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의대를 입학한다는 자체가 망상이고 정신병인 것 같다
사실 예전부터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근데 의대를 안 가면 대체 뭘 할 수 있고 뭘로 먹고 살지?
대기업취직은 커녕 중견기업도 물 건너 가버렸고
공무원과 공기업은 눈 앞의 신기루에 불과하다
일반대학은 입학해봤자 의미가 전혀 없다
장사를 할 밑천도 없으며 대출을 받을 자격 조차 없다
"의대" 그 이외의 것은 사실 생각 해본적이 없다
내 인생은 오직 의학으로 점철되어있다
내 잃어버린 청춘의 9년은 누가 보상해주는 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무모한 생각이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서를 붙잡고 있는 난 정말 쓰레기 같다
이제 내게 남은건 수능 수험서와 쓰레기같은 6등급 성적표 뿐이다
곧 서른이 되기전에 불합격 통지표를 받아들고
마침내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되고 있다
그렇다 결국 난 하얀 수의를 입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