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고도 존나 재미없고 길다. 진짜 미안하다. 그래도 니들 좋아하는 인증짤 사진도 다수 올렸다. 
원래 사진마다 글을 달아서 올렸는데, 여기에 그대로 옮기니까 태그가 많아서 안된다는거야. ㅠㅠ
그래서 다시 텍스트로 붙이고 사진은 순서없이 무작위로 올린다.
 
http://www.ilbe.com/329647295 이건 며칠전 베트남에서 실시간으로 적은 거니까 니들 잘하는 아이피 털어봐라. 어디로 나오나...
 
요약부터 할게. 
1.베트남은 웬만하면 가지 말고 태국이나 필리핀 가라.베트남 사람들 적대적이고 거친 사람 많다. 남자들,,,
2.갈거면 철저하게 복대 같은 거 연구하고 가라. 
3.나는 안당하겠지...하다가 '어?' 했을 땐 이미 당한거다.  



 
여친이 11월1일부터 주말 끼고 연속 4일을 쉴 수 있다고 해서 가까운 데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국내는 너무 추울 것 같아서 따뜻하며 가깝고 싼 동남아를 알아보다가제주항공에서 베트남 출항기념호치민시 특가이벤트를 하는데, 단돈 119000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특가 조이항공권을 예약하게 된다.
 
예약을 할 때 10월31일 밤에 가서 11월 5일과 3일 새벽에 귀국하는 일정이 시간이 맞았는데, 예약가능여부 조회를 하는 사이에 5일날짜는 금새 만석이라고 표시되고, 자리가 많던 3일 귀국표도 계속 자리가줄어들다가 2석만 남았다고 나와서 울며 겨자 먹기로 얼른 예약을 했다.
 
 
31일 밤에 가서 3일 자정이 되는 12시에 탑승이라 실제로 여행가능한 시간은 1,2일 단 이틀이었다.
 
좌석 조회중에 갑자기 원하는 일정이 눈에 보이듯 좌석이 줄어들며 매진되고, 차선책인 3일 날짜도 2자리밖에 남지 않아서 이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결제를 하고 난 뒤, 곰곰이 따져보니 비행시간에 비해 일정이 턱없이 짧고, 애써 내는 휴가와 주말을 끼고 여유롭게 즐기다 와야 되는데, 겨우 이틀 놀고 토요일 아침 7시에 귀국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환불을 하려하니 저가항공권이라 편도별로 10만원씩 수수료를 문단다.
 
그러면 일인당 왕복 수수료만 20만원, 표값이 119000원에 유류할증료, 세금 다 합쳐서 29만원 정도 되는데, 20만원 수수료 떼어가면 꼴랑 9만원 가량 환불이 된다고 생각하니 결제를 섣불리 한 내 탓이려니 하고 가기로 한다. 물론 전화, 인터넷으로 5일 귀국 날짜가 어차피 좌석이 많이 남으니까 변경수수료 조금만 받고 예약 변경해달라고 계속 사정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별로 내키지 않는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일정 때문에 여친이 불만이 많았는데, 이미 결제 끝난 거 그냥 기분 좋게 갔다 오자. 대신 이번 여행은 기간이 짧으니까 쇼핑을 주목적으로 잡자고 제안해서 돈도 많이 들고 갔다.
 
제주항공은 예전에 필리핀 마닐라에 갈 때 타봤는데 불과 네 시간 거리였지만 너무 비좁은 좌석 때문에 꽤 힘들었었는데, 이번에는 무려 5시간 반이나 걸렸고, 진이 다 빠질 정도였다.
 
인천에서 8시 이륙예정이던 비행기가 8시 반 쯤 이륙 후 호치민시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시각은 한국 시각 1시반,
hotels.com이라는 데서 일박에 18000원짜리 싸구려호텔이 평가가 좋고 사진상으로도 괜찮아서, 어차피 숙소는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제를 한 것이었는데,인터넷상 이름은 사이공 스포츠 투 호텔이었는데,공항에서 대략 10킬로미터 떨어진 le lai ben than ward 근처에 위치한 곳이었다. 벤탄이라는 곳은 호치민의 주요 번화가다.
 
택시기사가 약도로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지 못해서 나중엔 번지로 찾았는데, 엉뚱한 이름인Sen hotel이었다. 사진과는 전혀 다르게  더 시설은 상당히 열악했으며 방안도 창문도 없고 약간 고시원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사실 호텔이라기보단 딱 모텔 수준이었다.
 
도착한 날 밤에 바로 앞에 공원도 있고, 문을 연 식당 겸 술집이 많아서 새벽 2시에 허리에 21인치 삼단봉을 차고 30달러 정도만 들고 나갔다.
 
무슨 클럽 같은 곳이 몰려있는 곳에 술집겸 식당의 노천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었는데, 음식은 한참 기다려도 나오질 않다가 갑자기 젊은 베트남 남녀가 8명정도 단체로 왔는데 자리가 없어서 주인이 나랑 같은 테이블에 합석을 시킨다. 
 
내가 혼자 테이블을 차지한 게 매상에 비효율적인 것도 이해되고, 베트남인들이 합석한 것도 뭐 이런 식으로 친구를 사귈 좋은 기회니까 상관없었는데, 내 자리였던 테이블은 그들의 차지가 되고, 난 졸지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아무도 말을 걸거나 갑자기 합석을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이건 뭐지?  기분 별로네...'
 
멀뚱하게 앉아있다가 다른 자리가 나니 전부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아, 이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지 않구나… 하고 느꼈다.’
 
