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만화가 김성모에 대한 정보글을 올렸을 때
누군가 박인권에 대한 글도 적어달라고해서
올려본다

보통 지금은 작고하신 박봉성 화백을
우리나라 공장형 만화제작의 시초로 본다면

김성모가 그 뒤를 이은
우리나라 대표 공장장 만화가라고들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인권에 비하면
김성모는 정말 애교 수준일 정도로

19금 공장형 만화 찍어내기의 본좌 타이틀은
박인권이라 보는 것이 맞다



박인권
1954년 서울 출생으로 올해 66세다

만화 데뷔년도는
1981년 

보통 만화가들이 소년만화를 거쳐 성인극화 시장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박인권은 거의 시작부터 성인극화였다고 보여진다

지금은 거의 재벌급 수준의 화실을 운영 중인 박인권이지만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어서

한 때 화실 구할 돈이 없어서
문하생들을 데리고 무인도에 들어가
거의 캐스트 어웨이 수준으로 자급자족하며 작업한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너무 배가 고파서
섬에 돌아다니는 염소 1마리를 잡아먹었는데
알고보니 인근 육지 염소농장주에 해당 섬에 일부 풀어놓고 기르던 염소였어서
만화인세를 저당잡혀 꼬박 갚아가며 물어줬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어쨌든 박인권도
보통 근성가이가 아니다




박인권 작품들 중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미아리 사창가에서 태어난 남자가 전국구 건달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미아리 조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박인권의 만화 세계관은 깜빵, 범죄 등으로 얼룩져있다

특히
한달에 수십권을 출판해내는 공장형 시스템에 있어서

아예 박인권은 초기부터 만화 표지에
박인권 극화제작군단이라고 명시해놓고

스토리 누구
데생 누구
배경 누구

총 지휘 박인권


이런 식으로
자신의 공장형 시스템을 대놓고 드러냈었다

김성모의 경우
한창 잘나갈때 공장형 시스템 총 인원이
150명에 달했고

지우개맨-배경맨-데생맨-얼굴 묘사맨 등으로 이뤄진
자체적으로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어시스턴트 팀을
5개로 나눠 풀가동했었다고 하는데

박인권은 이런 김성모의 규모를
더 능가했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도 여자는 무조건 창녀, 남자는 무조건 조폭밖에 없다는 김성모 유니버스보다 더 극한으로 치닫는
폭력묘사, 스섹묘사 등으로 악명이 높기도 했다

특히
여체 묘사에 있어서는....


 
수학교사 출신 일본만화가 에가와 테츠야의 스타일을
거의 트레이싱 수준으로 마구 도용하는걸로 유명했다




원래 에가와 테츠야는 일본 만화가들 중에서도
특히 여체를 꼴림의 미학 수준으로 야하게 잘그리는 걸로 유명한데
박인권 취향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암튼

박인권의 대표작을 
몇 개 알아보면...




나름 박인권이 메이저에서 출세했다고 평가되는
사채업자를 소재로 한 쩐의 전쟁이 있다

박인권의 스토리텔링은 사실 엉망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쩐의 전쟁은 그래도 나름 볼만한 스토리텔링이라고 평가가 좋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금나라가 사채업자로 거듭나는 초반부는 훌륭하지만
그 뒤로는 영 별로라고 생각됨

암튼
쩐의 전쟁은...



드라마화 돼서
대박을 거뒀고



심지어 일본에도 판권이 팔려서
일본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초난강이 금나라 역할을 맡았는데
내용은 쩐의 전쟁 초반부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거의 재창작에 가까웠다

그래도 퀄리티가 준수해서 그런지
일본에서도 나름 성공한 드라마로 인정받았음

...

참고로 어떤 소문에 의하면

박인권이 쩐의 전쟁을 그리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사채사업에 도전한 적도 있다는데
쫄딱 망했다고... 





대물도 박인권의 대표작이다

제비 호빠 선수에 대한 얘기인데
2부와 3부가 모두 드라마화 됐다



이 드라마 대물은 만화 대물 2부를 소재로 한 것이고



이 드라마는 대물 3부 야왕전을 소재로 한 것이다

특이하게 두 드라마 모두
주인공 하류 역할을 권상우가 맡았다




열혈장사꾼도 볼만한데



이것도 드라마화 됐었다




지옥의 실미도는...



영화 실미도와 같은 원작소설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보다 훨씬 원작에 가깝게 잘 그려져 있다

이런 실화 기반 소재로...



