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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얀 밤꽃이 후드러지게 핀 작은 마을.
하얀 밤나무가 끝도 없이 펼쳐져 가고,
처녀의 얼굴을 붉히는 밤꽃내음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밤나무길을 한창 달려가는 지붕없는 자동차 한 대.
" 야야, 뭔 밤나무가 이렇게나 많으냐? "
" 온통 하얘서 뭐가 뭔지를 모르겠습네. "
하얀 다리를 덜컹거리며 건너는 자동차.
" 저깁메? "
" 저기메라. 저기. "
언덕 하나를 넘고
푸른 지붕 밑에 자리를 잡은 자동차.
" 내리라우. 차 빼놓고 올 것이라. "
차에서 내려 물끄러미 표지판을 내려다보는 여자.
' 1001 행복의 집 ' 이라고 적혀있다.
여자는 살며시 미소를 머금은 채로,
단정히 머리를 묶고는,
행복의 집 이라는 곳의 초인종을 누른다.
" 누구세요? "
저 안에서 늙음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끼 - 이익
" 아, 오셨구나. "
" 안녕하십니까, 한국방송 이영미 기잡네다. "
" 네, 반가워요. 들어오세요. "
기자 - 실례하겠습네다.
신기한 곳에 온듯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기자.
집의 벽면에는 여러가지 사진이 붙어있다.
거실을 지나,
긴복도를 지나 한 사진을 보고선,
발걸음을 멈춘 채로
눈이 떨어지질 않는 여기자.
" 하하, 사진 참 많죠? "
기자 - 하하, 제가 너무 넘의 집을 함부로 봐버렸습네다.
" 괜찮아요. 처음 오시는 분들 다 그래요. 여기 앉으세요. "
(쪼르르르륵)
" 말차에요. 드셔보세요. "
기자 - 감사합네다. 후룹. 언어는 괜찮으십네까?
" 그럼요, 괜찮아요. 40년이 넘었는데, 호호."
기자 - 후릅. 아, 근데 저 사진들의 연대가 어떻게 되는 겁네까?
깨나 오래되보이는데..
" 한 40년, 45년 됐지요. "
기자 - 아, 그럼 한창때 아닙네까? 먹고 살기도 힘들 땐데..
" 그래도, 그 직전까지는 살기 좋았죠.
사는거 자체가 달랐으니까. "
" 근데 이제 딱, 겪고 나니까, 눈에 막 보이는거죠. 참. 힘들구나.. 사는게. "
기자 - 맞습네다. 사는게 어찌 안힘들 겠습네까.
" 그래도 여기서 이렇게 버티는 이유가, 다 그 시절 때문이에요. "
기자 - 아, 그게 무슨 말입네까?
자세히 걸어봐도 되겠습네까?
" 음..... "
잠깐 정적이 흐르는 안방.
늙은 여인의 주름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무언의 공기가 가득 메우던 끝에,
여인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 그...기억이, 많이, 희미..해지기는 했는데.."
* 7월 중순부터 연재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