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일베갔던 게시글인데 사진들이 모두 짤려서 게시글 유지용으로 업로드함. ㅇㅂ에 올리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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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전공인 유기약학글인데...
내용이 좀 어려울수도 있고 (의게이, 밋딧핏들한테는 우스울 수 있음)
이해안되는 부분 있더라도 이분야가 원래 그러니까 멘붕 ㄴㄴ해
여튼 시작한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간다는 주목(朱木) 들어 봤노?
태백산 정상부근의 주목들은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천천히 자라.
천년정도 수령이라고 하니 게이들 겨울에 태백산 함 올라가보길 추천함. 눈꽃 설경이 지린다 진짜.
이 주목에서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가 발견되었으니 그 이름하여 택솔(탁솔, Paclitaxel, TAXOL®)이다.
이 탁솔은 BMS(Bristol-Myers-Squibb)에서 개발되어 난소암, 유방암 등 고형암 치료제로 사용되어 많은 여성들을 구한 항암제야.
이 약의 리즈시절은 90-2000년대인데 그당시 1년에 1.6 billion 우리나라 돈으로 2조 가량을 팔았음.
현재는 특허만료로 인해 generic약이 나오면서 sales가 감소하고 있지만 탁솔은 현재로서도 난소,유방,폐암에서 가장 많이 병용되는 chemotherapy약임.
탁솔의 작용기전은 다른 항암제들과 다르게 굉장히 특이한데,
세포내의 튜블린에 결합해서 중합체를 안정화시켜서 탈중합(disassembly)을 막아.
튜블린은 미세소관의 재료가 되어 세포분열시에 세포내의 염색체나 미세소기관들을 끌어당기는 닻줄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탁솔이 이걸 방해해.
세포분열 주기가 방해받은 세포는 공장의 라인하나가 죽은 것처럼 자멸하거나 불완전한 세포분열 주기를 무한반복하게 돼.
결국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빠르게 증식하는게 장점인데 세포분열을 못하게하면 경쟁력을 잃으니 암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거지.
(세포분열기 M 후기 anaphase를 멈춘다.)
이 약의 발견이나 개발과정이 상당히 재미있는데,
1960년대 초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Natural Product Screening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수많은 종류의 동물·식물·광물 등 천연물질을 일단 무작정 수집하고(식물만 35,000종을 수집했다고 해),
거기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기 시작했어. 어떻게 보면 무식하기도 하지만 천조국의 자본력 연구인력에 지릴수밖에 없노..
Taxol(Paclitaxel)은 이 과정에서 태평양 주목(Pacific yew, Taxus brevifolia)의 껍질에서 1963년 발견되었다.
항암효과는 탁월했는데 구조동정이나 분리가 되질 않아서 지지부진 하다가 67년에야 순수하게 분리, 71년에 드디어 분자구조가 규명되었다.
80년대 들어서 임상시험을 밟기 시작해서, 1993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항암제로 승인되어, TAXOL이라는 상품명을 달고시장에 나오게 돼.
근데 시부렁, 이 약 구조가 존나게 복잡한거야.
화학 2 (아직 이렇게 배우냐?) 배운 게이들은 광학이성질체(거울상 이성질체 : chiral compound)라고 들어봤을텐데
쉽게말해서 분자식은 같은데 구조가 도저히 겹쳐질 수 없는 화합물을 이야기 해. 거울의 반대편처럼..
여기에서 아미노산의 C탄소는 광학이성질성(chirality)를 유도하므로, chiral center라고 함.
아미노산은 대표적인 chiral compound로 왼쪽성, 오른쪽성 (L,R)을 가진다. 그러니 우리 몸의 단백질은 모두 왼쪽성 이성질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식에서 진한선과 연한 선은 앞으로 나오고 뒤로 들어간 상태를 표시해. 만약에 저 많은 입체구조 중 하나만 달라져도 그 물질은 다른 물질이 되어버림.
탁솔은 이러한 chiral center가 11개나 되어, 거의 사람의 손으론 합성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됐다.
왜냐하면 생물의 몸속에서는 유기화합물의 합성이 효소에 의해 이루어지고, 효소 자체도 광학이성질성을 가지기 때문에
효소가 합성하는 물질은 자동적으로 하나의 광학성질만을 갖게 되는데 반해(왼손잡이가 왼손잡이용 가위만 만든다고 이해해),
사람이 그냥 시약을 때려넣은 반응의 경우는 왼쪽성과 오른쪽성 가진 물질이 정확히 50:50 비율로 만들어져.
