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으로 '法'을 찌르다




 
  • 강호빈 기자 
  • 자유일보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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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왜곡죄' 시행 첫날...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李 대통령 권익 해하려 '서면주의' 의도적 미적용"
국수본에 사법부 수장 고발...박영재 대법관도 함께
용인서부경찰서에 수사 배당...'사법3법' 동시 공포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을 뼈대로 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공포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사법개편 3법’이 12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됐다.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단이 이유였다.
시행 첫날부터 대법원장이 고발 대상이 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을 접수해 사건을 경기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박 대법관은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해당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고발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법 시행 즉시 수사에 착수해달라’는 취지로 지난 2일 선제적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발장에서 "형사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징역 10년 이하의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법관들이 사건 기록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 7만 쪽에 달하는 종이 기록을 출력해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록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판단이 내려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1일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여권을 중심으로 "7만 쪽에 달하는 기록을 단기간에 검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졸속 재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 사건 기록을 충실히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고발은 법왜곡죄 시행의 파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법을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법안을 두고 판·검사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국 법원장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충북 제천에서 간담회를 열고 ‘사법 3법’ 시행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사법제도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 방안 △법왜곡죄 도입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사법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AI 개발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부터 재판소원 청구 접수를 시작한 헌법재판소에는 오전 9시까지 4건이 접수됐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 A씨가 청구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소송에 대한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 사건으로 파악됐다.
2호 사건은 납북귀환어부 유족들이 형사보상 지연과 관련한 국가배상청구 기각 취소를 구하며 제기한 사건이다.
헌재는 매년 최대 1만5000건의 재판소원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