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용 전기차 첫 수출]
1분기 호주 중심 아태 지역 출시
2분기 阿·중동, 3분기 중남미로

中 애국소비·가성비에 판매 난항
가격 대폭 낮추고 신흥시장 공략

현대차의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의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를 호주와 중동, 중남미 지역에 잇달아 출시한다. 중국 공장을 글로벌 수출 기지로 활용하려는 현대차의 전략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한한령으로 10년 가까이 축소를 거듭한 중국 사업 부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분기 호주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일렉시오를 출시하고 2분기 아프리카와 중동, 3분기 중남미로 수출 범위를 확대한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해외에 수출하는 첫 번째 사례다.

현대차는 호주에선 내달 말 일렉시오를 공시 출시한다는 목표로 가격(5만9990호주 달러·약 5400만 원) 등도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와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이어 2분기 중동의 전략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분기 중남미에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일렉시오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렉시오의 주력 공략지를 신흥시장으로 정했다. 이들 시장은 제품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비야디(BYD)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의 통계를 분석해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동남아에서 50만 대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고, 중남미(54만 대)와 아프리카(23만 대)에서도 각각 33%, 32%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중국 노동력을 투입해 생산단가를 낮춘 일렉시오로 중국 전기차를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첫 중국 특화 전기차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개발해 높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작가를 14만 위안(약 2900만 원)으로 낮출 만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시장에 맞춰 1회 충전시 중국 인증(CLTC) 기준 722km에 달하는 주행거리도 갖췄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연간 3만 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받아든 초기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 9월 출시 후 석달 간 중국에서 121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궈차오(國潮)’로 불리는 중국의 애국 소비 경향이 두드러진데다 중국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경쟁까지 본격화하면서 입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현대차가 일렉시오의 신흥시장 수출 계획에 속도를 내기로 한 데는 이같은 배경도 숨어 있다.

현대차는 한한령으로 중국에서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 판매량이 114만 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13만5대로 9분의1 수준까지 줄었다. 한때 5개였던 공장은 2개로 축소됐다. 2개의 공장마저 가동률은 30%에 그쳐 20만 대 생산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6종의 중국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중국 내 생산량을 늘리고, 이중 상당 부분을 수출용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앞서 중국 판매량을 2030년 44만4000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중국 공장의 수출량 또한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공장의 수출량은 6만6214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