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012년 개봉된 터키 영화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엄청난 흥행과 함께 엄청난 논란도 부른 영화이다.


타이틀은 Fatih 1453. (Fatih는 정복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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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점령한 투르크 제국군의 활약을 그린 전쟁영화인데, 헐리우드 영화 뺌치는 큰 규모와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제작기간이 3년이나 들었으며 1600만불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터키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이다.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전쟁씬 덕분에 2시간20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흥행 코드로서 이슬람교 예찬을 노골적으로 집어넣는다. 마치 관객들에게 '같이 하시죠?'하고 꾀려는 듯 영화에서는 "알라후아크바르!" 합창도 수시로 나온다.
 
알라후아크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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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는 터키 대통령 레제프 에르도안이 내걸고 있는 터키 민족주의와 이슬람교의 우월성을 홍보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투르크군은 기사도 정신과 신앙심 강한 군대로 그려지지만 동로마 제국은 부패하고 타락한 문명으로 그려진다. 역사 속의 실제 투르크군은 다민족 군대였지만 영화에서는 오로지 터키인들만이 싸운 것처럼 그려진다는 점도 터키식 국뽕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영화의 엔딩은 동로마 제국의 민중들이 투르크의 술탄을 해방자로서 따르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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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는데 (아마 자신을 술탄의 모습에 투영해보았겠지) 반대로 동로마 제국의 후예들인 그리스인들은 격렬히 반발했다. Golden Dawn으로 알려진 그리스 민족주의자 조직은 Fetih 1453을 두고 악랄한 역사 왜곡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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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리스인들의 항의는 허공에 허무하게 메아리쳤을 뿐이었다.





왜 그랬을까?
2012년 이래 그리스의 경제는 계속 추락하여 지중해 세계에서 아무 영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터키는 지중해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춘 경제강국이다.
돈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놈들은 틀림없이 나쁜놈들인 거 맞는데, 그렇다고 돈 한푼 생기지 않을 일을 위해 돈 가진 사람에게 반기를 들 무모한 인간들도 그리 많지 않다. 

터키 정부, 그리고 터키 기업들이 내는 학자들과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금은 국민의 1/4이 공무원인 그리스가 내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이었다. 남유럽 예술인들은 "뭐 역사 왜곡이야 있겠지만 오락영화가 다 그렇지" 식으로 Fetih 1453에 높은 평가를 내렸고 그 영화는 터키영화사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그리스 영화계는 아직 터키 영화계에 맞설만한 작품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군사력과 식민지의 넓이로 나라의 격이 결정되던 시절은 끝났다.
본격적인 국제무역 시대가 전개되면서 이제 나라의 격은 경제력과 직결된다.
해외에서 대접받는 나라란 경제력이 강한 나라이고 (파키스탄이나 북한의 군사력은 강하지만 대접은 못받는다) 그 경제력은 더 정확히 말하면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1. 팔아먹을 지하자원 (특히 석유)
2. 엄청나게 큰 내수 시장 (인구수가 많다는 소리)
3. 외화를 벌 수 있는 기업의 존재


안타깝게도 그리스는 이 세가지 중 어느 것도 없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송구한 말씀이지만 지금의 그리스는 좃같은 나라가 아니라 아예 좃도 없는 나라이다. 심지어 그리스식 요거트 브랜드 Chobani를 창업한 사람까지도 터키인(함디 울루카야)이다. 터키인들의 기업가 정신은 그리스를 훨씬 앞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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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을 대접해주는 이유는 한민족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가진 경제력을 보고 대접해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외국 정부들이 박근혜를 극진히 대접해주던 이유도 박근혜 뒤에 한국 대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박근혜의 뜻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해줄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부정부패라 부를지 아니면 경제활동의 일부로 볼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

반대로 문재인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무모한 계획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문재인은 대접해봐야 돈이 안 나온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잘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하여간 돈냄새 맡는 일에는 귀신같은 법이니까.


참고로 박근혜가 유엔총회에 참석한 게 2015년 70회 총회인데 거기서는 첫날 첫 총회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날 연설했다. 솔직히 한국의 격에 넘칠 정도로 대접 받은 거였지. (왼쪽 나라들이 오전 총회, 오른쪽 나라들이 오후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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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debate.un.org/en/sessions-archive/70





그런데 72회 총회 참석한 문재인은 순서 배치가 상당히 좃같다.
세번째 날 아침 총회의 3번째 순서에 박아놨다.
첫번째 날을 제외한 그 다음날들의 아침 총회란 사람들의 참석률이 제일 저조한 때이다.
그래서 이른 시간대에는 원래 약소국들을 배치하는 법인데 한국이 거기 틈에 있었다.
세르비아, 아이티, 레바논, 키프로스... 이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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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침 총회 마지막에 독일, 러시아, 중국, 멕시코를 넣었다.
문재인패싱까지는 모르겠지만 문재인이 국제무대에서 대접 못 받는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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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리스는 어떤 대접을 받았을 거 같냐?
71회 총회에서는 그리스 수상 치프라스가 참석했다. 
하지만 이번 72회에서는 참석조차 안했다.
"그런데 그리스는?"하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돈없는 나라의 국격이란 이 정도 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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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일본, 그리스가 한국이라고 하면 대충 외국인들이 보는 동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보일 것이다.
한국은 그냥 탁월한 기업이 몇 개 있는 그리스에 불과하다.
그 기업들이 사라지면? 한국은 그냥 아시아의 그리스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하는 짓은 그리스가 되고 싶어 환장한 나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UN총회 참석 안해도 되는 날이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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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들이 아무리 에르도안을 독재자라 불러도 (내가 봐도 그 양반은 아마 독재 할 거 같다)
어쨌거나 에르도안은 터키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고 터키는 지중해 세계에서 절대로 무시받을 일 없는 강국이다.
경제만 살리면 독재 해도 되냐고 묻기 전에 경제도 살리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서 아가리를 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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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이란 문성근 따위가 나불거려도 되는 그런 값싼 단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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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이란 일단 경제력이고 그 다음이 외교력이다.
지금 미국은 한국 외교 담당자들을 임명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빅터차 주한대사조차도 아직 정식으로 임명된 거 아니다.
이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문재인이 뉴욕을 걸으면서 시민들과 소통했다, 호남향우회에게 게장을 대접했다 이딴 게 중요한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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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일본뉴스에서 보도한 (국내 언론이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 뉴스 보고 가라.





트럼프는 처음에는 점심 만찬에 참석할 생각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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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점심 만찬 참석 조건은 아베 총리가 자기 옆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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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악수 세게 해서 아베가 놀라는 거 보고 "아베의 굴욕" 이딴 헤드라인 뽑았던 기레기들은 뭐라고 말 좀 해보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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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러다가 일본에서 제대로 역사왜곡하는 영화 만들어도 한국 말빨 안 먹히는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 싶다.
하지만 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 아니겠는가.
정말 오래된 생각이다.







세줄요약
1. 경제력 파탄난 그리스, 역사왜곡에 항의해도 소용없고 그냥 무시당함
2. 지금 한국 국격 계속 낮아지고 있음
3. 반대로 일본 국격 높아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