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20년대 후반 미국. 전쟁이 끝나고 경제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주식 시장은 매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주식에 투자해 일확천금을 꿈꿨다.

당대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었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 그는 소문난 자산가였지만, 동시에 냉철한 시장의 감시자이기도 했다.

어느 맑은 날 아침, 카네기는 여느 때처럼 월스트리트 인근의 단골 구두닦이 소년을 찾아갔다. 소년은 아주 능숙한 솜씨로 카네기의 낡은 구두를 닦기 시작했다.

카네기: "얘야, 오늘도 솜씨가 아주 좋구나."

구두닦이 소년은 땀을 훔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년의 눈빛이 진지해지더니, 카네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구두닦이 소년: "아저씨, 혹시 '대서양 전신전화(ATT)' 주식 있으세요?"

카네기: (깜짝 놀라며) "응? 갑자기 그건 왜 묻니?"

구두닦이 소년: "제가 어제 손님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회사가 조만간 엄청난 호재를 발표한대요! 지금 사두면 무조건 눈감고도 세 배는 번다더라고요. 저도 지난주에 구두 닦아 번 돈을 털어서 몽땅 샀어요! 아저씨도 얼른 사세요!"

카네기는 소년의 말에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내면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구두를 다 닦은 카네기는 소년에게 넉넉한 팁을 건네고, 곧장 자신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비서에게 소리쳤다.

카네기: "당장! 내가 가진 모든 주식을 전량 매도하게! 하나도 남김없이!"

비서: "네? 사장님, 지금 시장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팔면 엄청난 손해입니다!"

카네기: "아니, 지금이 가장 비쌀 때야. 구두닦이 소년까지 주식 정보를 말하고 전 재산을 투자할 정도라면, 더 이상 주식을 살 사람은 세상에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지. 시장은 곧 무너질 걸세."

카네기의 예감은 적중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 찾아왔다. 미국 주식 시장은 역사상 유례없는 대폭락을 맞이했고, 광란의 파티는 순식간에 비극으로 끝났다.

하지만 카네기는 구두닦이 소년 덕분에(?), 대폭락 직전에 전 재산을 지켜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