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0개 주요 제품 중 220개 1위
희토류와 의약품 원료 등 시장지배력 구축
![[서울=뉴시스] 중국 지질대학 연구팀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지대에서 신종 희토류 광물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 신종 희토류 광물이 발견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바이윈어보 광산. 중국이 희토류](https://imgnews.pstatic.net/image/003/2025/11/04/NISI20250718_0001896204_web_20250718094023_20251104073713755.jpg?type=w860)
[서울=뉴시스] 중국 지질대학 연구팀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지대에서 신종 희토류 광물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 신종 희토류 광물이 발견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바이윈어보 광산. 중국이 희토류 시장 지배력을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출처: 바이두백과>2025.1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국이 지난 20년 동안 체계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고 미국 경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병목 지점을 구축하는데 성공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힘들어졌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자립은 2012년 취임한 시진핑 주석은 물론 그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도 중국이 추진해온 기본 정책이다.
그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의 과잉 생산이 미국 경제를 압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벌이는 관세 전쟁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자립 통해 서구 압박 지렛대 줄여
수입 대체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중국의 계획은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서구가 분쟁 때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를 줄였다.
올해 중국은 희토류 금속과 희토류 자석에 대한 세계 공급을 거의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공급 제한 위협에 트럼프가 지난주 시진핑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부과한 관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또 인도, 브라질 등보다는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줄였다.
또 지난 9월 결정했던 거래 금지 대상 중국 군 관련 기업 확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희토류 외에도 중국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분야가 많다. 항생제 등 의약품 원료 생산을 장악하고 있으며 수많은 전기 장비와 저가 반도체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공격할 수단이 크게 줄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풀도록 압박하기 위해 항공기 부품 등의 수출 제한을 위협했으나 이는 사실상 거의 마지막 수단이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만 해도 중국은 많은 상품을 수입해야 했다.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각종 제품 대신 수입 산을 크게 선호했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중국산 제품들이 다른 나라 제품들보다 오히려 품질이 앞서는 제품들이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 공업정보화부 진좡룽 장관은 “500개의 주요 산업 제품 중에서, 우리나라 제품 220개 이상이 세계 1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중국이 첨단 제조업을 2배 이상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정부와 기업이 “제조, 제품 품질, 항공우주, 운송,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것이다.
서방이 지배하는 산업은 항공기·반도체 뿐
현재 미국과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는 산업은 상업용 항공기와 최첨단 반도체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미 외교협회(CFR) 브래드 셋서 중국 전문가는 “시진핑이 최첨단 반도체를 제외하면, 중국 공급망에서 미국산 수입품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10년 이상의 막대한 공공 투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인공지능과 최신 군사 기술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뒤처져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칩을 구매하고 밀수하는데 거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은 WTO 가입 직후 ‘자주 혁신’ 캠페인을 벌이고 2015년에는 ‘중국 제조 2025’ 캠페인을, 지난 2년 동안은 ‘고품질 생산력’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를 통해 국영 은행들이 전기차 및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저금리로 대규모 대출을 해 생산 시설을 크게 확장하면서 이들 제품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자립을 달성했다. 2008년부터 대형 가솔린 엔진 수입자동차,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의 스티커 가격을 2배 이상으로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덩치 큰 차량 대신 전기차와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을 장려한 결과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했다.
트럼프 정부 중국의 시장 지배력 무기화 무시
트럼프 정부는 첫 임기 때부터 중국이 구축한 일부 제품의 시장 지배력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하는 경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가 줄고 다국적 기업이 중국이 아닌 곳에서 구매하게 만들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달 공산당 전원회의에서 한층 자립을 강화하기로 천명했다.
전원회의 폐막 성명은 “우리는 우리의 장점을 공고히 하고 확장하며, 병목과 제약을 돌파하고 우리의 부족함과 약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관료들이 자립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참모인 톈페이옌이 지난 주말 한 기고문에서 광범위한 산업 기반 구축이 “경제 안보 방벽”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