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문 열어."

"네? 하지만 과장님, 이 환자는 이미 전원조치하기로 결정된…"

"수술실 문 열어!"

"하, 하지만 원장님이 가만히 계시지 않을 텐데요."

"내가 책임진다."





"김 과장, 자네 미쳤어!?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병원 운영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 병원이 동정까지 해가며 굴러갈 수 있을 만큼 녹록한 곳이 아니야! 직원들 월급은 어떻게 줄 건가!? 아니, 애초에 이거 위법이야! 알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아냐고!"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에,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뭐?"

"나의 스승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다. 나의 의술을 양심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베풀겠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 나의 환자에 관한 모든 비밀을 절대로 지키겠다.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다."

"자네, 지금 뭐 하는 건가! 날 놀리는 건…"

"나는 동료를 형제처럼 여기겠다. 나는 종교나 국적이나 인종이나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신분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 나는 생명이 수태된 순간부터 인간의 생명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어떤 위협이 닥칠지라도 나의 의학 지식을 인륜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나의 명예를 걸고 위와 같이 서약한다."

"…."

"원장님, 20년 전… 당시 투병중이시던 저희 어머니의 병세는 수술을 통해 충분히 호전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병원들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사이에 점점 악화되어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절망적이었을 때, 그때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주신 곳이 바로 이곳, OO병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희 어머니의 담당의가 OOO, 바로 원장님이셨습니다."

"하, 이 친구가 정말…."

"그때 원장님은 지금 같지 않으셨습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에게 원장님이 지어주셨던 포근한 미소가 아직도 눈앞에 손을 뻗으면 만져져 그 따뜻함이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제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원장님의 그 미소, 그게 제가 의사가 된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변하신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