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개발 중인 초대형 무인 잠수정(Extra-Extra-Large Uncrewed Underwater Vehicles, XXLUUV)이 태평양을 넘어 미국 서부 해안 항구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항해 능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무인 잠수정은 기존 유인 잠수함 크기와 맞먹는 규모로, 기뢰 설치나 선박 차단 같은 임무를 수행하며, 중국의 해양 패권 도전에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해군 및 해양 관련 전문 플랫폼 Naval News에 따르면 중국의 XXLUUV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중 드론으로, 총 항해 거리 약 10,000해리(약 18,520km)에 달한다. 이는 디젤 발전기를 이용한 수상 항해 7,000해리와 배터리 기반 수중 항해 3,000해리를 합친 수치로, 최고 수준의 디젤-전기 잠수함보다 수중 항해 거리가 6배 이상 길다.
리튬-철-인산염(LiFePO4) 배터리를 탑재해 안전성을 강조했으나,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로 업그레이드 시 수중 거리가 두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사양은 중국의 두 가지 XXLUUV 설계가 남중국해에서 경쟁 테스트를 거친 결과로, 단순 연구개발(R&D)이 아닌 실전 배치 단계로 보인다.
이 무인 잠수정은 어뢰, 기뢰(예: AQS-003A 심해 기뢰), 그리고 소형 수중 드론을 탑재할 수 있어, 항구 블록케이드나 선박 요격에 적합하다. H.I. Sutton 해군 분석가(Naval News)는 "태평양의 광활한 거리가 미국의 전략적 이점이었으나, XXLUUV의 등장으로 이 '거리 폭정(tyranny of distance)'이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부 해안 주요 항구(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나 파나마 운하를 대상으로 한 기뢰 설치 작전이 가능하며, 소모품으로 취급되는 무인 플랫폼 특성상 인명 손실 없이 고위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중국의 XXLUUV 개발은 올해 들어 가속화됐다. 2025년 9월, 베이징 군사 퍼레이드에서 8대의 소형 XLUUV(Extra-Large Uncrewed Underwater Vehicles)가 공개됐으며, AJX002와 HSU-100 모델이 주목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남중국해로 이동해 테스트됐고, 위성 영상을 통해 40미터 이상 길이의 거대 설계가 확인됐다. 중국 조선업체가 방위 전시회에서 선보인 모델은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과 대형 배터리 은행을 강조하며, 기존 XLUUV보다 훨씬 큰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 반응도 거세다. 미 해군의 보잉 오르카(Orca) XLUUV 프로그램은 중국 모델보다 작고, 아직 실전 배치가 지연된 상태다. 안듀릴(Anduril)社는 지난 9월 '고스트 샤크(Ghost Shark)' XLUUV를 미 해군에 제안하며,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동맹국 판매를 모색 중이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 우위가 미국의 해저 감시망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타임즈는 "중국의 거대 드론 잠수정이 미 해저 감시 시스템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19FortyFive는 AI 기반 자율 공격 능력이 미 해군의 '맹점(blindside)'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XXLUUV가 유인 잠수함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지만, 인간 판단의 부재로 복잡한 임무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Domino Theory는 "대만 긴장 고조 속에서 XXLUUV가 연안 방어 돌파나 장거리 작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중국 측은 공식적으로 개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으나, 구체적 배치 계획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러한 발전은 미-중 해양 경쟁을 심화시키며, AUKUS(호주-영국-미국) 협력 강화와 미 해군의 무인 시스템 투자 확대를 촉진할 전망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수중 드론 확산에 대응해 동맹국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