식사는 내가 시킨대로 안나왔지만, 라면땅 같은 면을 찐뜩한 소스에 말아먹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편의점에 들러서 생수, 간단한 먹거리를 사는데,
할로윈 분장을 한 백인들이 많이 보였고, 공원에서는 백인여자들이 베트남 남성들과 베드민턴도 치는 모습을 보고 베트남이 듣던 것처럼 위험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호텔로 돌아가는데, 어두운 가로등 불빝이 비추는 가운데, 드문드문 사람들이 오토바이에 앉아있거나 의자에 앉아있었고, 조금 과장해서 고양이 새끼만한 들쥐들이 보행로에 여러마리가 기어다니는 걸 보고 굉장히 깜짝 놀라며 '베트남은 사람보다 쥐가 더 사람을 놀래키는군....여기도 필리핀처럼 듣던 것보다 치안 별거 아니네...'하고 생각하며 숙소에 돌아갔다.
 
내가 사온 베트남음식이 여친 입에 맞는다며 여친도 상당히 만족해했고, 고물에어컨을 오래 켜놨더니 푹 찌는듯한 방도 상당히 쾌적해져서 새벽 3시경, 누적돼있던 피로에 눌려 금새 잠이 들었다.
 
평일에는 어김없이 울리는 내 핸드폰 알람이 당연히 내가 휴가중이라는 걸 인지하지못하고 미친듯이 울려댄 덕에 베트남시간으로 7시반경에 일어나게 되는데, 이틀밖에 시간이 없다는 걸 감안해서 이틀동안 아주 강행군으로 돌아다니자고 여친과 합의를 보고 눈뜨자마자 레드불스를 마시니 정신이 번쩍 든다.
 
아침부터 일찍 채비를 하고 나가게 되는데, 아침식사는 근처의 체인점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쌀국수와, 닭고기를 곁들인 밥, 과일주스,커피등을 시켜먹었는데, 후진국인 베트남에 오는 게 영 못마땅했던 여친도 막상 와보니 음식도 매우 맛있고 좋다고 한다.
 
원래 커피마시면 현기증나는 촌놈스타일이라 거의 안마시는데 베트남 커피는 부드러운 향과 깊은 맛을 내며 입맛에 딱 맞아서 좋았다. 이래서 베트남커피가 유명하구나...잔뜩 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고 은행에 가서 환전을 했는데, 씨클로(자전거앞부분에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만든 기구) 기사가 계속 따라다니며 주요여행지가 표시된 종이를 내미는데, 부르는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서(한시간에 한국돈 4천원정도) 이국의 정취도 느껴볼 겸 여친과 함께 타고 전쟁박물관, 홍콩마켓,빈탄마켓등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길거리음식과 과일을 계속 사먹으며 전형적인 동남아스케줄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오후 3시경 매우 깔끔한 마사지샾을 발견해서 쉬러 들어가는데, 전신마사지 비용이 90분에 200000동, 한국돈으로 대략 만원 정도다.
 
전신마사지와 발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5시 정도가 되었다. 여행오기전에 베트남전문가 블로그에 염소가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사지샾 직원중 영어가 조금 통하는 직원에게 염소고기식당을 물어봤는데,
근처에 있다고 직접 데려다준단다. 도보로 3분 정도 거리의 깊숙한 골목에 위치한 식당에서 염소요리 몇 가지에 바게뜨를 곁들여 역시 즐거운 기분으로 식사를 했다.
 
중국에서 노숙,모르는 사람집에서 신세도 져보며 몇개월의 장기여행, 2년 넘는 체류경험, 태국,필리핀도 가봤기에 나름대로소위 아시아 후진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중국에서는 험한 꼴 당한 적과 끔찍한 일을 당할 위기를 모면한 적도 몇번 있었다. 특히 우루무치같은 서부쪽에서는 가방을 놓고 죽기살기로 도망갈 정도로 위험한 일도 겪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서 위험한 상황에는 어느 정도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오늘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막연하게 다른 동남아국가처럼 관광산업이 발달했다고 생각했던 베트남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언어문제에 크게 봉착하게 되는데,
나는 영어같은 경우, 전문분야를 제외하고 아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는 수준이다.
 
홍콩,싱가폴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필리핀에서야 지네들끼리는 따갈로그어를 쓰지만 모든 공식적인 곳, 방송이나 서적,신문등은 영어로 돼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대화는 웬만하면 다 가능하고,
 
태국도 방콕,파타야같은 경우 워낙 발달한 관광도시라 아무 문제가 없었고,
 
중국도 대도시의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영어는 하는 데다 내가 중국어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베트남은 영어표기가 돼있는 곳도 드물고, 도로나 교차로에 오로지 베트남식 알파벳으로만 써진 표지명이 대부분이고, 영어가 정말 잘 통하지 않는다. 거의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며 다녔다.
 
식사를 끝내고 길거리로 나와보니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정말 어마어마한 오토바이의 행렬이 이어진다.
 
택시를 잡고 싶은데, 택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씨클로도 한대 보이지 않는다.
 
택시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구경 삼아 걷기로 하고 엄청난 오토바이 행렬 사이로 계속 걸어 다녔다.
 
으슥한 곳을 피해 일부러 밝은 길로만 찾아서 걸어다녔는데, 도무지 빈 택시가 한대도 보이지 않는다.
 
원래 여행할 때 걸어다니며 골목 사이를 누비고 시장바닥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여친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계속 걸었다.
 
물론 내 허리에는 21인치삼단봉을 가죽 벨트에 삼단봉케이스를 연결해서 차고 있었고, 실제 사용목적보다는 알아서 건들리지 말라는 뜻이었고,
 
가방 같은 경우도 숄더백에 허리에도 버클을 할 수 있는 이중으로 돼있는 여행전문가방을 배 앞으로 매고 허리 버클도 차고 있었기에 이걸 가져가려면 상대방도 고생 꽤나 각오해야 할텐데...라고
안심했었다.
 
