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요업체 판매분석
전기차 전략이 승패 갈라
中, 수출비중 19→32% '껑충'
저가공세 밀린 美·獨 역성장
전략부재 혼다·닛산은 수렁
韓, 하이브리드 전환으로 성과
SW차량 기술선점은 과제로




중국 자동차 업계가 내수 성장 한계를 글로벌 시장 확대로 돌파하며 전 세계 완성차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전환과 중국 업체의 급격한 해외 확장 속에 구조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24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한 140만대로 집계됐다.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1분기 중국 내수 판매량은 605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82만2000대로 줄어들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이후 저가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며 내수 부진이 심화한 영향이다.

반면 중국 완성차의 해외 판매량은 올해 1분기 222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7% 급증했다. 이 기간 전체 판매량 중 해외 판매량 비중도 19%에서 31.6%로 확대됐다. 중국 완성차 업계가 내수 성장 둔화를 수출 확대 전략으로 돌파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중국 자동차 수출은 90만1000대로 전년 대비 74.4% 증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수출은 11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180% 급증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 더해 하이브리드·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기존 완성차 강자들의 핵심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신규 등록이 7만4728대로 전년 대비 112.4% 증가하며 점유율이 33.9%까지 상승했다.

반면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역성장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요타그룹은 올해 1분기 해외 판매량 1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6% 줄었다. 도요타를 제외한 혼다와 닛산 등 주요 업체는 판매 부진과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했다.

혼다는 지난달 한국 판매 사업을 종료했고 약 16조원 규모의 캐나다 온타리오주 전기차·배터리 공장 투자도 무기한 보류했다. 닛산은 유럽 인력 900명을 감축하고 영국 선덜랜드 공장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차 위기의 배경에는 전동화 전략 부재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의 전환 흐름이 빨라질 때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 경쟁력 유지에 집중했다. 닛산은 2010년 전기차 리프 출시 이후 후속 모델 투자가 늦었고 혼다 역시 전용 전기차 시장 진입이 지연됐다. 뒤늦은 투자 확대 과정에서 전기차 캐즘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미국·독일 완성차도 중국 공세 앞에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도요타그룹 해외 판매는 9.6%, 폭스바겐그룹은 11.4%, 제너럴모터스(GM)는 12.2%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해외 판매가 147만2844대에서 145만5381대로 1.2% 줄며 정체 흐름을 보였다.

특히 폭스바겐과 GM은 최대 수익원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현지 전기차 업체와 가격 경쟁 심화로 점유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의 관세장벽 강화와 유럽의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 방어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저가 전기차 경쟁'에서 '소프트웨어·플랫폼 경쟁'으로 전장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향후에는 자율주행과 차량용 운영체제(OS), 브랜드 신뢰도 확보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추동훈 기자 / 한지연 기자]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한지연 기자(han.jiye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