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을 하는 놈을 일컬어 도둑놈이라 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접촉하고 인식하는 현상들의 모임을 일컬어 나라고 한다
또는
형상이 있고 느끼고 생각하고 의지가 있고 분별하는 현상들의 쌓임을 일컬어 나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중생들은 거꾸로 생각한다(전도몽상)
도둑놈이 있어서 도둑질을 한다고 여긴다
내가 있어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접촉하고 인식한다고 여긴다
또는
내가 있어서 모습이 있고 느끼고 생각하고 의지가 있고 분별한다고 여긴다
왜그럴까?
무지에 의해 이런 조작(행)이 일어나고 식(인식분별)이 나타나고 명색(이름과형태)이 생겨나니 식과 명색에 의해 본래 동사적인 현상을
명사적인 세간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비가 내린다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된다
비는 하늘에서 수증기가 모여 무거워져 물방울로 내리는 현상이다 그래서 비가 내린다 라는 말은 사실
(내리는)비가 내린다 가 되어 어색한 표현이 된다
이런 언어적 모순들과 시각적 착시 현상들을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말 꿈이요 환상이 아닌가라고 느낄 때가 많다
무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먼저 세상을 바로 보는 것이다
정견이다
팔정도의 시작이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누가 분별음식(識食)을 먹습니까?
나는 먹는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오 내가 먹는다 라고 말했다면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누가 분별음식을 먹습니까? 라는 질문은 온당한
질문이라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오 그렇게 말하지 않은
나에게는 세존이시여, 분별음식은 무엇을 키우는 음식입니까? 라고 묻는 것이 온당한 질문이라오 그때 분별음식은 미래에 다시 존재하게 되는 유의 조건이다 그것이 존재할 때 6입처가 있고, 6입처에 의존하여 접촉이 있다 라고 하는 것이 온당한 대답이라오"
--쌍윳따 니까야, 인연품 팍구나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