참고로 내 인상은 꽤 험한 편에 딱 벌어진 체형으로 최근 살이 많이 쪄서 88킬로 정도 나간다. 이 면상과 체격에 삼단봉을 보란듯이 차고 가방을 이중으로 뱃춤에 둘러매고 있는데,
이걸 감히 무슨 수로 털어갈 생각을 하겠냐고 생각을 했었다.
 
블럭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가야 되는데, 설사 신호가 있다고 해도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
 
정말 근방에 수백대도 아닌 수천대가 굉음을 내며 지옥 같은 소음을 내며 달리는데, '저걸 어떻게 건너냐?' 하고 우물쩡하다가 다른 보행자가 마치 그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허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긋하게 걸어가는 걸 보고 느긋하게 따라가보니 그 수많은 오토바이 사이로 지나가는데 아슬아슬하게 다들 피하는 것이다.
 
'천천히 걷는 게 요령이구나...'하고 계속 그렇게 길을 걷다가 엄청 번화한 시장 부근이 나왔다.
 
커다란 kfc건물이 있었는데, 그 앞 횡단보도에 잠깐 서있는 사이,
 
'어!?' 하는 찰나에 내 몸이 휘청하며 자빠질 뻔 한다.
 
번뜩 정신을 차리니 오토바이에 두 놈이 타고 달려와서 한 놈은 운전을 하고 한 놈은 내 가방을 확 낚아채며 내 가방끈을 칼인지 가위로 쳐 내리고 있는 것이다.
 
너무 번개같은 몸놀림이라 그 도구가 무엇인지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냥 매달려서 끌려가기 바빴다.
 
질질 끌려가다가 가방이 허무하게 툭 끊어지며 그 놈들이 속도를 내고 달린다.
 
순간적으로 한국어로 “야, 이 개새끼들아. 저 새끼 좀 잡아요.”라며 아무도 못 알아들을텐데 무의식 중에 나도 모르게 한국어가 나온다. 외국에서는 언제나 당황해도 영어를 썼었는데 말이다.
 
허리춤의 삼단봉을 쥔 채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며 쫓아갔으나 그 놈들은 약이라도 올리듯 씨익 웃으며 가방을 흔들며 쏜살같이 달려가며 시야에서 사라진다.
 
근처의 수많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help,somebody help~하고 외치며 삼단봉으로 그놈들을 가리켰지만 정말 그 어느 누구도 신경을 쓰지않았다.
 
마치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인 것처럼...
걱정스러운 눈빛보다는 대체적으로 고소하다는 표정을 입가에 머물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소름이 돋았다. 저것들이 사람이야?
 
한국같으면 의협심 강한 남자들이 쫓아가주거나 오토바이로 길을 막았을텐데,
 
이건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오토바이들은 날치기오토바이가 빨리 도망가게 길을 터주기 바빴다. 앰뷸런스가 지나갈 때처럼 말이다.
 
kfc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직원들과 손님들이 구경꾼이 되어 몰려나왔는데, call the police, please call the police를 외치니까 직원 하나가 신고를 해주겠단다.
 
그래서 kfc에 들어가서 여친과 상황수습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평소 같으면 호텔에 지갑을 두고나왔겠지만 여행기를 읽어보니 호텔청소부가 돈을 집어가니 절대 소지하라는 글도 봤었고,
 
너무 저가 호텔이라 안심이 되지않았다. 게다가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쇼핑을 주목적으로 잡고, 작정하고 돈을 쓰기로 했기때문에, 커플링,장신구류, 옷,가방,그리고 커피등 부피가 적은 토산품을 잔뜩 사서 들고 가기로 했었다.
 
게다가 여친 지갑을 여자가 들고 있는 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으니 내가 들고 있겠다고 해서 그 가방에 넣어놨는데,
 
입고 있던 반바지가 너무 얇아서 얇은 망사로 된 주머니에 돈을 나눠서 넣어봤다가 아무래도 구멍이라도 날 것 같아서 모든 귀중품을  가방 안에 넣어놨고,
 
너무 날씨가 더운 데다가 가뜩이나 튀어나온 배때기가 더 볼록해보일 것 같아서 미관상 ㅠㅠ 복대를 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 안에는 내 신용카드와 각종 신분증, 여친의 신용카드 세장과 들어있는 해외사용 가능한 거액이 들어있는 현금체크카드, 그리고
 
칠칠맞다고 욕먹겠지만, 큰 돈이 드는 쇼핑을 할 목적이었기에,
무려 400미국달러와, 500달러 상당의 한국돈과 베트남동화가 함께 들어있었다. 그리고 8월에 산 내 스마트폰 베레기2
 
어떻게 하냐고 동남아같은 후진국 오기 싫다고 하지않았냐고 계속 소리지르며 목놓아 우는 여자친구를 달래서 여친 핸드폰으로 영사관 번호를 찾아서 국내,국제용 번호 나와있는 건 모두 찾아서 걸어보지만 모두 전화를 받지않는다.
 
특히 긴급이라고 써있는 번호로 아무리 해도 받지 않았다. 중국에서 신장인들한테 쥐도 새도 모르게 꽤 거액을 소매치기 털려서 오도가도 못할 때 중국 대사관에 연락을 취했을 때도 비슷했는데, 역시 긴급이라고 써있는 건 무용지물... 신호가 계속 가다가 뚜뚜뚜~하며 자동으로 끊어진다. 업무시간 외에 받지도 않는 전화를 뭐하러 긴급이라고 써놓았는지…참…
 
다급해진 나는 kfc직원에게 경찰은 도대체 언제 오냐니까, 경찰이 전화를 아무리 해도 안받다가 받았는데, 바빠서 못온단다. they busy, they come no, no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니까 택시를 불러준단다. 역시 한 이삼십분 기다렸더니, 지금 못 올 거 같단다. 그래서 경찰서가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걸어서 5분 걸린단다.
 
