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많아 유가 충격 비켜가
낮은 물가에 금리 변동성 작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계속되자 중국 국채 가격이 상승세(국채 금리 하락)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는 물론 금, 은 등 전통적 안전 자산마저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이례적인 강세를 보여 주목된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이날까지 0.02%포인트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38%포인트, 영국 국채 금리는 0.7%포인트 급등한 것과 대조된다. 이달 들어서도 중국 국채 금리는 연 1.8%대 초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 발발 이후 오히려 중국 국채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교적 탄탄한 중국 경제 체력이 국채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중국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다변화된 구조를 갖췄다. 막대한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올 수 있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덜 받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보다 오랜 기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아시아 국가도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부터 내수 진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중국 국채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베이징 금융계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 등은 금융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인민은행은 예측 가능하고 일관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채 투자자가 불확실성을 꺼린다는 점에서 중국 국채의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낮은 물가도 중국 국채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 심화, 수요 위축에 따른 고질적인 물가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국 목표치인 2%를 한참 밑돈 1%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면 덩달아 높아지는 다른 나라 국채 수익률과 중국이 차별화되는 요인이다.

중국 내 투자자도 중국 국채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중국은 당국의 자본 통제로 해외 대체 투자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FT는 “중국 국채 가격은 이란 전쟁과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