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할 정도로 성욕이 폭발한 날이었어. 나는 조금이라도 거대하게 발기한 내 성기를 가라앉히고 싶어서 무진장 담배를 피워댔지. 하지만 소용없었어. 그 상태로 한참동안 거리를 배회하고 다니다가, 문득 동네 근처에 여관바리 업소가 있다는 소문을 떠올렸지. 한번 머릿속에 떠오른 '여관바리', '창녀'같은 키워드를 계속 되새김질하다보니, 창녀들과 레슬링을 하는 내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는거야. 그래서 '한번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다시 담배를 꺼내물고 한참을 또 고민하다가, 그래, 뭐 까짓거. 한번 가보자. 지금처럼 욕정에 몸부림치는 게 얼마나 한심한 거냐, 싶어서 버스를 타고 소문의 근원지로 향했어. 주머니에서 사만원을 꺼내들고 말야.

여관 앞에서 조금 쭈뼛쭈뼛하다가 들어갔어. 안에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시설은 나쁘지 않더라고. 과연 어떤 여자가 올까? 씻고 침대에 앉아있으니 심장이 쿵쾅댔어. 그렇게 몇 분 기다리니 무진장 이쁜 매춘부가 나오는거야. 내가 내민건 고작 사만원인데 이건 뭐 십만원대 아가씨가 나오니까 나는 거의 환장을 했지. 바로 올라탄 다음 온갖 체위를 다 했어.

문제는 내가 오랄섹스를 했다는거야. 서비스를 받기도 했지만 해주기도(?) 했다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질을 애무하다가 질액을 삼켜버린거야.

그로부터 이주일이 지났는데 갑자기 목의 임파선이 붓고 심한 두통이 왔어. 나는 심장이 덜컥했지. 에이즈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단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분명 내가 삼킨 질액에는 에이즈균이 있을 법도 했어. 창녀니까. 나는 공황 상태에 빠져 네이버 지식인에서 '에이즈 초기 증상' 따위를 하루 종일 찾아봤어. 그런데 암만 봐도 게시된 초기 증상이랑 내가 겪고 있는 몸살이랑 너무나 유사했던거야. 마침 몸에 두드러기 비슷한 것도 있었고 하니까 두말할 것 없이 나는 내가 에이즈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거잖아. 가족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막 나더라고. 그 때부터 두 달간, 나는 완전히 생활을 포기하고 살았어. 공부? 취업준비? 나는 거의 90% 확률로 에이즈 환자인데 그까짓게 뭐 필요해! 싶던거지. 그 뿐만 아니야. 하다못해 집에서 면도기를 쓸때도 조심, 밥을 먹을때도 침이 튈까봐 조심, 하여튼 모든 행동에 조심할 수 밖에 없는 삶이었어.

왜 그 두 달동안 에이즈 검사를 하지 않았느냐? 막상 결과를 조우할 자신이 없었던거야. 진짜로 에이즈 양성 반응이 나오면 조금이라도 남은 삶의 의지가 완전히 꺾여버릴까봐 그랬던거지.

그렇게 한참을 끙끙대다가 결국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키트에 내 혈액이 들어가고부터 결과가 나오기까지 30분 동안 시간이 완전 정지한 듯 싶더라고. 그런데 검사 도중에 간호사가 갑자기 나를 부르는거야. 나는 심장이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뛰고 머릿속은 팽팽 돌았어. 아, 이거 일 났구나.

"혈액이 너무 진해서 키트 안에서 응고된 것 같네요."
"아... 예..."

다행히(?) 별거 아니었어. 내 피가 너무 진하니 식염수를 조금 섞겠데. 또 삼십분 가까이 흘렀지.

"음성 반응입니다."

그 말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어. 다시는 그런 더러운 짓 하지 말아야지. 돈주고 누구 위에 올라타고 그런 짓 하지 말아야지... 거울을 보니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더라고. 그 뒤로 나는 새 삶을 산 듯한 느낌이 들어. 무슨 일을 해도 열심히 하고 살아야지, 하고 다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