해외에 처음 나온 여자친구는 처음 해외 나온 첫날부터 이런 봉변을 당해서 거의 패닉 상태, kfc안까지 울려퍼지는 미친듯이 시끄러운 오토바이 수천대가 내는 굉음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6시가 약간 넘었는데, 이미 완전히 어두컴컴해진 상황, 소매치기 당할 때 시각은 6시가 좀 안됐을 때였다.
 
울면서 무섭다고 벌벌 떠는 걸 간신히 달래서 한손은 꼭 잡고, 허릿춤의 삼단봉을 쭉 빼서 머리높이까지 손으로 들고 도로를 걸어갔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치안이 안좋다는 곳을 혼자 다니며 크게 두려웠던 적은 없었는데, 여친과 함께 하니 매우 두렵다.
 
만약 길거리에서 누군가 내 등뒤에서 흉기로 나를 기절시키고 여친 혼자 남는다면?  이런 생각이 드니 공포가 엄습하고 아찔해지면서 베트남이라는 곳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던 내 자신에 대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동남아관련사이트에 보면 베트남은 경찰국가라 치안이 동남아에서 가장 좋은 편이니 어쩌니 하는 엉터리 같은 개소리들이 많이 나온다. 
 
맙소사, 베트남이 치안이 좋다고 써갈겨놓은 새끼들을 지금 여기에 무일푼을 만들어서 몸만 던져 놓고 싶다. 분명히 베트남과 관련된 여행사에서 퍼뜨린 루머일거야.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부 못알아먹을 알파벳으로만 씌여져있고, 영어명이 없어서 지금 이곳이 어딘지조차 모른다.
어두컴컴한 밤거리는 공포 그 자체다. 몽둥이를 들고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가며 개떼같이 달려드는 베트남 폭주족과 길거리의 베트남인들을 보면서 이건 무슨 옛날 만화 북두신권에 나오는 무법지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0분 정도 걸어간 뒤, 그들이 말하는 police station이라는 곳을 발견했을 때 내 눈을 의심했는데, 아주 협소하고 허름한 공간에 아주 낡아빠진 책상 두개가 놓여있고, 늙은이 둘과 젊은 사람 하나가 앉아있다.
 
‘뭐야? 이게 경찰서라고? 지구대겠지만, 이런 곳이 경찰국가, 공권력이 강한 나라라고 불리우는 베트남의 파출소라고?’
 
무슨 유치장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다.
빈 책상에 의자, 그리고 서류철 몇 개, 그게 전부다. 
책상위에 전화조차 없다.
 
게다가 아무도 영어를 못알아듣는다.
 
그래서 걷는 시늉과 가방을 낚아채는 시늉을 해서 간신히 설명을 했더니, 거기는 큰  경찰서로 가잔다. 물론 삼십분 가까이 거기서 기다렸다. 별로 신경도 안쓰고 밥먹고 지네끼리 농담따먹기하면서 할 짓 다하더라.
 
내가 도와달라고 소리지르고 계속 보챈 한참 뒤에야 낡은 트럭을 타고 도착한 곳 역시 별로 다르지 않았다.
 
역시 낡아빠진 책상 몇개에 컴퓨터고 서류고 아무 것도 없었고, 서류철 몇개만 덩그러니 책상위에 올려져있었는데, 역시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
 
너무 목이 말라서 물 좀 달라니 물이 없어서 줄 수 없단다.ㅠㅠ 화장실에 수돗물은 있단다. 물론 화장실은 딱 중국스타일이다. 
 
벽에는 연두색 도마뱀 여러마리가 기어다닌다.
 
내가 애써 상황설명을 하니, 기다리란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사복을 입은 사람이 오는데, 다행히 영어가 의사소통이 될 수준이다.
 
그래서 신고서같은 걸 작성해야 되지않냐고 내가 계속 요구하니까 못이겨서 종이를 내주는데, 거기에 영어로 마구 갈겨 썼다.
 
그런데 사고장소의 이름이 베트남식 알파벳으로만 써있었기에 지명조차 모르는데, 좀 적어달라면 자기가 적으면 안된다고 손사래를 하며 직접 적으라고 불러주기만 한다. 몸사리기는... 
 
서류 말고 내 손에다 적어주면 되지 않냐고 해도 안적어주니 미칠 노릇이라 위치명은 공란으로 비워둔 채 사고신고서를 작성후에 번역을 한 뒤 그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 베트남어로 뒷면에 열심히 적는다.
 
그리고 똑같은 빈종이에 같은 내용을 적을 거니까 호텔에 일찍 가려면 서명 먼저 하란다.
 
빈 종이에... 이건 아닌 거 같아서 다 적을 때까지 안적겠다고 버텼는데 그 새 종이에는 결국 베트남어로만 써있어서 내가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턱이 없는데 같은 내용이니 서명하란다.
 
지금 상황에서 그 날치기범을 잡을 가능성은 전혀 없고, 핸드폰 보험처리하려면 도난신고서가 필요하기에,서류에 서명을 하고 영사관에 데려달라고 사정하니까 돈이 없냐고 물어본다.
 
날치기당해서 다 털린 사람한테 지금 돈이 얼마 있냐고 물어보는 의도는 뭐냐? 그리고 택시도 아니고 경찰이 왜 돈을 요구하는 거냐? 막장의 대명사 중국 공안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사람에게까지 이러진 않는다.
 
지금 모든 게 다 들어있는 가방이 털렸는데 돈이 있겠냐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는데, 지네끼리 베트남어로 얘기하며 키득거린다.
 
