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재단 해산을 검토하라니, 그런 말이 대통령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어처구니가 없다. 정교분리의 취지는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 정치권력이 신앙의 영역을 손대지 말라는 헌법적 정신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원칙을 들먹이며 종교를 ‘처벌’하는 명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건 국가가 종교를 보호하겠다며 종교의 목을 조르는 블랙코미디이고, 역사가 반복해 경고해 왔던 전체주의의 교과서적 첫걸음이다.

통일교가 이단이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의 타락은 종교 스스로 답해야 한다. 권력이 정화의 주체가 되는 순간 그건 이미 종교 탄압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사회주의 정권이 종교를 제거하고 대신 사상을 주입하려 했던 역사, 그것이 어떤 비극을 낳았는지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비슷한 방식이 “헌법 준수”라는 가면을 쓰고 다시 등장하고 있다. 더구나 정권과 정당 스스로 과거부터 종교와 돈과 표를 주고받아왔던 흔적이 넘쳐나는데, 이제 와서 “성역 없는 개혁”인 척 종교에 칼을 들이대는 모습은 국민을 우롱하는 위선 그 자체다. 종교가 정치에 끌려다니는 나라도 불행하지만, 정치가 종교를 찍어 누르는 나라는 더 위험하다.

국가 권력이 정당성의 위기를 ‘적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순간’ 민주주의는 썩기 시작한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순간,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시민의 자유는 줄줄이 무너진다. 해산 명령이라는 단어가 공공연히 떠돌아다니는 지금, 우리가 침묵하는 건 그들에게 면허를 쥐여주는 일이다. 권력은 언제나 선한 얼굴로 나타나 악을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라도 말해야 한다. 이건 정교분리가 아니다. 이건 종교에 대한 탄압이고 박해다. 그리고, 그 탄압은 절대로 종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ᆢ박해받기 전에 끝내야 한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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