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9.3만t 저장 인프라 기반 갖춰
벙커링 시장 점유율 60% 정조준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돔 탱크. 롯데정밀화학 제공
[파이낸셜뉴스]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암모니아가 무탄소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 흐름에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치며 선박 연료와 수소를 잇는 핵심 에너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롯데정밀화학의 국내 최대 암모니아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울산 태화강을 따라 늘어선 거대한 흰색 탱크들. 멀리서는 평범한 저장시설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높이 43m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가 드러난다. 한때 비료 원료만 보관하던 이 곳은 이제 선박 연료와 수소를 잇는 에너지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돔 탱크. 롯데정밀화학 제공
현장에서 바라본 울산 암모니아 터미널에는 돔 형태의 대형 탱크 6기와 구형 볼탱크 2기가 줄지어 있었다. 저장 능력은 총 9만3000t이다. 울산항 부두와 연결된 배관을 따라 암모니아가 이동하고, 인근에서는 탱크로리 출하 설비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이 인프라는 향후 선박 연료 공급과 수소 생산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이곳에서 기존 수입·저장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연료 공급과 수소 사업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유통을 넘어 에너지 공급자로의 전환에 나선 것이다.
암모니아는 기존 비료·화학 원료를 넘어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수소 캐리어’이자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 강화로 해운업계의 연료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롯데정밀화학 울산사업장 전경. 사진=구자윤 기자
강남식 롯데정밀화학 기술부문 부문장은 “과거 암모니아를 직접 생산하던 회사가 이제는 돔탱크 기반 인프라를 통해 아시아 최대 암모니아 수입·저장 업체로 자리 잡았다”며 “암모니아 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7000억원 중 약 4000억원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그린 암모니아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울산항을 통해 수입해 터미널에 저장한 물량은 글로벌 청정에너지 기업 엔비전이 중국 내몽골에서 생산한 것으로, 풍력과 태양광 등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된 그린 암모니아를 해외에서 들여와 상업적으로 활용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로 평가된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를 선박 연료와 수소 생산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수요에 쓸 계획이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 ‘아시아 1위 청정 암모니아 허브’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그린 암모니아 공급처는 동남아, 남미, 호주 등으로 다각화할 방침이다.

롯데정밀화학이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그린 암모니아를 수입·하역 중인 모습. 롯데정밀화학 제공
특히 암모니아 선박 연료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 선박연료 공급업에 등록한 데 이어 관련 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모습이다. 강 부문장은 “암모니아 추진선이 글로벌에서 약 50척 발주되는 등 벙커링 상업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를 사실상 시장 개화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6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암모니아는 선박·수소·발전까지 확장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 축으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K-청정 암모니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롯데정밀화학의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