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생명이 꺼져가는 마지막 소멸의 기점에서
역사의 증언을 남기고자 이 글을 남깁니다

 

역사란 흑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회색과 회색의 혼돈으로
저는 시대와 마주하여 그 시대를 극복하고자 부단히 애썼습니다

 

왕조를 섬기고 백성을 위하는 것은 
일국의 재상으로서 도달해야할 최종 과업이었습니다.

본인은 그 숙명을 전력으로 짊어졌습니다

 

시대와 정세가 한국의 자존독립을 미몽으로 만들고
가느다란 빛 한줄기 마저 비춰주지 않을 때

모든 걸 다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하루에도 수백번 모든 걸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신민의 복리증진과 왕조의 존엄을 못본척하는 것이
어찌 일국 총리대신으로서의 올바른 처신이 되겠나이까

 

몸에 맞지 않은 옷이었으나 입어야했고 하기 싫은 일이었으나 했어야했습니다

 

그들의 영악한 주둥이에 대가리를 들이밀고서라도
나라의 발전과 식산흥업, 공업의 발달, 정세의 안정을 꾀하고
문명 개화 통치의 길로 나아가게 함이 맞다고,

그리할 수밖에 없다고 이 외줄타기같은 국제열강의 무리앞에서
저는 황제의 윤허를 얻어 합방을 할 수 밖에 없었나이다

 

그 후 수십년 이 조선 땅에 철마가 달리고
서구의 이코노미라고 하는 경세제민의 부흥이

이 땅을 채우며 조선인을 더 똑똑하게
더 강하게 세계인으로서 설 수 있게 하였나이다 

 

그러나 그 모든 문명개화를 뒤로하고 결국 나는 매국노요 망국의 재상입니다.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조선 동포여, 이 매국노의 무덤에 침을 뱉고
조선의 앞길을 밝혀준다면 저승에서 나는 덩실덩실 춤을 추겠습니다

 

- 이완용(1858.07.11~1926.02.11) -

 

 


그는 과연 역적이고 매국노인가
아니면 조선인을
진심으로 사랑한 애민주의자였는가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져야하지 않을까

 

글 앞쪽에 올려놓은 책처럼 반일 성향이

강한 좌파 신문사의 언론인 조차

 

이완용을 연구하면서 불편한

사실에 다가서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