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애국게이들아

나는 대한민국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해운업에 종사하고 있어

쉽게 말하면 뱃놈이지 ^오^
지금은 10개월 승선기간을 마치고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이야

 

그렇게 오늘도 벌기찬 휴가를 즐기던 중

뻘글과 댓글과 눈팅과 새로운 떡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오늘도 삶을 낭비하는 내 모습에 어느덧 '딱' 현타가 와버리지 뭐야

 

이러저러던 차에, 오늘은 삶에 지친 출근 및 백수게이들에게

'그래도 배는 안 타니까 내 인생 ㅍㅌㅊ는 되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선사할 겸 직업시간을 가져볼까 해!

 

필력이 ㅆㅆㅎㅌㅊ인 점 양해바라고 시작해볼게 ㅎㅅㅎ

 


 

배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 어선, 상선, 군함, 여객선, 관측선 등등

그 중에서도 나는 위와 같은 상"슨" 뱃놈이라 다른 배에 대해서는 잘 모르므로 상선에 대한 얘기를 적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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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슨" 뱃놈의 분류

 

우선 위와 같은 상선에 근무하는 선원들은 크게 사관과 부원으로 나뉘어.

 


 

선장~3등항해사 및 기관장~3등기관사로 이루어진 사관 직급

갑판장~갑판원, 조기장~조기원 및 사주부로 이루어진 부원 직급

 

위 도식을 보면 알겠지만,

사관 직급은 지휘직급으로 업무의 책임이 주어지고

부원 직급은 사관의 지시를 받아 소속부서의 항해 및 기관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이야

 


 

배에서는 언제든지 안전사고, 환경파괴 및 경제손실이 일어날수 있고, 

특히 안전사고는 일어났을 때 피해가 극심하기에 

당연하지만 선내 직급구조는 강력한 상명하복 체계로 이루어져 있지

 

나는 사관 직급에 속한 사람이라 아래도 그 위주로 써볼게 ㅎ_ㅎ

 

<2> 부서에 따른 업무내용 및 강도

 

갑판부 :

선장 이하 항해사들은 말 그대로 "항해"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야.

항해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며, Bridge라 불리는 함교에서 1/2/3등 항해사가 8시간씩 당직업무를 수행하면서 24시간 내내 선박의 항해를 관장하지. 가끔 해군영화에 나와서 시가 빨면서 제복 간지나게 입고 망원경 보고 타를 조정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야.

 

"간지나고 존나 편하겠는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얘네들은 하루 8시간 내내 '서서' 견시를 수행해야해. 게다가 이들이 졸거나 다른 일을 하다가 집중을 못해서 다른 배를 박거나 기타 사고가 나게 되면 선장 및 당직 항해사는 고대로 철창행일 가능성이 높지.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따라.

 

 


 

또한 이들은 선박 및 승조원 관련 엄청난 양의 법정서류 거의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어서 육상의 수많은 게이들이 그렇듯 매우 필연적으로 Overtime을 밥먹듯이 하게 되지.. 특히 입항, 출항 때는 며칠씩 잠을 못 자기도 해. (물론 유도리 있고 좋으신 선장님 만나면 배 없는 바다 쪽에서는 당직 서면서 서류를 해치울수도 있고. 육상이나 해상이나 노짱처럼 좋은 상사가 답이야!)

 

거기다가, 게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한가지 매우 중요한 일이 이들의 몫인데 바로 "화물관리"야. 

위의 사진처럼 컨테이너선 같은 경우에는 컨테이너, 유조선이면 원유나 정유, 벌크선이면 철광석, 자동차운반선이면 자동차 등등 수많은 상"슨"의 종류에 따른 화물의 선적과 하역을 항해사들이 총괄해.

보통 1등항해사가 화물을 도맡아 관리하게 되고 유조선, LPG선, LNG선, 케미컬선 등의 액체화물 운반선 같은 경우에는 선적 및 하역과정이 존나 복잡하고 일이 많아서 1항사나 2항사, 거기에 기관사도 한명 더 승선시키는 회사도 있어.