남은 열받아 미치겠는데 뭐가 좋다고 낄낄대는지,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계속 영사관에 데려가달라고 사정했지만, 영사관은 서류작업만 해주는 곳이고 가봤자 문도 열어주지않는다. 아무 소용없다면서 그냥 호텔로 데려다 준단다.
 
그래도 한번 가보겠다고 했지만, 영사관은 아무 것도 해주질 않는 걸 자기들은 일처리를 많이 해봐서 안다고 해서, 도난신고서 사본을 요구하니까 오늘은 안되고 내일 다시 와서 받아가란다.
 
그래서 주소를 알게 됐는데 경찰서는 ngugen이라는 곳에 있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데탐과 여행자거리? 아무튼 그 근처였던 것이다.
 
베트남사람이 쓰는 영어 알파벳은 희한하게 변형해서 쓰기 때문에 알아보기조차 힘들다.
 
그나마 다행히 호텔까지는 무사히 데려다줘서 8시에 호텔 도착, 진이 다 빠진 여친은 거의 실신상태로 방에 들어가 있고, 난 리셉션데스크앞에 있는 컴퓨터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여권은 호텔에 맡겨놨고, 몸은 다친 데 없이 온전하다는 것과 비상금조로 여친이 한국돈 4만원 정도의 베트남 동화를 들고 있어서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 떼우면 되고, 공항까지는 내일 무사히 갈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한국 가서 돈이 전혀 없고 인출할 카드도 없어서 편한 리무진버스 놔두고 전철 무단사용해야 될 상황이다.ㅠㅠ
 
여친이 하루 종일 걸어다니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여기는 관광도시 아니야?”
 
“왜?”
 
“관광도시라는데 왜 외국인이 하나도 안보여?”
 
“글쎄 박물관이나 유적지같은 데에 모여있겠지....”
 
“그래도 왜 길거리에 한명도 안보여? 이상하지 않아?”
 
“글쎄... 그러고보니 외국인이 이렇게 없는
관광지는 처음 봤네...”
 
“뭔가 이상해. 외국인이 없는 건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나 베트남
왠지 싫고 무서워. 빨리 집에 가고 싶어...”
 
 
“에이... 동남아 처음 와서 그래. 차차 적응 될거야...”
 
 
그러고보니 하루종일 돌아다녔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고급호텔에 잠깐 들어갔을 때는 로비에 있는 동양인은 전부 한국인이었고,
길가에서는 어딜 가도 흔히 보이던 한국인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관광을 하는 걸까 의아해졌다.
 
그리고 얼마후에 사건은 발생했다.
ㅠㅠ
 
이 사건으로 인해 베트남에 대한 내 생각은 월남전이라는 주제로 인한 호기심과 주워들었던 일부 한국군의 학살등으로 인한 괜한 미안함, 그리고 못사는 나라에 대한 안쓰러움에서 강한 혐오감과 증오로 바뀌게 되었다. 시장바닥에서 망고스틴,망고를 친절하게 잘라주던 아주머니나 다른 좋았던 사람들에 대한 호감이 싸그리 사라지고, 나쁜 일에 대한 충격으로 인한 혐오감만 남는다. 
 
피로에 찌들었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밤새도록 뒤척이다가 일어난다.
 
동남아 정도야 몽둥이 하나만 허리에 차고 다니면 누가 건드리겠냐고 자만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며 베트남은 절대로 여행을 목적으로 올만한 곳이 아님을 경험으로 깨닫게 된 자신이 원망스러워 지며 억지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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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체크아웃시간이 오후 12시였기에 늦게까지 누워있다가 시간 맞춰서 짐을 싸고 나왔다.
 
여권은 체크인할 때 맡긴 상태였으므로 그나마 불행중 천만다행이었다.
 
배낭만 맡기고 밖에 나와서 근처 식당에서 밥을 시키는데,
돈이 얼마 되지않아서 가격이 매우 쌈에도 불구하고, 제일 저렴한 마늘볶음밥, 볶음면 같이 저렴한 식사로 끼니를 떼우는데, 불과 일이만원만 더 써도 풍족하게 요리라도 시킬 텐데, 하룻동안 40달러 정도가지고 식사뿐만 아니라 교통, 특히 공항 가는 차비까지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날치기일당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서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좋았던 너무나 맛있는 음식, 그리고 환상적이었던 커피, 그 맛있고 양이 적은 커피를 하나 시켜서 둘이서 나눠 마시며
하나 더 시키고 싶은데 아껴야 한다며 얼음밖에 남지 않은 컵을 비스듬히 눕혀서 남은 찌꺼기마저 빨다가 나왔다.
 
 
첫날부터 더러운 꼴을 당한 탓인지 더 이상 여행을 온 기분도 아니었고, 베트남의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이 더 이상 역동적이거나 활기차게 보이지 않았고,  남자 둘이 타고 있는 오토바이만 보면 모두 범죄자요, 도둑놈 새끼들로 보였다.  여자친구도 얘네들은 관광객들이 와서 돈 써주는데, 어찌 얘네들은 지발로 내쫓고 관광객을 전부 혐베트남성향으로 바꿔놓냐고 하는데,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식당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허리의 삼단봉을 길게 펴서 오른쪽 어깨에 올리고 다녔다. 이젠 사실 더 이상 털릴 것도 없어서 여친이 들고 다니던 샘소나이트 숄더백을 일부러 미끼처럼 훔쳐가기 쉽게 맨 상태로 도로 근처로 걸어다녔다.  물론 오른손에 쥔 삼단봉은 어깨에 올린 채 타구자세로 말이다.
 
