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원래 안 하는데 여기가 내 또래 애들도 많이 오고 한다니까,
혹시나 여자친구랑 관계하고 원치 않은 임신 하게 됐을 애들한테(당장 패닉하고 난리도 아닐테니까) 내 경험담으로 도움이 됐으면 해서 글 쓴다.

1. 질외사정을 피임이랍시고 했다... 사실 1년 넘게 관계 가져와서 별 걱정 없었어 근데 여자친구가 생리주기가 나흘 정도 지났는데 신호가 없더라. 여자친구랑 카톡하다 불안하다길래 바로 테스터 사서 갔고(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안심시켜주고 집가서 롤할생각했지) 두 줄을 봤다... 아 정말 끔찍하다 그 순간 생각만 해도.

2. 바로 모텔 방 잡고 들어가서 어떻게 중절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진짜 막막하더라 멘탈 부여잡고 인터넷 약장수한테서 ru486, 미페프리스톤이라는 약을 샀다. 가격은 35만원, 새벽에 주문 했고 다다음날 왔다. 짭만 아니면 7주 이내로는 95~7% 성공률로 낙태 가능한 약이란다. 미국에서는 합법, 근데 약장수들이 파는 건 태국이나 인도 등지에서 들여온 복제약임. 복제약이라고 성능이 떨어지거나 하는 건 아닌데 뭐 이번에 비아그라 특허 풀려서 여러 이름으로 나왔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 같았어.

3. 근데 여자친구가 약 먹기를 너무 불안해하더라... 사실 그 약이 부작용이 엄청 위험하다거나 한 건 아닌데... 그리고 나도 내 몸이 아니라 여자친구 몸이니까... 100% 짭이 아니라는 확신도 없어서 둘이 같이 좀 더 생각해보자 해서 비싼 약 버리고 결국 산부인과를 가보기로 했다.

4. 토요일 오후라 운영하는 산부인과가 몇 없더라, 근데 강남역 바로 옆 모 산부인과는 토요일에도 야간 진료를 한다네? 처음으로 강남 병원을 딱 들어가는데 보통 낙태... 5주차니까 사실 태아도 아니지만 이 수술을 하려고 생각했으니 뭔가 어두침침하거나 차가운 느낌을 받을줄 알았거든? 근데 그냥 강남에서 잘나가는 병원 모양새여... 시설 엄청 좋고 상담원들 몇 씩 앉아있고... 카운터에서 대충 설명하니까 의사랑 자리 마련해주더라.

뭐 둘 다 중절 동의 하냐 뭐냐 얘기 듣고, 다음주에 날을 잡자길래 오늘은 안 되겠냐고 하니까 안 되는 건 아닌데 수술비 마련할 수 있겠냐고... 현금 80 달라더라(전에 알아본 신촌에 딴 데에서는 50 달라고 했었어) 밑에서 뽑아들고 삼십 분인가 있다 여친 약 먹고 전신마취 - 수술 진행. 얘가 마취가 덜 풀려서 약한 것처럼 굴 때는 엄청 놀랬는데 배 아픈 건 빼고 괜찮아 했어 금방 멀쩡해짐.

확실히 좋은 데고 돈을 많이 내서 그런지 사후케어도 해준다더라 계속 병원 가서 영양주사 맞고 자궁 검사받고 있음... 내가 얻은 교훈이라면

1. 피임해라 꼭해라 질외사정은 피임이 아니다...
2. 피임 대충했고 생리 안한다고 하면 오천원짜리 테스터 빨랑가서 해라 일단 수정 된 거 알면 시간 가는 게 진짜 무섭다
3. 벌금형 맞았다고 생각하고 돈 백 생각하고 비싼 병원 가라 최대한 빨리

정도다... 혹시 어린 커플이 이 글을 읽게됐다면 무조건 빠르게 생각하고 얘기하고 결정하고 실행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