 

이러한 선종별로 운항특성과 화물특성이 모두 달라서 각자의 고충이 있겠지만, 어떤 배든 존나 힘들다는 점에서는 똑같아 ^오^

 

기관부 :

아내가 기관부다~

기관부는 배를 앞으로 가게 하는 주기관과 선박에 필수적인 전력의 생산을 위한 발전기, 선내 스팀 생산을 위한 보일러, 기타 수많은 보조기기들을 담당하는 부서야. 쉽게 말해 엔지니어들이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휴일 따위 전혀 없이 당직뺑이를 쳐야하는 항해사들과 달리,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선박이 자동화시스템이 적용되어서 '8시~17시'의 출퇴근과 함께 무려 주말이 있는 직장이야!

회사마다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평일엔 17시 퇴근에 토요일은 오전만, 일요일은 통째로 쉴수 있어 항해사들의 부러움을 받고는 하지.

 


 

"뭐야 뱃놈 주제에 개꿀직 아니노!"라는 지탄을 받기에는 역시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 기관사들은 항해하는 해역의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적어도 40도 이상의 그야말로 펄펄 끓는 기관실에서 기계의 정비, 수리업무를 수행해야 해.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가끔 메인엔진 피스톤 오바홀 등과 같은 고된 작업 때는 탈수나 탈진 현상도 심심치 않게 찾아오지. 내 경험상 최고 온도는 55도였어 ^오^ 진짜 노짱과 악수 직전이었지.

 

기관실 온도를 차치한다해도, 선박의 수많은 중장비의 정비작업은 언제든지 엄청난 위험을 수반하고, 잦은 연료유 관련 작업으로 기관사들의 작업복은 땀과 기름 범벅이야. 해마다 안타까운 사망 및 중상 사고가 이어지는 현실이지. (물론 갑판부 일에도 위험한 작업은 차고 넘쳐)

 

뿐만 아니라 출퇴근한다고 끝이 아니라, 언제든지 고장날수 있는 선내 기계의 정비 및 안전운항을 위해서 평일이든 주말이든, 혹은 밤이든 새벽이든 기계 이상 알람이 오면 해당일의 당직기관사는 잠이고 뭐고 달려 내려가야 해. 당직기관사 혼자서 해결 안되는 큰 일이면 모든 기관사 및 기관부원이 출동해서 꼭두새벽이어도 스패너를 집어야하지. 

 

그래서 당연하게도 선령(선박 나이)에 따라 배가 늙어가고 기계 고장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관사들은 어떻게든 늙은 똥배를 피하는게 상책이야.

 

<3> 급여 및 복지 수준

 


 

위와 같이 구르는 항해사, 기관사들이 아무 댓가도 없이 노예근성으로 배를 타는건 아니겠지? ^오^

회사와 선종 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내가 아는 중견급 이상 국적or송출선사 상선사관의 대략적인 보수는 이 정도야. 

 

3등항해사 및 기관사 : 세후 5000 

2등항해사 및 기관사 : 세후 6000

1등항해사 및 기관사 : 세후 7000~9000

선장. 기관장 : 세후 1억 이상

 

개인적인 시각일수 밖에 없는게 뭐 내가 모든 해운사의 연봉정보를 알수는 없는 법이니.. 그래도 "중견급 이상의 국적or송출선사의 사관 평균 연봉" 정도로 규정하면 크게 이견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1항사 및 1기사 급여는 특수선인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직급은 선종 큰 상관 없이 저 정도 되는것 같아. 

물론 내항선 등을 운용하는 중소규모의 해운사들은 초임 3항기사 기준 월 200~300 정도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 다만 그런 회사들은 동남아 등 외국인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와 반대로 급여로 승부보는 모 송출선사의 경우에는 초임 3항기사에게 월 700을 준다고 하지만, 대신 비정규직에 승선/휴가 비율이 극히 나쁘다고 들었고. 아무튼 뭐 이 정도다!

 

급여는 이 정도고, 복지수준도 회사 별로 다르지만 그래도 중견급 이상의 국적or송출선사의 복지는 정규직 채용을 기반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해.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들은 정기 인센티브 지급과 각종 B2B 연계 등으로 괜찮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어.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해운사들 중에도 정말 정말 때려서라도 입사를 말리고 싶을 정도의 선원 대우가 폐급인 쓰레기 회사들도 많아)

 

업무강도는 위에서 어느정도 말했고.. 추가하자면 사람을 잘 만나는게 정말 정말 업무강도에 큰 영향을 미쳐. 사실 어디 회사나 이건 당연한거지만, 배는 정말 사람을 잘 만나야 해. 위에서 말했지만 상명하복의 시스템이다보니 천사 선기장, 1항기사 등을 만나면 즐겁고 많은 것을 배우는 보람찬 승선기간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네임드 선기장을 만나서 토 나오게 고생하는 경우도 많아.