베트남인이 복수심이 강하고, 깡패들이 집단으로 몰려다니고 어쩌고 얘기는 다 들어봤지만, 너무 화가 나서 똑 같은 짓을 하다가 걸리는 놈이 있으면 그냥 과실치사가 나오던 어쩌건간에 인정사정없이 후려패주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여행까지 와서 다 털리고 천원짜리 커피한잔도 시키길 망설이게 만든 그들을 말이다.
 
그렇게 계속 길을 돌아다녔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
그럴 만도 하다. 외국인이 몽둥이를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니 말이다.
 
그런데, 베트남인의 특징은 사람을 굉장히 잘 노려본다는 것이다.
 
태국이나 필리핀도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지만, 태국은 내가 관광지만 다녀서 그런 탓도 크겠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밝고 평온한 미소가 있고, 눈을 마주치면 고개를 숙이거나 다른 곳을 쳐다본다. 필리핀도 대체적으로 그랬고 말이다.
 
그런데, 이 놈들은 전쟁을 험하게 겪어서 그런건지, 원래 거친 놈들인지, 체구는 정말 초중학생만한 놈들이 눈이 마주치면 끝까지 뚫어지게 쳐다본다.  게다가 자꾸 오토바이에 둘씩 탄 놈들이 근처에서 얼쩡거린다.  거머리같은 새끼들...
 
한번은 밴탄시장 근처의 버스정류장 근처를 걷다가 오토바이를 끌고 인도에서 발로 후진하는 50대의 오토바이와 닿을 뻔해서 뒷부분을 서 꽉 잡아서 옆으로 확 꺾었더니 내려서 뚫어지게 나를 쳐다본다.
 
‘오냐, 잘 걸렸다.’ 하고 같이 쳐다보는데, 160cm도 안되는 노인네가 같이 시비붙을 기세다.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까 이쪽으로 걸어온다.

‘넌 오늘 잘 걸렸다…’하는데, 여친이 너무 무섭다고 한다. 만약 내가 잘못되면 자기는 어떡하냐고, 괜히 시비 붙지말라고 말린다. 그 얘기를 들으니 여친에게 미안해진다.
 
이 쥐떼 같은 놈들은 또 시비가 붙으면 떼거지로 몰려들겠지… 생각하고 그냥 가던 길을 갔다.  밴탄시장근처는 확실히 관광객인 백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밴탄시장은 딱 우리나라 동대문 같은 곳이다.
 
물론 규모는 훨씬 작지만 볼거리,살거리들이 많지만, 맨몸으로 구경만 하니 오히려 짜증이 솓았다. 지나갈 때마다 서투른 한국어를 하며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얄미워 보였을 뿐이다. 
 
길거리에서 튀긴 바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라면땅 같은 음식들로 군것질을 하다가 뉴욕까페라는 곳에서 냉커피를 시키고 시간을 떼우다가 다시 걸었다. 저 멀리 높은 빌딩이 보인다.
 
그쪽을 가다가 십여명 정도의 백인들이 무리지어 가는 걸 보고, 우리도 저무리를 따라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 빌딩을 가는 건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선착장이다.
 
어? 저기봐. 저기! 눈 작은 사람들이다.
한국인이다!
 
처음으로 한국인을 이 더러운 호치민 거리에서 만났다.
얼른 쫓아가서 한국분이시죠?  하고 말을 걸었더니, 역시 예상대로다.
 
건장한 남자 셋이었는데, 한명은 2년동안 체류중이고, 나머지 둘은 우리랑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단다. 
 
사정 설명을 했더니, 지금 그 상태로는 위험하니, 영사관에 꼭 한번 찾아가고 돈이 꼭 필요할 거라며 100만동을 선뜻 내준다.
100만동이면 5만원이 약간 넘는다.
 
이런 거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지만, 무조건 받아가란다. 사실 나도 가지고 있는 돈이 너무 적어서 불안했었다.
 
누군지도 모르고, 만난 지 5분밖에 되지 않는 사이인데, 선뜻 돈을 내준다. 한국에서야 5만원이 적은 돈일 수 있겠지만, 베트남에 거주하는 분 입장에서는 5만원이면 베트남 서민의 한달 월급이다.
 
 
너무 고마워서 내 연락처를 알려드린 뒤, 꼭 갚기로 하고 영사관으로 향했다. 영사관에 도착하니 그때 시각이 대략 4시40분경…
 
영사관에 들어가니 직원은 달랑 두명, 여직원에게 날치기를 당해서 돈이 거의 없다고 말했더니, 긴급자금 받으려면 법무부에 연락해서 가족에게 송금을 의뢰하고 돈을 받으란다. 
 
이티켓을 출력하고 가진 돈도 없고 밖에 비도 오니, 핸드폰 충전도 하고, 조금 앉아있다가 가겠다고 했더니 사무적인 대답이 돌아온다.
 
저희가 다섯시에 업무 마감합니다. 계실 수가 없어요. 5시에는 나가셔야 해요. 
 
나는 다행히 우연히 한국인을 만나서 도움을 받아서 돈이 있었지만, 만약에 완전 무일푼이 된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절망적이고 얄미웠을까?  나는 그래서 그 직원앞에서 큰 소리로 “와, 명불허전 영사관, 진짜 친절해서 눈물난다.” 라고 중얼거렸다.   한국 내에서의 삶은 충분히 선진국이라고 불러도 되는데, 중국에서도 겪어봤지만 밖에만 나오면 영사관이라는 곳의 자국민에 대한 처우는 진짜 욕밖에 나오질 않는다.
 
썰렁한 영사관사무실에 앉아서 한량처럼 편하게 앉아있는 그들을 보며 짜증이 솟구쳐올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독수리여권 타령하는구나.나도 서러워서 단풍잎여권으로라도 바꿔야지, 서러워서 어디 외국나오겠냐? 고 여친에게 말했다.
 
