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배경: 4.10 총선에서 대패하여 궁지에 몰린 윤석열이 탄핵을 피하기 위해 최후의 발악을 한 것이다. 정적은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것 같다.  

계엄군이 국회를 장악하지 못한 이유는 제1경비단장의 항명때문이다.

서울에서 비상사태시 즉시 작전에 투입될수 있는 유일한 완편부대(完編部隊)가 청와대 외곽경호를 담당하고 있는 제1경비단(3033부대)이다. 2010년대 이전만 해도 A급 신병만 뽑아가고 군기가 엄청 세기로 유명했다. 1979년 12.12때도 전두환이 심복인 장세동이 단장으로 있는 경비단을 기반으로 거사를 도모한 것이다. 따라서 비상계엄을 하려면 가장 확실히 장악했어야 했던 부대가 제1경비단이었다. 



<제1경비단>


제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은 계엄 선포 직후 국회 통제 임무가 주어졌으나 이후 국회를 향해 출발한 후속부대에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국회통제는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특전사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면 국회바깥에서 제1경비단이 인수인계 받아서 수방사벙커로 끌고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헬기를 통해 국회로 진입하는 특전사>


계엄을 선포하면 즉시 군병력을 동원해서 국회와 언론을 완벽하게 통제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둘다 통제하지 못했으니 당연히 실패하게 된 것이다. 

윤석열이 재차 계엄령을 선포하고 다시 국회를 공격하려는 것을 김용현이 말린 가장 큰 이유가 조성현 대령의 항명이었다고 한다. 수도방위사령부가 사령관 직속으로 두고 즉시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전투부대가 서대문구 현저동에 위치한 제1경비단이다. 그런데 제1경비단장이 대놓고 직속상관의 명령을 위법하다며 거부하고 절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하는 상황에서, 계엄을 여러 번 더 선포하고 국회를 공격하고 실탄을 사용할 것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면, 제1경비단이 반란행위를 진압하겠다며 용산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김용현이 전달하여 윤석열이 계엄을 지속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한다.

조성현 단장은 비육사(ROTC) 출신인데다가 야당지지 성향이었던 것 같다. 원래 제1경비단장은 육사출신 중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우수자만 단장을 맡을 수 있는 장군진급의 요직이다. 특히 작전통(作戰通)이어야 맡을수 있는 요직인데 어떻게 ROTC 출신이 단장을 맡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조성현은 역대 제1경비단장 중 최초로 육사 출신이 아닌 비육사 출신 경비단장이다. 

윤석열은 군경력이 전무하여 군을 모르기에, 충암파인 김용현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것 같다. 하지만 김용현도 무능한 인물이었다. 아니 김용현은 제1경비단장, 수도방위사령관까지 지낸 사람이 어떻게 제1경비단을 그렇게 소홀히 관리할 수 있는가? 정권을 장악하자마자 제1경비단은 유능하고 가장 믿을수 있는 인물에게 단장을 맡겼어야 했다. 제1경비단은 서울에서 유일한 전투부대로서 친위부대 성격을 띄고 있기에 비상계엄시에 가장 중요한 부대이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을 주말에 선포하지 않은 것도 실패의 원인 중 하나이다. 주말 새벽 3~4시에 기습 선포했다면 성공가능성이 조금 더 높았을 것이다. 

재밌는 것은 여당소속 지자체장들은 모두 비상계엄에 사실상 협조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의힘 정치인중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인물은 한동훈, 안철수, 조경태이다. 한동훈은 당대표임에도 전쟁이 벌어지자 적과 협력하고 말았다. 결국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해제를 요구하여 계엄이 해제된 것이다. 한동훈은 중도좌익으로 비상계엄 직전 윤석열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  

전두환이나 윤석열이나 미국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거사를 도모했다. 미국은 중립을 지키고 있었다. 언제나 미국은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힘센자의 편을 든다. 1979년 12.12 때도 역쿠데타 세력이 미국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전두환이 군, 언론, 정치계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고 전두환 편을 들어주었다. 다만, 전두환에게 역쿠데타 세력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고 핵무기 개발은 포기하도록 압박하였다. 따라서 2024년 12.3 비상계엄도 비슷했을 것이다. 만약 윤석열이 비상계엄에 성공하여 완전히 장악하면 윤석열을 인정하되 미국말을 듣도록 압박했을 것이다.    

비상계엄 실패결과, 국민의힘은 현재 힘이 하나도 없다. 이재명 정부가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을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모든 법안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