 수십만배에서 수백만배에 이르는 수준이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말이다.
또한 최근에는 펄서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하전입자들이 슈퍼지구의 대기상층부를 덥힐 수 있어 그 내부의 표면온도를 적정 수준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만약 이러한 조건에 적응한 생명체가 있다면, 이들은 지구의 심해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닮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PSR B1257 + 12 행성계에 존재하는 행성 3개. 왼쪽부터 A, B, C의 컨셉아트
지금까지 내용만 보면 '이론적으로는' 펄서 주변에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로 관측한 사례가 있을까?
펄서 주변을 도는 행성이 있는 펄서시스템은 지금까지 5개 정도가 발견됐다.
그중에서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은 딱 한 개 존재한다. 바로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최초로 발견된 외계행성계인 PSR B1257 + 12
행성계이다.
이 행성계엔 3개의 돌덩어리가 돌고 있는데, 바로 A, B, C이다. 이중 B, C(위의 짤에서 오른쪽 2개)는 둘 다 지구질량의 약 4배정도인 슈퍼지구이며
둘다 모두 태양-수성 궤도상 위치 즈음에서 펄서 주변을 돌고 있다고 한다.
이 펄서의 질량과 밝기를 고려하면 두 개의 슈퍼지구는 모두 골디락스존에 포함되며, 이때문에 이 슈퍼지구에 엄청난 밀도의 대기가 존재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아직까지 이들의 대기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아마 별이 죽었을 때 폭발의 충격파로 대기가 완전히 벗겨졌거나, 폭발로 나온 물질에 의해 만들어진 행성이라고 해도 미처 대기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중성자별에 의해 벗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연구를 해야하는 녀석들이다.
펄서 주변에 생명체가 산다면 아마 심해의 생명체와 비슷하지 않을까?
만약 이들에게 지구대기의 수백만배에 달하는 대기가 존재하여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이 극단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상상해보라.
대기압은 지구의 수천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주변은 따뜻한 안개로 뒤덮여있다. 대기가 엄청나게 두껍기 때문에 엑스선과 감마선은 물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등 모든파장의 빛이 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여 주변은 칠흑과도 같이 어둡다. 정말로 지구의 심해와 유사한 환경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고등생명체가 진화하여 번성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3줄요약
1. 펄서의 존재는 생명체에겐 치명적인 환경을 선사(?)한다.
2. 그러나 행성이 상당히 크고 대기도 엄청 두껍다면
3. 지구의 심해와 유사한 환경이 되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다.
출처
https://apatruno.wordpress.com/2017/05/23/the-habitable-zone-around-neutron-stars/
https://phys.org/news/2017-12-habitable-planets-pulsars-theoretically.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