박인권은 심지어 
신창원을 소재로 한 만화도 그렸었다

신창원의 유년시절부터
범행 및 체포까지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당시 신창원을 미화하는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평을 보면
신창원이 이걸 읽고 박인권을 죽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국수의 신
나름 박인권이 요리만화로 장르의 폭을 넓혀보려 애쓴
야심작인데

야망에 비해 내용이 그리 잘 만들어지진 않은 편이다
일단 주인공이 너무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이라는 게...

그래도



국수의 신 또한
드라마화 되는 등
성과는 있었던 작품이다

근데
많은 이들이 꼽는 박인권의 제일 대표작이자 문제작은 바로...



여자전쟁이다

여자전쟁은
남녀 간 스섹을 소재로
웬만한 일본 Av 는 명함도 못 내밀

유부녀 불륜
미시 섹파
백마 흑마 왁싱 윤간
근친상간 등...

인간 말종의 극치를 달리는 충격적 내용
으로 도배되어있다

만화의 주요 몇 장면을 보면...



친구 부부와 한 남자가 있는데



친구가 잠시 외출한 사이

이 남자가 부엌에서 일하는 친구 부인을 보고...



욕정에 눈이 멀어서...



뭐 이렇게 하다가...



그 사이 친구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도...



굴하지 않고 떡을 치는 모습

남편오니까 어서 빼라는 친구 부인의 명대사까지...

...


이것 외에도
여자전쟁은 정말 엄청난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예를 들어

1. 남자구실을 못하는 주인공을 보고 부인이 '삶의 의지 찾아주겠다'며 남편 앞에서 외간남자와 폭풍 떡을 치고

2. 길거리에서 떡칠 목적으로 한 여자를 데려온 아버지에게 여자를 시설로 보내야한다고 개념아들을
욕정에 눈이 먼 나머지 아들을 성범죄자로 누명씌워 구속시키는 막장 아버지 스토리도 있고

3. 화상으로 몸이 불편한 아들이 성욕해소를 못하자 창녀들을 직접 섭외하러 다니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직접 아들과 성관계를 나누는 엄마도 있고

4. 유부남 노년 교수와 불륜관계였다가 버림받은 여제자가 교수 아들을 꼬셔 교수의 며느리로 잠입하는 등...


게다가 일본 위안부를 합리화하는 듯한 내용도 있다

여자전쟁은 이렇듯
19금 스섹 소재에 있어서 컬트적 영역을 구축했고




예전 무도에서
여자전쟁 전권을 소장하고있던 정형돈이
박명수에게 풀세트를 선물하기도 했었다


참고로 뒷얘기를 들어보면
실제로는 박명수가 가져가지 않고
같이 나온 프라이머리가 싹 다 챙겨갔다고...


이 여자전쟁은
영상으로 제작됐었는데...




'도기의 난'편은 



악마를 보았다의 인육 살인마이자
택이아빠로 유명한 배우 최무성이 주연으로 나와서



격정 스섹씬을 찍었다



'이사 온 남자' 편에서는



몸매 좋은 여배우 이해인
섹시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고




'비열한 거래' 편은... 잘 모르겠다

...

사실
박인권은 트레이싱에 있어서

김성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예를 들면



이건 우라사와 나오키의 명작 몬스터에 나오는 
룽게 경부인데



박인권은 자기 작품에서
거의 그대로 룽게를 베낀 캐릭터를 그렸었다



박인권의 실미도 만화를 보면
크로우즈 제튼을 그대로 갔다 놓은 것 같은
캐릭터도 나온다...

...

김성모와 비교했을때

적어도 김성모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취재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커버했었다


실제 김성모는

사채를 소재로 그림을 그릴 때
5000만원을 실제로 사채업자에게 꾸고
6개월 동안 일부러 안갚으면서

한번은 업자에게 비굴하게 사정도 해보고
한번은 업자에게 배째라고 일갈도 해보고 하면서

각각의 상황마다 사채업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제로 다 직접 경험해 작품으로 그려냈었다


용주골 시리즈를 그릴 때
실제 용주골에서 살다시피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고

조폭 싸움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일부로 조폭하기 시비걸어서 맞아보기도 했다는 게 김성모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강남 보스 개나리의 모티브가 되는 실제 업계 살수를 만나보고
그대로 대털에 개나리 캐릭터를 그려넣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반면

박인권은 뭔가 현실과 잘 안맞는
아스트랄한 설정과 욕설, 스섹, 폭력이 도배되는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분명 박인권은
우리나라 19금 성인만화계의 본좌급 존재이지만


취재력
스토리텔링 등에 있어서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많은 만화가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