영사관 근처에는 탱크로 밀고 들어왔다는 대통령궁? 을 비롯해서 주요 명소와 공원으로 둘러쌓여있었다. 그 주변을 구경했는데,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지나가다가 엄청 근사한 레스토랑을 발견한 뒤, 이 돈으로 제대로 된 음식은 한번 먹고 가자. 해서
이름 모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이것저것 시켜먹었다.
 
더러운 일을 겪고 나니, 애꿎은 베트남사람들까지도 싸잡아서 베트남사람을 떠올리면 살인충동이 느껴질 정도로 싫지만, 음식 하나는 일품이다. 뭘 먹어도 맛있다.   맛있는 걸 잔뜩 먹고 나니, 화가 좀 누그러지나 싶었는데  여친은 그러지 못했다.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고, 계속 베트남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데, 사실 그렇게 오지말자던 후진국 베트남을 오자고 한 나에 대한 원망이었다. 
 
식사가 끝난 후 택시를 잡는 데만 30여분이 걸렸다. 정말 지친다.
택시를 기다리며 귀가 멍멍할 정도로 울려퍼지는 오토바이 굉음이 너무 싫다. 
 
호텔에 도착하니 7시다. 12시30분 비행기니 공항엔 9시에 출발해도 넉넉하니 남은 돈으로 마사지를 받기로 한다. 바로 옆 호텔의 마사지샾을 갔다.  공항에 가기 바로 직전인데 멀리 갔다가 무슨 일이 터질 지 몰라서였기 때문이다.
 
100분에 200000동(10달러)이었는데, 남자들이 발안마를 한다. 그런데 이건 뭐 하는 둥 마는 둥이다. 그리고나서 영수증을 들이밀며 팁에다가 싸인을 하란다. 아니, 내가 주고 싶어야 팁이지, 왜 싸인을 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있다가 다 받아보고 주겠다고 하니까 베트남어로 불만스럽게 지껄인다. 이제 안마를 받으러 한층 내려가란다.
 
나는 여자친구가 같이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순가,
 
“헐… 이건 뭐야?”
 
여기는 제대로 된 안마를 받는 곳이 아니라 매춘업소였던 것이다.
공산주의국가라 매춘 엄격하다더니… ㅠ ㅠ
거의 벗은 듯 입은 여자들이 남자손미들이 들어가는데, 2인실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여친과  따로 들어가야 했는데, 이왕 돈 냈으니 혹시 문제생기면 소리지르기로 하고 일단 안마를 받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는 더 가관이었다. 안마를 하다가 등을 살살 간지럼피우며 이상한 짓을 하길래 난 내 부인하고 온 유부남이고, 바로 옆방에 부인이 있으니 이러지 말라고 얘기를 여러 차례 한 뒤에야 이상한 행동을 멈췄고, 계속 팁을 달라고 하는데, 무려 500000만동(50달러)를 달라더라. 자기는 팁으로 먹고 산다며 징징대는데, 내 주머니를 털어서 30만동을 보여주며, 20만동이 공항에 가는 택시비이기 때문에 못준다고 했는데, 공항에 10만동이면 간다며 계속 멋대로 뺐는 것이다.(공항까지느 20만동이 정확함,공항갈 돈마저 상관안하는 베트남인) 그 푼돈 가지고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엔 안마는 받는 둥 마는 둥 하고, 그만 받겠다고 하고 10만동을 줘버렸다. 나한테20만동, 여친한테 30만동이 남았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한 데 왔다고 잔뜩 불쾌해져있는 여자친구가 방에서 나왔는데, 지배인? 마담인 중년여성이 끈질기게 팁을 줘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지갑을 날치기당해서 거지돼서 돌아가는 길이라 정말 없다고 짜증을 확 냈더니 10만동만 달란다. 더러워서 주고 나와버렸다.
 
처음부터 이런 팁이 있다고 얘길 하던가, 모르고 들어가면 무조건 독박쓰고 나오는 구조다. 이게 바로 베트남이다. 어떻게든 외국인을 속이고 뜯어먹으려고 든다. 믿기 어렵겠지만, 태국에서는 내가 고마워서 좀 큰돈을 덥썩 주면 거절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붙어있는 나라지만 두 나라는 너무나 다르다.
 
이제 가방과 여권을 찾으러 묵던 호텔에 갔다.
 
갑자기 영수증을 내민다. 헉 이건 뭐지? 
잃어버린 열쇠와 경찰서에서 막 들어왔을 때 물을 두잔 달라고 했었는데, 그 물값이란다.
 
그게 35만동이란다. 그 당시에 진작 말해주지, 아무 말도 안하다가 지금 얘길 꺼낸다.
이걸 내면 공항에 못간다.
 
그래서 날치기 당한 거 보지 않았냐? 돈도 이거밖에 없다. 사정을 이해 달라고 사정하는데, 처음에는 꼭 완불을 해야만 여권을 돌려준단다.
이런 시발 개 같은 것들, 쌍욕이 절로 나왔다.  내가 나중엔 막 거칠게 소리를 지르니까 그제서야 22만동을 내고, 택시를 불러줘서 나머지 돈으로 택시비를 딱 맞춰주는 조건으로 택시를 탔다.
 
역시 그들이 말한 금액으로 공항에 도착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짐을 챙겨 내리는데, 택시기사가 돈을 더 줘야 한다며 계속 부른다.
 
여친이 거스름돈 주려나봐. 하고 돌아가는 걸 붙잡고,
 
너 아직도 베트남을 몰라?
어떤 베트남인이 거스름돈을 준다고 쫓아오겠어?
돈 더 달라는 거잖아. 뒤돌아보지말고 입구쪽으로 무조건 뛰어.
 
