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2017년 7월 7일 홍콩으로 출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을 한 뒤 일본 측이 중·일 방위당국 간 전용회선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중국 측이 거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요미우리신문 등이 9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중국 전투기가 레이더를 조사한 이후 중·일 방위 당국의 전용회선 핫라인을 일본이 사용하려 했지만, 중국 측이 응하지 않으면서 군사 대립을 회피하기 위한 대화의 틀이 기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당국 간 대화도 거부하는 중국의 폐쇄적인 자세가 드러난 셈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집권 자민당이 전날 개최한 합동회의에서 이같이 설명했으며,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본 측에서 시도했지만 기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국 핫라인은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연락체계의 일환으로 2023년 마련됐다. 양국 간 신뢰를 높이고 불의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방위 당국 간부의 통화 도구로서 만들어진 것이다. 같은 해에 당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이 핫라인을 이용해 통화를 한 바 있다.
앞서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핫라인이 사용됐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답을 삼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다만 “일본과 중국 간에 예측할 수 없는 충돌을 회피하려면 일·중 방위 당국 간에 적시의 의사소통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핫라인의 적절하고 확실한 운용을 중국 측과 확실히 확보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이 촬영한 중국의 J-15 전투기 모습. EPA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7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인 6일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을 항해 중이던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출격한 J-15 함재기가 자위대 F-15 전투기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간헐적인 레이더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논평을 통해 일본 측이 정상적 군사훈련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NHK는 1차 레이더 조사는 중국 함재기와 일본 전투기의 거리가 52㎞ 정도일 때, 2차 조사는 148㎞ 정도일 때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이 태평양 등에서 조금씩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한 일본 방위성 간부는 “중국의 ‘살라미 슬라이스 전술’이 작년부터 두껍게 베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이 전술은) 살라미 소시지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얇게 잘라가는 것에 빗댄 예인데, 그것이 대담해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지난해 이후 중국군에 의한 일본 영공 침범과 자위대기에 대한 중국기의 이상 접근도 반복돼 왔다”고 보도했다.
항공자위대 공장보(소장) 출신 하야시 요시나가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일 간 대립이 군사적 긴장 단계로 발전했다면서 “방위당국 간 전용회선 핫라인을 작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카이치 정권은 대화를 통해 전쟁을 멀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