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구매력평가 기준 ‘중국>미국’
주요 DB·저널 등재 논문수도 앞서
기초연구는 美 우위…격차는 좁혀져
전문가 “놀랄 일 아냐…예고된 흐름”
한국, GDP 대비 연구개발비 2위 유지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2024년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와 피인용 건수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 시작한 가운데, 과학기술 패권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월31일 발표한 과학기술지표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R&D 지출액은 1조3000억달러를 기록해 미국(1조1000억달러)을 처음 추월했다. 이는 국가별 물가 수준을 반영해 실제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3일 기준 환율은 1달러당 약 6.7위안이지만 PPP 조정을 적용하면 1달러가 4위안으로 환산된다. 해당 기준은 중국은 임금 수준이 미국보다 낮기 때문에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연구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주요 경제국 국내총연구개발비 추이. 2024년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다. OECD 누리집 캡처

◆10년간 연 10% 증가…미국 증가율의 3배=이번 역전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OECD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최소 10년간 연평균 10%가량 R&D 지출을 늘려왔다. 2024년 중국의 R&D 지출 증가율은 9.7%로, 미국(3.4%)의 3배가량이었다.

리탕 중국 푸단대학교 정책연구원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히 놀랍지 않다”며 “갑작스러운 추월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온 흐름”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과학기술 추격은 투자 규모에만 그치지 않는다. 2022년 피인용 상위 논문 수에서 이미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고, 2024년에는 세계 최대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웹오브사이언스 등재 논문 수와 145개 주요 과학저널 게재 논문을 추적하는 네이처 인덱스 논문 수에서도 미국을 넘어섰다.
 

◆기초연구는 미국이 여전히 우위=다만 기초연구 투자 비중에서는 미국이 아직 앞선다. OECD에 따르면 미국은 GDP 대비 0.5%를 기초연구에 투자하는 반면, 중국은 0.19%에 그친다. 기초연구는 즉각적인 상업적 목적 없이 지식 자체를 탐구하는 순수 과학 분야를 말한다.
 

리탕 연구원은 “미국은 여전히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기초과학에 무게를 두지만, 중국은 응용연구와 실험개발에 치우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기초연구 집중도(GDP 대비 비중)는 수년째 정체 중이지만, 중국은 점진적으로 상승 중이어서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캐럴라인 와그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과학정책 연구원은 “중국이 앞으로 호기심 주도 순수 연구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연도별 한국 연구개발 지출 추이.


한편 한국은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5.13%를 기록해 조사 국가 중 2위를 유지했다. 1위는 이스라엘(6.35%), 3위는 대만(4.10%), 4위는 일본(3.62%)이다. 절대적인 금액도 131조원을 기록하면서 전년(119조원)보다 10.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