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리콘 수율 20%에 불과
첨단칩·장비 규제로 美中 기술 격차 유지

출처=무어스레드 홈페이지
[서울경제]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자본 투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상장한 중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무어스레드와 중국 최대 AI 반도체 설계 기업 캠브리콘을 언급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달 5일 상하이증권거래소 기술주 전용 시장인 커촹반에 상장한 무어스레드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25%까지 치솟으며 ‘중국판 엔비디아’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현지 기업들이 수요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이 상장한 커촹반을 대표하는 커촹50지수는 연초 대비 30% 넘게 급등했고 중국 토종 AI 업체 캠브리콘 주가도 2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실제 수익에 비해 과대 평가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무어스레드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실이 빠르게 줄어들고는 있지만 지난 3년 9개월간 누적 손실액은 약 60억 위안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만 급등하면서 무어스레드의 매출 대비 주가는 한때 1008배에 달했다. 이에 무어스레드 본사는 11일 공고를 내고 “최근 회사 주가 상승 폭이 지나쳐 투자자가 거래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회사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공고 직후 무어스레드 본사는 장중 19% 급락했다.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캠브리콘은 올해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캠브리콘은 최근 내년도 생산량을 올해의 3배 수준인 50만 개로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해 주목받았지만 제조 공정 수율은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캠브리콘 역시 8월 주가가 급등하자 “주가가 회사의 현재 펀더멘털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간 기술력 차이는 당분간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AI 칩 설계 업체들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TSMC의 최첨단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없다. 또 정교한 고성능 AI 칩을 제조하기 위한 장비가 주로 미국과 일본·네덜란드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장애로 지목된다. 칼 리 애버딘인베스트먼츠 중국 주식 투자 매니저는 “첨단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공급 부족이 벌어지고 있다”며 “중국이 기술적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당분간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