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번 크게 부딪혔던 사이라

이번엔 다를 줄 알았다

 

사소한 말 하나,

별 의미 없던 표정 하나

그 정도는 웃고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또 엇갈렸다

 

싸움이라 부르기에도 애매한 순간이었는데

핸드폰 화면에 뜬 건

대화가 아니라 블라였다

 

이게 이렇게까지 될 일이었나

몇 번을 되짚어본다

내가 조금만 더 참았으면,

한 마디만 덜 했으면

지금처럼 공허하진 않았을까

 

화가 난다기보단

그냥 아쉽다.

 

다시 좋아졌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생각보다 약했나 싶어서

그래도 난

그 시간이 거짓은 아니었다고 믿고 싶은데

 

어쩌면

이건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조금씩 놓치고 있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연락할 수 없는 창을 바라보다가

괜히 웃음도 안 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