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4000억달러 증발…국내 시장도 혼란
파생상품도 하루 새 190억달러 청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가총액 4000억달러(약 574조원)가 증발했다.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190억달러가 청산됐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10월 12일 트래이딩뷰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총은 현재 3조693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제재를 예고하는 글을 SNS에 올리기 전과 비교해 약 4000억달러 줄어든 규모다.
앞서 10월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6시간 만에 가상자산 시총은 3조4800억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날에만 비트코인은 7.3% 떨어졌으며, 이더리움은 12.33%, XRP는 15.41%, 솔라나는 14.71% 급락했다.
짧은 시간에 급락이 발생하면서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 피해가 컸다. 코인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 등록 이후 청산 규모는 총 190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170억달러(23조6300억원)는 롱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코로나19 초기 시장 충격보다 훨씬 큰 영향이었다.
또한 한국 기준 새벽 시간대에 시장이 급락하면서 국내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13%까지 치솟았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 가상자산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특히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청산을 막기 위해 추가 테더(USDT) 확보에 나섰다. 테더는 개당 1달러로 가격이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하락장에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며 1달러보다 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
10월 11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개당 5755원까지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 순간적으로 공급 대비 수요가 크게 앞서면서 가격이 오른 셈이다.
이에 빗썸에서 테더를 대여한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청산 사태를 겪었다. 빗썸의 코인 대여 서비스는 보유금액 대비 대출 가상자산의 가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테더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의 대여금이 강제로 청산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