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옛날에 구제 옷가게에서 일했다.

오사카(大阪)의 아메리카무라(アメリカ村)에 있는 가게였는데

의외로 미군 보급품 등이 제법 들어왔다.

즉, 미국 육군이나 해병대 등의 얼룩무늬 군복을 취급하는 것이었다.


그 때, 점장이 A씨에게

그 군복들을 꼼꼼히 세탁하도록 교육했다고 한다.

이 군복들은 피가 묻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특히 핏자국은 흔적도 없이 지우라고.


어느 날 밤, A씨는 가게에 남아서 전표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아무도 없을 2층에서

덜그럭덜그럭 상품 분류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그 날 새로 미군 얼룩무늬 군복이 대량으로 들어왔는데

그것이 그대로 2층에 놓여 있었다.

분명히 점장이 남아서 포장을 풀어 분류를 시작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분류작업 소리가 끊기고

쿵, 쿵, 쿵 하면서 A씨의 등 뒤에 있는 계단을 내려왔다.

그리고 그 발소리가 바로 뒤에 와서

어깨 너머로 A씨의 손 쪽을 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점장님이 아니야. 뭔가 달라. '

A씨는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문득 그 기척이 멀어지더니

다시 쿵, 쿵, 쿵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역시 점장님일까? '

그렇게 생각하고 A씨는 뒤를 돌아보았다.


얼룩무늬 군복에 방탄모를 쓴 미군 병사 같은 뒷모습이

계단 위로 사라지려는 참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점장에게 그 일을 보고했다.

그러자

"사실은 그런 일이 예전부터 몇 번 있었데이.

군 보급품은 원래 주인이 다쳤거나 훈련중에 목숨을 잃은

그런 물건이 많다 아이가.

분명히 어제 그건, 자기가 입던 군복을 찾고 있었는 기다. "

라고 점장이 말했다.


"그러면 굿이라도 해야죠. "

라고 A씨가 말하자, 점장은 굿이 소용없다고 말했다.

"굿은 몇 번이나 해봤다.

근데 있잖아, 굿을 해도 그 다음에 군 보급품이 들어오면

똑같은 일이 생긴데이. "


굿은 소용없다.

그러니 최소한 세탁이라도 깨끗이 해서

핏자국을 흔적도 없이 지우도록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