공항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드는 안도감…
 
허나 공항에 들어온 뒤로 여친이 말이 없어진다.
말을 걸어도 화가 잔뜩 난 상태다. 그러다가 또 운다.
엠피3플레이어와 핸드폰을 모두 털려서 마땅히 할 게 없다.
나도 그 지루한 시간을 공항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
 
다행히 제일 먼저 발권을 해서 비상구석으로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니 왁자지껄떠들며 들어오는 단체관광객인 할머니들이 보인다.   우리 옆에 어떤 할머니가 앉더니 이거 조금씩 드셔 하시면서 리치를 주신다.  한국에서는 마냥 싫었던 시끄러운 할머니들이 정겹고 괜히 반갑기만 하다. 
 
출국수속중에 하필이면 기분이 안좋은 여친을 여자 세관원이 불러서 주머니부터 온몸을 수색하고, 주머니에 들어있는 물건을 일일히 열어보라고 따진다.  
 
아…하필이면 왜….?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질이 나있는 여친, 탑승대기석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중년의 한국남자와 베트남여자 부부들이 몇 명 보이는데, 어색한 한국어를 들으니 괜히 밉고 짜증이 솟는다. 괜히 옆에서 어설픈 한국어를 쓰는 애꿎은 베트남여자를 나 자신도 모르게 무섭게 노려보게 된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런데 나를 이렇게 만든 것도 결국 베트남인이다. 
 
한국어 안내방송도 계속 나오는데, 간신히 알아들을 수준인데, 정말 듣기가 싫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싫었다.  음식과 커피는 매우 훌륭했지만, 그 까짓거 안먹어도 좋다. 내 평생 베트남은 안오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우리는 얘기한다.
 
그래도 깨달은 게 있잖아.
베트남 같은 쓰레기 같은 나라는 자유여행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하고,
몸이라도 성한 건 정말 천만다행이라는 거,
 
그래, 우리 이제부턴 한국에 좋다는 데 많다던데, 앞으로 이런 데는 여행오지 말자.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던 짧은 시간동안, 이건 여행이라는 기분보다는 생존게임, 무슨 범죄도시 가상체험이라도  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라도 호기심에 호치민시에 가려고 하시는 분께는 태국을 적극적으로 권장해드린다. 
 
베트남은 경찰국가라 치안이 좋고 어쩌고하는 얘기는 절대 믿지 말고,
베트남 여행기를 여러 개 읽어보면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 답이 나온다.
 
도난에 대한 대비만 철저히 하면 남자끼리 오는 거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절대 여자끼리나 커플은 갈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순박한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다른 여행지에 비해 너무나 압도적인 비율로 
 소매치기, 날치기,도둑놈들,사기꾼들이 활개치는 범죄의 천국- 그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밑의 내용은 사진에 달았던 내용인데, 태그가 많아서 올릴 수 없다고 해서, 메모장에 붙여넣었다가 다시 여기로 붙였다. 사진은 다시 올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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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 아침으로 먹었던 국수와 향채맛이 나는 풀쪼가리들, 곁들인 덮밥도 매우 훌륭했다. 커피는 왜 베트남커피전문점이 따로 없는지 의아해질 정도로 최고의 맛과 향을 자랑한다. 


 전쟁박물관이다. 고엽제 후유증 탓인지, 전쟁과 무관해보이는 기형아 사진들이 너무 많다. 방문객 대다수인 미국인들에게 
너네가 한 짓을 봐라. 하는 느낌이다. 







                                                               박물관 내부
 


          유명하다는 염소요리 두개와 바게뜨, 염소요리는 질기긴했지만 맛있고, 커리소스에 찍어먹던 베이컨도 훌륭하다.



바로 이 위치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 이건 경찰차를 타고 다시 현장에 갔을 때라 오토바이가 많이 줄었다.



트럭을 타고 이동했던 경찰서, 말이 경찰서지, 정말 열악한 시설과 무관심한 그들의 태도에 진이 다 빠졌다. 


사진 찍지말라고 No,Picture를 외치던 사람들



두번째로 간 경찰서의 내부다. 경찰서 내부가 저 책상하고, 옆에 작은 유치장, 재래식화장실이 전부다. 전화도 없다. 

내가 요청해서 작성한 사건경위서, 경찰서에서는 시간만 낭비하고 사실 아무 의미도 없었다. 
후진국에서 사고나면 무조건 내 손해라는 것만 깨달았을 뿐이다. 

사고발생구역 부근

사고발생구역 부근 정확히 저 횡단보도 앞에서 당했다. 

여기서 날치기를 당하고 저 도로 한복판을 삼단봉을 들고 쫓아갔지만 절대 잡을 수 없었다. 

사고 발생당시에는 모든 도로를 오토바이가 가득 매웠었다. 대략 6시쯤...







경찰차 뒷좌석에서



저 오토바이 행렬을 보라. 







어느 까페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길거리에서 만났던 한국분들이다. 맨 오른쪽 사진이 오래 사신 분, 처음 보는 사이인데, 덥썩 백만동을 쓰라고 내주셨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국 오시면 꼭 대접할게요. ^^ 


선착장 해변가 

영사관 컴퓨터 

영사관 출입증



썰렁한 영사관- 두명 앉아있는 직원은 진짜 편해보였다. 자국민이 다 털리던말던 내 알 바 아니다라는 느낌을 주던 매우 친절한 직원들















날치기를 당한 뒤로는 저렇게 삼단봉을 들고 다녔다. 저 가방은 여친이 매던 가방, 속에 중요품은 하나 도 안들었다. 

영사관 근처의 엄청 고급식당, 한국분이 돈을 빌려주신 덕에 마지막에라도 근사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식당에서 싼 메뉴로...




 
날치기 당한 카메라에 사진이 많았고, 즐겁게 마구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었기에 못담은 장면들이 많은 게 아쉽다.