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계종 선불교 전통에서 흔히 단박에 깨닫는다 할 때
이 깨달음을 법성(진여)이라 한다
견성한다 할 때도 이 법의 성품(法性)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성이란 무엇인가?
법성(法性)은 법의 본질적 성질 또는 본래의 참된 모습을 뜻한다
이는 조건에 의존하지 않는 변하지 않는 진리 또는 본질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하고 공(空)하며, 연기하는 본질적 특성을 가리키는 것이 법성이다
즉 현상계(세간)에서의 무상 공 연기의 가르침은 곧 법성의 드러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말이 가능하다
모든 변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의 진리 그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리란 변함없이 영원한 것이기에 삼세제불이 모두 이 진리를 증득한 것이다
따라서
초기불교의 가르침인 무아 무상은 대승불교로 접어들어 법신(法身) 법성으로 촛점을 옮기게 된다
이것은 가르침의 강조점이 바뀐것이지 모순되는, 다른 가르침이 전혀 아니다
즉 부처님이 생전 설법했던 가르침을 잘 정리하고 이해하려는 초기불교 공부의 촛점을, 부처님 그 자체 열반과 진리 그 자체를 공부하려는 시각으로 바뀐 것 뿐이다
따라서 이런 말도 성립한다
무자성이 자성이다
모든 영원하지 않은 것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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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가르침을 아울러 표현하는 것이 중도이다
중도이므로 극단적 견해(집착)를 놓으라는 의미에서 공이다
한편 여래장 사상을 잘 표현하는 대승기신론에 유명한 비유가 나온다
파도와 심연이다
업의 바람에 이리저리 쉴새없이 움직이는 표면의 파도와 변함없는 깊은 심연이 같은 물이자 하나의 바다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으로
번뇌가 보리요
중생이 곧 부처다 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법성과 불성은 같은 말인가?
불성(佛性)은 모든 중생이 본래 가지고 있는 깨달음의 가능성 또는 부처의 본질을 의미한다
이는 중생이 수행과 깨달음을 통해 본래의 청정하고 참된 자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법성이 모든 존재와 현상의 본질적 실상을 포괄하는 보편적 진리를 강조한다면
불성은 중생 개개인의 본래 성품과 깨달음의 가능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불성은 법성에 기반한다
즉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법성이 모든 존재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법성과 불성은 같은 진리에 기반하지만 법성이 더 보편적이고 근원적이라면 불성은 더 개인적이고 실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
있다
일본의 선승 도겐 스님은 모두가 부처라면서 왜 수행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로 공부했다
고생하여 얻은 답은 간단하다
모든 중생은 불성이 있지만 법성을 깨닫지 못한 개는 늘 개일 뿐이다
그래서 '없다' 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