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장한 체구의 도사견

일본에서 투견 목적으로 만들어진 견종이고 그런 이유에서 최강급의 투견으로 평가받는다.

품종 개량 과정에서 자기보다 큰 동물에게도 무모할 정도로 달려드는 투쟁심과 호승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비단 도사견 뿐 아니라 모든 투견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넘사벽의 상대, 예를 들어서 호랑이나 숫사자 앞에서는 소용없다.)



개의 싸움방식은 이빨로 씹어서 흔드는 것이다. 이제 겨우 눈뜬 강아지들도 물고 흔드는 걸 보면

이건 본능이라고 볼 수 있다. 물고 난 후에 흔들어서 상처를 찢어놓고 고통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투견 시합장의 개들도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 

이들의 싸움방식은 최대한 깊숙히 물고 꽉 씹어서 흔들어제끼는 것.

그래야 큰 데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투견들의

싸움방식 탓에 오히려 멧돼지처럼 큰 짐승을 사냥할 때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



세상에 멧돼지랑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개는 없다.

일찍이 해수구제사업으로 맹수의 씨가 마른 한반도에서는

멧돼지가 생태계의 정점에 서있는데 이 멧돼지를

잡는 데에 투견을 동원하면 오히려 투견이 죽기 십상이다.





보호구를 착용한 도고 아르젠티노가 멧돼지에게 덤벼들지만

멧돼지의 막강한 힘에 쩔쩔 매는 형국이다. 이러다가 멧돼지의 엄니에

찍히거나 이빨에 씹히기라도 하면 그대로 죽는다. 애시당초 덩치에서부터

상대가 안되지만 인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믿고 멧돼지에게 돌격하는 것이다.



멧돼지같은 큰 짐승을 잡으려고 투견을 동원할 때는 반드시 여러 마리를 동원한다.

여럿이서 한 놈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을 때 사냥꾼이 가서 칼로 돼지를 회뜨는 것이다.

멧돼지를 잡기는 잡았으나 도고 아르젠티노들도 피투성이인데다가 한 두 마리씩 죽기도 한다.



멧돼지와 싸우다가 크게 다치고 목숨을 잃은 도고 아르젠티노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멧돼지를 사냥하는 사냥꾼들이 진돗개를 쓰는 것.

이미 언급했다시피 투견들은 싸울 때 물고 늘어지는 방식을 쓴다.

말하자면 이빨 전체를 동원해서 어금니로 꽉 물고 흔들어서 제압하는 것.



반면 진돗개를 데리고 멧돼지 사냥을 나가면 도고 아르젠티노처럼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라

앞이빨, 송곳니까지만 사용해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한다. 생존 지능이 뛰어나서 정면승부는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 번 물었다가 멧돼지가 달려들면 튀고, 또 가서 멧돼지의

뒷다리를 물어 상처를 입히고 튀는 것을 반복하면서 멧돼지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개들이 멧돼지를 괴롭히고 있으면 사냥꾼이 쫒아와서 멧돼지를 처치하는 것이다.

투견을 사냥개로 쓰면 무모하게 닥돌하다가 멧돼지한테 밟혀서 죽어버리기 십상인데

진돗개는 생존본능이나 야생성이 살아있어서 자기 목숨을 내던지면서 싸우지 않거든.



사실 진돗개는 키우기 무척 어려운 견종이다. 아직 야생성이 많이 남아있고

위계질서, 서열에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자기 주인이 아니라면 공격할 때가 많고

산책을 시킬 때도 건장한 남자가 끌고 가면 안심하는데 "오또케"를 연발하는 여자가

데리고 가면 사나워진다. 왜냐하면 자기가 이 여자를 지켜야 되기 때문이다. 

또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귀신같이 알아챈다. 자기 동료 중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면 

주인(우두머리)에게 쫒아가서 "저 새끼 상태 메롱임. 조직의 전투력이 떨어졌음."

이라고 보고하는데 주인이 니 마음대로 하라는 반응을 보이면 정말 다친 개한테 가서

"넌 이제 우리 조직에 도움이 안됨. 조직을 떠나셈." 이라고 압박을 넣는 게 종특이다.




이같은 특성은 늑대를 보면 알 수 있다. 개와 늑대는 유전적으로 가족인데 그 중에서도

스피츠 계열이 늑대와 보다 가깝다. 진돗개에게도 늑대의 기질이 많이 남아있다.

늑대 역시 덩치큰 짐승을 사냥할 때는 무리를 지어서 사냥감을 추적하고 포위한 후에

교대로 사냥감의 뒤를 노린다. 주로 발목을 무는데 이런 방식으로 체력을 고갈시켜서

쓰러뜨리는 것이 늑대의 사냥방식이고 진돗개도 같은 방식으로 멧돼지를 상대하는 것이다.

무리에서 부상자가 나올 경우 가차없이 조직에서 쫒아내는 것도 늑대와 같다.



그렇기에 초심자들은 리트리버 계열을 키우는 것이 마음 편하다.

진돗개를 산에다가 풀어놓으면 알아서 먹고 살면서 들개가 되지만

리트리버는 혼자서 살 생각 따위 않고 사람을 찾아서 마을로 내려온다. 

진돗개를 기르려면 내가 보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추신

애시당초 진돗개는 품종개량도 제대로 되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