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대한민국은 미국의 힘으로 독립을 맞이했고,
6·25 전쟁의 위기 역시 미국의 도움으로 극복한 나라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미국과 '무기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공고한 연합방위체제(연합사)까지 갖춘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한반도는 지리적 특성상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최전방에 위치해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바탕 역시
자유민주주의 해양 세력의 연대와 미국의 안보 자산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한반도 이북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
반(反)자유민주주의이자 반시장경제 체제를 가진 국가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초한전(超限戰)'이라 불리는
중국의 신종 소리 없는 전쟁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안보 체제가 침식당하고 있다.
이러한 엄중한 위기감 속에서 가장 확실한 군사동맹국인 미국에 연대와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그것이 바로 시위 현장에서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흔드는 본질적인 의미다.
그럼에도 '자주국방(자주국방이 동맹 없이 홀로 싸우는 것을 뜻하지 않음에도)'이나
'국가의 자존심'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있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다.
본인의 신념에 따라 성조기를 흔들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타인이 들고 있는 성조기를 강제로 내리라고 요구해서는 안 되며,
속으로 비판할지언정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조직적인 선동과 분탕질로 여론을 왜곡해서도 안 된다.
사람은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넓이와 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적 혼란을 대한민국 내부의 건강한 좌·우 대립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초한전'이라는 외세의 치밀한 개입 속에서 치러지는 사실상의 소리 없는 전쟁으로 볼 것인가.
바로 이 지점에서의 정세 판단 차이가 성조기를 드는 자와 들지 않는 자의 관점 차이다.
현대 사회에서 오직 자국의 군사력만으로 전쟁을 치르는 나라는 없다.
진정한 강대국이란 스스로의 국방력뿐만 아니라, 강력한 동맹국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
우리는 과거 홍콩의 민주화 시위, 중국 베이징의 기습 시위,
그리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서 왜 성조기가 등장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이 자존심이 없거나 미국의 속국이 되기를 자처해서 성조기를 흔들었겠는가?
결코 아니다. 체제의 위기 앞 연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성조기를 흔들지 않아야 더 많은 대중이 우리 시위에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려면 막연한 추측이 아닌 확실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미국이 싫고 성조기가 거부감 들어 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설령 현장에 성조기가 없더라도 애초에 함께하지 않을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