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지(14)양의 친구들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렉스 그루버옹에게 보낸 편지./WOWT 홈페이지
군인인 아버지의 파견으로 가족들과 미국에 살고 있는 열네 살 여중생이 지역에 거주하는 6·25 참전 노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국의 친구들과 함께 손편지 스무 통을 써서 전달한 사연이 현지 TV 뉴스에 소개됐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지역 방송인 WOWT는 22일 오마하 근교 도시 엘콘에 살고 있는 중학교 3학년 이은지양이 퇴역 해병대원이자 6·25 참전 용사인 렉스 그루버(96)씨에게 손편지를 보낸 이야기를 보도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거주하는 14살 한국 소녀가 한국의 친구들과 힘을 합쳐 6.25 참전 상이용사 렉스 그루버 옹에게 손편지 스무 통을 전달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WOWT
방송은 “그루버씨는 최근 얼굴도 본 적 없는 한국 학생들로부터 손편지들을 받았다”며 한글과 영어를 곁들인 손편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내용을 소개했다. “당신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 덕분에 오늘날 저희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 한국 땅을 밟으셨을 때 느꼈을 두려움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전달한 이양은 ‘뜻밖의 편지’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이양은 지난해 말 미 전략사령부에 파견된 한국군 연락장교 아버지(이진기 공군 대령)를 따라 네브래스카주로 와 현지 학교에 다니고 있다. 네브래스카 최대 도시 오마하 인근에 전략사령부 본부가 있다. 지난 2월 이곳에선 한미 공동 주관으로 6·25전쟁 참전 영웅 초청 행사가 열렸다. 15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로 부대원뿐 아니라 주 의원, 오마하 시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양도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아버지 이 대령을 통해 한국 사령관 명의의 감사 편지와 대형 태극기, 기념품이 그루버에게 전달되는 것을 지켜봤다.

한국에서 온 감사 편지를 전달한 이은지양과 참전용사 렉스 그루버씨./WOWT 홈페이지
이양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가 누리는 자유가 참전 용사들의 복무 덕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편지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SOS’를 쳤고, 친구들은 기꺼이 화답했다. 저마다의 손글씨로 종이를 가득 채운 손편지 스무 통이 공수됐다. 이양은 다시 그루버씨를 찾아가 손편지를 전달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그를 위해 직접 영어 번역본까지 전달했다. “솔직히 저는 그 상황에서 얼마나 큰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지금의 저보다 겨우 한 살 많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때 당신이 마주했을 두려움과 불안의 차가운 공기가 제 피부에 스치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내용의 번역본을 받아든 그루버씨는 환한 미소로 편지들을 읽으며 “누군가 이런 일을 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17세이던 1948년 미 해병대에 입대한 그루버씨는 미 해병대 1사단 5연대 2대대 ‘도그(Dog)’ 중대 소속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1950년 8월 낙동강 전선에서 다리에 두 차례 총상을 입었고, 치료 끝에 복귀했지만 그해 11월 원산 상륙 작전과 장진호 전투에서 또다시 관통상을 입어 일본으로 후송됐다. 참전 당시 무공을 인정받아 퍼플 하트 훈장도 두 차례 받았다. 결국 1952년 2월 의병 제대 후 고향인 네브래스카로 돌아왔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양은 방송에서 “이 일은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놨다”며 “미국 친구들에게도 한국전쟁과 참전 용사들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당신 덕분” 美 참전용사 감동시킨 韓 중학생들의 편지
멸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