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제대로 않고 영장… 김만배 구속 기각 자초했다




법원 “방어권 보장 필요”
 



이세영 기자
조선일보  2021.10.14




 
14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태경 기자

14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태경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14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김씨에 대해 750억원의 뇌물 공여 및 1100억원 배임, 55억원의 횡령 등 상당한 중형이 예상되는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수사 내용은 부실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 검찰은 김씨에 대한 추가 보강조사를 예고한 상태에서,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주문하자
3시간 30분 만에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섣부른 영장 청구가 기각을 자초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서울중앙지검의 ‘대장동 수사’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양새가 됐다.

 

김씨는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곧바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다가 법원의 영장 심사 결과가 나오자 귀가했다.
이날 영장 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과 범죄 성립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 영장 심사 출석 -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4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김씨는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등장한‘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은 그분 것’이란 발언에 대해 궦궨그분’은 전혀 없고,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다”며“천화동인 1호는 제가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태경 기자

김만배 영장 심사 출석 -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4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김씨는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등장한‘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은 그분 것’이란 발언에 대해 궦궨그분’은 전혀 없고,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다”며
“천화동인 1호는 제가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태경 기자



검찰은 김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사업 특혜를 받는 대가로 700억원을 주기로 악속하고
이 중 5억원을 실제 뇌물로 건넸으며, 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도 퇴직금 조로 50억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호재로 인한 화천대유 측의 초과 수익(2308억원) 중 성남도시공사 지분 50%+1주에 해당하는 1163억원을 배임 손해액으로 잡았고, 김만배씨가 회사에 빌린 돈 중 용처가 분명치 않은 55억원을 횡령액으로 봤다.

김씨 측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검찰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핵심 물증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 파일을 재생하려다 변호인 측으로부터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이 “증거능력이 확인되지 않는 파일”이라고 하자 재판장이 이의제기를 받아들였고, 녹취파일 대신 녹취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영장 심사에 참석하기 직전 본지와 통화에서 “뇌물이니 뭐니 하는 것은 검찰에서 모두 설명했다”며 “사실관계는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업자들끼리 이익 배분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사용한 경비 등을 부풀려 놓은 것이 녹취록으로 둔갑해 수사의 근거가 되고 있다”며
“실체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중 화천대유가 유동규씨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등의 내용이 허위·과장이라는 취지다.
그는 “정영학이 잔머리 굴려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안 지려고 하니까 나도 이래저래 돈 들어간 게 많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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