 

휴가는 승선 6개월에 휴가 2개월이 스탠다드지만, 로테이션 또한 회사에 따라 엄청나게 케바케 ㅎㅅㅎ 

 

<4> 해기사 되는 방법

 

"나는 뱃멀미도 없고, 백수히키의 삶 또는 육상좆소의 폐급 라이프보다는 차라리 배가 나을거 같다" 싶은 게이들이 상선의 해기사가 될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야.

 

1) 한국해양대or목포해양대 졸업 후 3급해기사 자격 취득

2) 인천해사고or부산해사고 졸업 후 4급해기사 자격 취득

3)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해기사 과정 이수

 

1번 과정 이수자들이 이 업계의 스탠다드이자, 엘리트라고 보면 돼.

이 쪽와서 일하면 알겠지만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학계든 해양계는 해양대가 꽉 잡고 있다. 정말 여기서는 서울대 보다 해양대야.

 

위에서 언급을 안했는데,

1번 과정 이수의 추가적인 큰 메리트로는 "군 특례"가 있지. (2번도!)

사실 대부분의 해양대 해사대학 입학생의 가장 큰 유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승선근무예비역 과정에 편입되어 3년 간 승선근무를 거치면 군대를 필할수 있어! 이 조건 때문에 수많은 해양대 출신 뱃놈들이 3년을 채우고 개같은 배를 내려버려 ㅎㅅㅎ 여기 은어로 삼년시마이라고 표현하지. (물론 군 특례 기간에도 정직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최소 1억 이상의 보수는 모아서 나가게 돼~)

 

2번은 아직 중학교 재학들에게만 허용된 코스야. 마이스터고인 해사고를 졸업하고 고졸 학력으로 승선하는 방법.

위와 마찬가지로 군 특례를 받아 제일 이른 나이부터 군 문제와 돈 문제를 해결할수 있지만 위 서술처럼 해양대 출신들로부터 받는 고졸 차별이 있을수 있어.

 

3번은 보통 1,2번 코스를 밟기에는 제약이 있거나, 이미 나이가 좀 있는 분들, 혹은 다른 일을 하다가 해기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매력을 느낀 분들이 밟는 코스야. 

2년간의 과정으로 제일 빠르게 목표에 다다를수 있기는 하지만, 역시 폐급 해양대 위주 인력시장이나 선내에서 차별을 받을수가 있지.

 

한 예로 내가 실습생일 때 여행사에서 일하시다가 이 쪽으로 입문하신 연수원 출신 3기사님도 뵌적 있고, 동기들은 서울대와 연세대 나와서 연수원 나오신 해기사 분들이랑도 타봤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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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쓰다보니 두서없이 너무 길어졌네. 역시 ㅆㅎㅌㅊ의 필력이야.

다 쓰고보니 배에서의 연애라던가, 게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유흥이라던가, 승선기간 이후의 뱃놈의 진로 등 못 다룬 부분들이 많은데 도저히 지쳐서 못 쓰겠다. 

반응 좋으면 후속편 도전해볼게!

 

이렇듯 만만치 않은 업무강도에 역시 집을 오래도록 못 간다는 크나큰 고충이 있지만, 그래도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에 갑판에 나와서 지는 해를 감상하며 대한민국의 산업역군이라는 뽕에 취하고는 한다!

거기다가 육상 어디서도 불가능한 2달이 넘는 장기휴가도 꿀맛이고 ㅎㅎ

최근에는 우한폐렴으로 세계 각지 하선이 힘들어 장기승선으로 고생하는 선원들도 많은데, 관심 가져주면 고마울게 ㅎㅅㅎ

 

어쩌다보니 열심히 쓰게 됐는데 일베 한번 보내주면 고마울게~ 질문도 열심히 받을게 게이들 모두 건강하고 돈 많이 벌고 가족이랑 행복하자!

 


 

 

[3줄 요약]

 

1. 배는 존나 힘들다

2. 그래도 휴가 꿀맛이고 

3. 문재인 개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