그러면 맨땅에서 합성하여 저 물질을 얻을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는 1/211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자세히 들어가면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그리고 저 물질은 고리를 4개나 가지고 있는 복잡한 구조라서 그냥 합성하는거 자체가 비용효율이 떨어지고 당시(70년대)의 과학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어.
그래서 어떻게 얻었냐고? 그냥 태평양주목 껍질 벗겨서 만듬 ㅎㅎ
알다시피 나무는 껍질만 살아있고 속기둥은 죽어있는 생물이라, 껍질을 벗기면 나무가 죽음...
그런데 문제는 이 태평양주목이 멸종위기 생물인데다가 자라기는 또 엄청 느리게 자라고,
정제수율은 나무껍질 1kg에서 겨우 40∼165mg 정도로 낮아서 가격은 Taxol 1kg가 100만 달러에 육박했어.
그래서 유기화학자들은 이걸 좀 어떻게 싸게 만들 수 없을까, 물론 맨땅에서 만들어내기는 힘들지만 비슷한 구조라도...
그래서 발견해 낸 게, Baccatin III 라는 물질을 시작물질로 해서 Taxol을 만들어 내는 반합성(semisynthesis)방법임.
그림을 보자.
이 부분이 맨땅에선 거의 합성하기 불가능에 가까운 물질인데, 이건 주목과 같은 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식물에 존재하고,
특히 유럽 주목의 이파리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잎 채취는 주목을 죽이지 않으니 훨씬 낫겠지?
저기 10번 탄소에 acetyl이 붙어 있는데(빨간박스) 이게 없는 구조를 10-Deacetylbaccatin III라고 한다.
13번 탄소의 알콜(하이드록시기)에 부속을 붙이면 택솔을 만들 수 있어.
다음의 반응식은 네모친 부분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 가져왔어.
TES와 Acetyl(Ac)을 반응시키는 이유는 13번 알콜에만 선택적으로 β-lactam을 붙이기 위해서야.
원하는 곳에 붙이고 나면 강산을 이용해서 ketal과 TES를 도로 떼어 내는데 이러면 80%의 수율로 택솔을 합성해낼 수 있어.
유기화학자들 덕분에 이 약은 상업적으로 팔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탁솔이라는 상품명을 가지고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지.
사실 최근까지 대부분의 약들은 유기화학자들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추가적으로 우리나라의 한국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에서는 1995년 1월 세포배양법을 통해
주목의 잎과 씨눈을 조직배양해서, 배양액 리터당 100㎎의 택솔과 200㎎의 택솔유도체(택솔유사물질)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해.
90년대에 들어서는 탁솔도 전합성이 가능해졌어. 간단한 출발물질부터 시작해서 인공적으로, 천연물과 완전히 똑같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건데,
실제로는 학문적 업적으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비용적으로는 효율이 떨어져서 아직도 반합성에 의해 탁솔이 생산되고 있어.
탁솔은 다 좋은데(물론 항암제니까 부작용도 쩔어) 물에 너무 안 녹아서, 알약으로는 먹을 수 없고 무조건 정맥으로 주사해야 하는 약인데,
요즘에는 한미약품에서 경구용(먹는) 탁솔을 개발중이야. 오락솔이라는 이 약은 위암에 효능이 좋다고 하는데
임상시험 중이라는 근황 외에는 연구가 지지부진 한가 봐.
물에 안녹는 탁솔을 개선해보기 위해서 이렇게 PEG라는 알콜성 수지를 붙여서 물에 좀더 잘 녹도록 연구도 하고 있어.
여하튼 주목이라는 나무의 신비한 생명력이 암에 걸린 인간을 낫게 하다니 대단하지 않노? 산신령이 내려준 영약 같은건가 싶네 ㅎㅎ
약만드는 유기화학자들도 존나 대단한 듯 화이팅이다 ㅎㅎ
그럼 좋은 하루 되라!
3줄요약
1. 탁솔은
2. 주목이 만들어낸
3. 하나의 그... 항암제야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Paclitaxel
http://en.wikipedia.org/wiki/Total_synthesis_of_Taxol#Semisynthes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