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올트먼·아모데이, ‘악수 패싱’ 화제
AI 패권 두고 양사 신경전 고조
오픈AI·앤트로픽·구글, AI 모델 출시 속도 빨라져
AI 성능 대결 승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 기념촬영 중 손을 잡지 않아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 기념촬영 중 손을 잡지 않아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서 손 잡기를 거부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포함해 총 13명의 정치인과 기업 수장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일렬로 서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만세를 하는 자세를 취했는데, 나란히 서 있던 올트먼과 아모데이 CEO만 끝까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비상장 인공지능(AI) 기업을 이끌고 있는 두 CEO가 어색한 표정으로 손 잡기를 거부하는 영상과 사진은 빠르게 소셜미디어(SNS)에 퍼졌고,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경쟁 구도를 한 눈에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과거 오픈AI에서 연구 부문 부사장을 지냈던 아모데이 CEO는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면서 회사를 떠나 여동생 다니엘라와 함께 2021년 앤트로픽을 공동 창업했다. 최근 앤트로픽은 슈퍼볼 광고를 통해 챗GPT에 광고를 도입하기로 한 오픈AI의 결정을 저격했고, 올트먼 CEO는 “챗GPT 광고를 비판하기 위해 광고를 활용한 것은 앤트로픽식 이중 화법이냐”고 비꼬는 등 양사의 신경전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구글 제미나이 3 프로와 제미나이 3.1 프로의 애니메이션 생성 결과물 차이./구글 블로그
구글 제미나이 3 프로와 제미나이 3.1 프로의 애니메이션 생성 결과물 차이./구글 블로그
한 달에 신모델 3개씩… ‘AI 속도전’ 돌입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AI 3강’의 시장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신모델 출시 경쟁이 더 빠르고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반기나 분기에 한 번 꼴로 새 AI 모델을 선보였던 이들은 최근 들어 한 달 안에도 성능이 개선된 AI 모델을 3개씩 쏟아내고 있다. 챗GPT와 같은 AI 챗봇의 대중화를 이끈 거대언어모델(LLM)부터 영상·이미지·음악 생성 AI, 공간 지능을 갖춘 차세대 ‘월드 모델’까지 최첨단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픈AI를 맹추격하고 있는 구글은 이날 기존 모델보다 추론 능력을 2배 이상 높인 ‘제미나이 3.1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3 프로’를 공개한지 약 3개월 만에 성능이 개선된 후속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기존 모델인 ‘제미나이 3 프로’는 소비자용 AI 챗봇 시장에서 챗GPT의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건 구글의 첫 모델로 꼽힌다. 이전까지 오픈AI에 밀리던 구글은 ‘제미나이 3 프로’ 출시 이후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이번에 공개한 ‘제미나이 3.1 프로’가 “고도의 추론이 요구되는 고난도 작업을 위해 설계됐다”라며 AI 성능을 측정하는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주요 모델을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구글 딥마인드는 최첨단 음악 생성 모델 ‘리리아 3’를 제미나이에 탑재해 AI 음악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원하는 분위기의 곡을 글로 적거나 이미지를 올리면 ‘리리아 3’가 수 초 내로 30초 분량의 음원을 생성해낸다. 지난달에는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3차원(D) 가상 세계를 실시간으로 만들어주는 월드 모델 ‘프로젝트 지니’를 선보여 게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월드 모델은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AI 모델로, 로봇의 두뇌가 될 피지컬 AI의 관문으로 여겨진다.

구글은 LLM부터 월드 모델까지 아우르는 최첨단 AI 모델을 전 세계 수십억명이 사용하는 검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지메일, 독스 등 구글 생태계에 탑재해 AI 시장 선두주자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AI 임팩트 서밋’에서 “AI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플랫폼 전환”이라며 “우리는 초고속 발전과 새로운 발견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챗GPT
일러스트=챗GPT
오픈AI·앤트로픽, 같은 날 새 모델 출시하며 ‘격돌’
앤트로픽도 올 들어 신규 AI 모델 3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기업용 AI 시장에서 점하고 있는 우위를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이달 6일에는 클로드의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 4.6’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말 이전 판인 ‘오퍼스 4.5’를 공개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새 모델을 출시한 것이다. 최첨단 ‘오퍼스 4.6’는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여럿을 팀으로 꾸려 부릴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오픈AI는 같은 날 코딩에 특화된 ‘GPT-5.3 코덱스’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전 세계 챗GPT 사용자는 9억명에 육박할 정도로 오픈AI가 개인용 AI 챗봇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AI 코딩 시장에서 만큼은 앤트로픽의 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 54%로 오픈AI의 21%를 앞서고 있다. 기업용 LLM 시장에서도 앤트로픽의 점유율이 40%로 오픈AI의 27%보다 높다. 이에 오픈AI는 코딩 도구 ‘코덱스’의 성능을 대폭 강화했고, 모델 성능 개선 이후 이용자가 60%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앤트로픽이 지난달 12일 내놓은 최첨단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를 뒤흔들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생성형 AI 도구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란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종말)’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가 코워크 출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17일에는 클로드의 중급 모델의 최신 버전인 ‘소네트 4.6’을 공개했다.

오픈AI가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의 칩으로 구동되는 인공지능(AI) 모델 'GPT-5.3-코덱스-스파크'를 2월 12일(현지시각) 공개했다./세레브라스
오픈AI가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의 칩으로 구동되는 인공지능(AI) 모델 'GPT-5.3-코덱스-스파크'를 2월 12일(현지시각) 공개했다./세레브라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달러(약 720조원), 앤트로픽은 약 3800억달러(약 550조원)로 평가된다. 양사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 CEO간 견제는 물론, 자금조달과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는 AI 에이전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날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고, 이달 중 새 AI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AI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AI 모델 출시의 배경에는 서로를 앞서려는 의도가 크지만, 최근 고성능·저비용 모델을 쏟아내면서 대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AI 기업을 견제하려는 성격도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이달 선보인 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Seedance) 2.0’가 영화급 영상을 1분 만에 만들어내면서 미국 할리우드도 충격에 빠졌다. 시댄스는 두 줄 명령어(프롬프트)로 미국 유명 배우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옥상에서 난투국을 벌이는 장면을 생성했는데, AI가 만든 영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좋아 영화 산업 위기론이 불거졌다.

중국 콰이쇼우도 지난 5일 새 AI 영상 생성 모델 ‘클링 3.0’을 선보였는데, 최근 각종 영상 AI 평가에서 오픈AI의 소라를 제치고 1위를 자리를 꿰차는 등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날 서밋에서 “중국 기술 기업들의 발전은 기술 스택 전반에 걸쳐 놀랍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