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대비 5% 높은 1500원대…‘김프’ 영향

스테이블코인. (사진=연합뉴스)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원·달러 환율보다 높은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평소 가격의 7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10월 1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대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1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507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주간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1432.7원)보다 5%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앞서 10월 1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이 같은 돌발 발언에 테더는 장중 1655원까지 치솟은 뒤 사흘째 1500원선을 웃돌고 있다.
업비트에서 테더 가격이 1650원을 넘어선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다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도 같은 날 장중 1647원까지 상승한 뒤 1500원대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평소 환율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던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유독 높아진 이유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게 형성된 현상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자, 국내 거래소와 가격 차가 벌어져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해외 가상자산 선물 투자자의 테더 수요 급증도 배경으로 꼽혔다. 해외 거래소 청산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 원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 송금하려는 수요가 몰려 순간 가격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10월 10일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는 장중 1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종가(1465원)의 6.8배나 폭등해 스테이블코인에 걸맞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례 없는 일이지만, 해외 투자 수요 증가와 기관 없는 개인투자자 위주의 국내시장 구조에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