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쯤인가 전역하고 알바 몇달 하다가

 

우울증+무기력증이 심하게 왔었음

 

당시에 자취하고 있었는데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본가는 버스타면 30분 걸어서 가면 2시간 거리여서

 

걸어서 집 가거나 아니면 부모님한테 5만원만 달라고 했으면

 

금방 해결될 일이였는데

 

그때는 군대 전역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었고

 

부모님한테 돈 달라고 하는게 너무 자존심 상하더라

 

근처에 아웃소싱 업체는 많아서 일당 두세번 나가면 해결 됐을텐데

 

일하기도 싫은 상태였음

 

쥐뿔도 없는 새끼가 자존심은 존나 쎄서 동사무소 가서 

 

도와달라고 하는건 때려죽여도 못하겠더라

 

집에 있는건 쌀이랑 얼마 안남은 고추장이랑 간장 참기름 이게 끝이였다

 

동전도 없어서 수돗물 끓여서 식수로 먹었는데

 

끓여도 그 특유의 쓴 맛이 심해서 너무 맛없더라..

 

문제는 허기를 채워야 되는데

 

첫 날은 오전에 고추장 밥 먹고 점심 거르고 저녁에 간장밥 먹었는데

 

이틀 사흘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었음

 

나흘되니까 물려서 도저히 못 먹겠는거임

 

그래서 밥으로 누룽지 만들어서 숭늉으로 만들어서 먹었는데

 

아침 저녁을 숭늉으로 일주일을 먹었다

 

그랬더니 숭늉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나오더라

 

숭늉 이후엔 그냥 맨밥만 이틀정도 먹었던거 같다

 

2주쯤 됐으려나

 

이렇게 있다가 진짜 뒤질거 같아서 염치 불구하고

 

엄마한테 3만원좀 달라했는데 그거 받자마자

 

근처 마트가서 분홍소세지랑 달걀 사와서 바로 부쳐 먹었는데

 

분홍소세지 그 크고 길다란걸 한끼에 다 먹었다

 

진짜 평생 먹었던 것들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눈물까지 고이더라

 

죽기전에 제일 맛있게 먹었던거 말하라고 하면

 

난 1초의 고민도 없이 저때 먹었던 분홍소세지라고 얘기할 듯..

 

저거 먹고나서 힘나서 얼마 안가서 일 다시 시작했는데

 

지금도 저때 생각해서 돈 낭비 안하고 아끼면서 살고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