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이 몸과 생각을 진짜 나로 여기며 이뭣고 화두를 든다면 안과 밖의 경계를 찾음인데,
석가세존께서 오온은 무상하다는 가르침을 외면하니 생겨나는 고통일세.

몸과 생각이라는 현상에 머물지 말고 경계와 생각이 생겨나는 구조를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청화 스님이나 철웅스님, 전강선사 법문을 들어봐도 수백억겁 속에서 쌓여온 습속은 한번에 바로 지울 수 없으니 범부도 깨달았다는 조사들도 밥 먹고 변소에 걸터앉고 온갖 말을 하고 듣고 주댕이를 놀려대며 삶의 진창 속을 뒹굴고 살 수 밖에 없음이네.

삶이란 숨 한 번 마시고 내쉬는 것을 잇지 못하면 끝이고 온종일 진창을 뒹굴어도 집에와 씻고 돌아 앉으면 차별없는 우주가 펼쳐짐인데 참아니 가아니, 너와 나, 부처와 성불은 무슨 뚱딴지 같은 건시궐(乾屎橛)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