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일본 고교야구의 성지 갑자원(코시엔)은 두명의 천재 투수들에 의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토마코마이 고교와 와세다대 부속 실업고교의 대결이었다.1.png

토마코마이 고교의 투수는 다나카 마사히로. 와세다실업고의 투수는 사이토 유키였다.


그렇다. 현재 뉴욕양키즈의 선발투수인 그 다나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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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와 사이토의 고교 시절의 투수전에서는 사이토 유키가 승리했다.


그리고 다나카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라쿠텐 이글즈에 스카웃된 다나카는 데뷔 때부터 1군에서 활약하며 기대에 보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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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라쿠텐의 감독이 일본야구의 명장 노무라 카츠야(사진오른쪽)이다. 노무라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고교 때 잘했다고 교만해지면 안되니까 2군에 보내려고 했는데 애가 워낙 겸손해서 그냥 1군에 두었다."

다나카에게 노무라는 노무노무 귀한 인연이었다. 노무라의 지도와 신뢰를 받으며 일본최고의 투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편 사이토는 야구특기생으로 와세다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대학야구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자 초대형 신인이 되어 니혼햄 파이터즈에 스카웃되었다. 신인이면서도 선배 선수들을 씹어버리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2011년 프로야구 투수로 데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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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교야구와 대학야구를 제패한 사이토는 프로에서는 동네북이 되기 일쑤였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4개의 시즌동안 13승16패의 초라한 성적. 게다가 팔꿈치 부상을 당해 2군에 왔다갔다 하기를 반복했다.



도대체 왜 사이토는 이토록 부진한 것인가? 고교 시절의 라이벌 다나카는 뉴욕양키즈에서 활약하는데.

사이토의 부진의 원인으로 제시된 것들을 정리한다.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을 것이다.



1. 공손하게 교만하다

사이토는 세련된 매너와 공손한 태도로 훈남 이미지를 쌓아올렸다. 그런데 그는 프로4년차인데도 아직까지 친한 선수들이 없다. 사이토는 누구에게나 공손하게 대하지만 늘 거리를 두며 선배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스타로 떠받들어져 온 사이토는 자기중심적이다. 그가 인정하는 선배는 다르빗슈유 정도이다. 그런데 니혼햄의 선배 다르빗슈유는 사이토를 한번 심하게 꾸짖은 적이 있었다. 선발로 등판했던 사이토가 부상을 호소하여 빨리 강판한 일이 있었다. 스타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문이 쫙 퍼지면서 사이토의 지인들이 SNS로 실시간으로 사이토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래서 사이토는 덕아웃 안에 앉아 일일히 그 답변을 달고 있었다. (여자문제는 난잡하지만 야구는 졸라 진지하게 하는) 다르빗슈유가 이것을 목격하고 격노했다. "도대체 누구 때문에 중간계투진이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냐? 어서 네 동료들을 응원해라!"

사이토는 공손한 태도로 그건 오해라고 해명하였으나 끝까지 덕아웃에 나가 동료들을 응원하지 않고 선배 다르빗슈에게 꼬박꼬박 말대꾸를 했다. 다르빗슈는 그 일을 계기로 "뭔가 나하고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이토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교우관계가 넓기로 이름난 다르빗슈가 사이토만은 멀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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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습이 부족하다

고교/대학 시절의 연습량으로 버티는 사이토가 프로에서 부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연습량이 적기 때문이다.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부상을 덧나게 하면 안된다는 이유로 연습량은 더욱 줄어들었다. 사이토는 키 175cm로 다나카(186)나 다르빗슈(196) 등에 비하면 투수로서 체구가 작다는 핸디캡이 있다. 체격이 작은 투수는 제구력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게 야구의 상식. 투수 선배들이 제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런닝이 중요하다고 누차 권했지만 사이토는 아직까지 하체강화 훈련을 따로 한 적이 없다.



3. 승부욕이 없다

투수는 신인 때 왕성한 승부욕으로 무장하여 홈런을 얻어맞는 한이 있더라도 삼진을 잡아내겠다는 투지로 정면승부를 해야 승부사의 감을 잡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이토는 정면승부가 필요한 시점에서 공을 외곽으로 빼는 등, 정면승부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볼카운트가 늘어나면 조급하게 승부를 하다가 얻어맞는다. 사이토의 소극적인 볼배합이 타자들에게 연구되어 지금 사이토는 2군에서도 동네북 신세이다. 팔굼치 부상 핑계만을 더 이상 댈 수 없는 지경이다. 사이토가 대학야구에서 써먹던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가 프로에서는 완전히 간파당한 것이다.





사이토의 실패에서 보는 어릴 때 재능이 많던 사람이 사회 나가 실패하는 3가지 법칙

1. 자기 혼자 잘났음.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로부터 배우는 대신 그냥 자신의 위대함만 믿는다.

2. 꿈은 거창한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부족함.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결국 부모핑계, 사회핑계, 남핑계 대기 시작함.

3. 과감함이 없음. 어릴 때의 떠받들어져온 자존심이 다칠까 두려운 나머지 정면승부를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