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 채택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관심도 많고 우려도 크다. 삼성에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품질’ 관리를 위해 그동안 자체 제작 생산 방식을 고집하던 삼성이 자사 브랜드의 제품 생산을 외주 준데다 그 방식이 제조사에 개발과 생산을 전적으로 맡기는 ODM 방식이기 때문이다.

삼성, 지난해 첫 ODM 도입…OEM 아닌 ODM 채택 배경에 관심
후이저우 공장 철수로 中 시장 수요 ODM으로 대응할 전망
“점유율·효율성 위해 불가피” vs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명실공히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변화라는 점에서나, 향후 ODM 물량이 확대될 경우 국내 부품 업체들이 받을 타격 측면에서나 업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내에서 저가 일변도로 드라이브를 거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저가 모델의 비중이 늘어나면 협력사들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처음으로 ODM을 채택한 이유는 저가 스마트폰의 공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130달러(소비자가격) 이하 저가 모델은 삼성전자가 자체생산 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100달러 안팎의 제품을 직접 만들면서 삼성의 품질을 유지할 수는 없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에 나온 ‘고육지책’이 ODM이라는 이야기다. 비록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시장에서 1%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거대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시장점유율은 생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ODM 방식이었을까. 스마트폰의 원조격인 애플은 아이폰을 처음 만들 때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했다. 애플은 제품과 소프트웨어(iOS)의 개발만 하고 생산은 전적으로 폭스콘에 위탁했다. 다만 부품부터 생산관리까지 애플의 엄격한 관리하에 뒀다. OEM 방식은 제품의 생산 원가를 낮추면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절충점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사용해온 외주 생산방식이다.

이에 비해 ODM의 경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조사가 개발과 생산 전 과정을 맡아 하기 때문에 주문자는 브랜드만 빌려주는 셈이고, 통상 제품가격은 OEM에 비해 더 낮아진다. 굳이 OEM이 아닌 ODM을 선택한 것 자체가 개발·생산 과정에서 삼성의 관여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이 전체 시장에서 팔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품질 이슈로 인해 삼성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중국 뿐 아니라 고성장하는 인도, 동남아 시장에서도 저가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점은 삼성전자의 ODM 확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측도 이같은 문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DM이라고 해도 삼성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제품인 만큼 업체 선정에도 신중을 기울이고 있고 (개발·생산) 과정에도 어느 정도 관여를 한다”면서 “품질 관리 등의 이슈를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ODM 확대는 시장 상황을 보며 결정할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